2023년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탐방 - 기영석 시인님
  
Q. 기영석 시인님 안녕하세요. 2023년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 탐방에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시인님의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예천에서 과수원을 하며 자연에서 조용히 살고 싶은 시인 기영석입니다. 2023년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 탐방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대한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Q.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대한문학세계 겨울호에 인물탐방으로 시인님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떠셨나요?
A. 2023년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 탐방에 선정이 되었다고 전화를 받고 저의 부족함을 알기에 설마 했습니다. 막상 대답은 했으나 부담감이 잔뜩 들어 어찌해야 할지 고민 끝에 그래도 도전해야지 하면서 서투른 답변을 드립니다.
Q. 거주하는 곳이 경북 예천이라고 했는데 시인님이 생각하시기에 예천 하면 이것은 꼭 소개하고 싶은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예천 하면 우선 청정지역으로 물이 좋고 오염이 되지 않은 고장입니다. 특히 예천에는 경북 신 도청이 들어서며 새로운 신도시가 형성되고 두 개의 읍이 있으며 앞으로 많은 발전이 기대되는 지자체입니다. 특히 크고 작은 관광지가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예천온천, 용문사, 소백산 하늘공원, 초간정, 선몽대, 노래로 유명한 육지 속의 섬 회룡포,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 등 이름난 관광지가 참 많이 있습니다.
Q. 가을 하면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시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계절이기도 하는데 올가을 일로나 시인으로서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A. 맞습니다. 저에게도 가을은 남자의 계절인 거 같아요. 덥지도 않고 단풍도 아름답게 물들고 특히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가 있잖아요. 눈이 즐겁고 마음이 풍요로워 시를 가장 많이 쓸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늘 살아온 일상이지만, 혹시 모를 시집 준비로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던 일들이 가끔은 생각이 납니다.
Q. 시인님이 겉으로 언뜻 보기에는 좀 무뚝뚝해 보이고 투박해 보이기도 하는데 시를 보면 부드럽고 사랑꾼이면서 산을 참 좋아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떠신가요?
A. 경상도 사람들이 좀 무뚝뚝한 거는 맞는 것 같은데 실제는 그렇지 않아요. 저 역시도 그렇게 살아가지만, 마음속은 넓으면서 이해성이 많고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거리감이 생길 수도 있으나 알고보면 속정이 깊은 사람이라 한 번 맺은 인연은 특별한 사연이 없는 한 배신을 하지 않는 성격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산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산을 올랐어요. 지금은 같이 다니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인지 못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걷기 편한 둘레길이나 관광지로 다닙니다. 다니면서 시도 줍고 구경도 하고 참 좋잖아요. 또 무엇보다 자연을 즐기며 맑은 공기도 실컷 마시고 건강을 챙기는 데는 돈도 안 들이고 보약을 먹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Q. 등반했던 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나 소개하고 싶은 산이 있다면요?
A. 생각해 보면 힘들고 위험할 때도 가끔 있었어요. 가장 힘든 산행은 2008년도 지리산에서 비를 흠뻑 맞으며 9시간 산행 때와 설악산 대청봉 야간산행 12시간이 기억에 남고 가장 힘들었다고 봅니다. 소개하고 싶은 산이라면 힘들어도 제주도 한라산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Q. 2022년에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라는 제호로 첫 시집을 출간해서 지금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으로 알아요. 시집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해주세요.
A. 시인으로 등단은 하였지만, 글을 쓴다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지난 과거의 일이지만 별로 부족함 없이 살았는데 보증채무로 갑자기 모든 재산은 경매로 다들 넘어가고 아내와 함께 생을 마감하려다가 자식들과 주위를 생각해 빈손으로 죽지 못해 살아오면서 아내를 고생시킨 회한은 큰 죄를 지은 거 같아 늘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때의 참지 못할 어려움을 가끔 생각하며 밴드에 적어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퇴고를 하여 한 편의 시를 완성해 놓았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다들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첫 시집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 제목처럼 아내의 표정만 봐도 다 알 수 있기에 그때의 일들과 주변의 자연을 주로 글로 남겨보았습니다.
Q. 시집을 내고 가장 좋았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A. 시집을 내야 한다는 아내의 말에 시집을 내고 달라진 것은 열심히 시를 배우고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자주 자료를 저장해 두고 더 관심이 간다는 것입니다. 서투른 글을 쓴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어쩌면 더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껴봅니다.
Q. 시인님 시집 중에서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가 있다면 한 편 소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A. 못난 남편을 만나서 말 못 할 고생을 겪은 아내에게 미안함이 담긴 글이기도 합니다. 그 마음을 시향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 / 기영석
나는 당신을 믿으니까
어떤 잘못이 있어도
나를 믿어 준다는 것을 믿어요
내가 당신을 좋아하니까
어떤 일이든 따라주고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내가 어느 날 힘겨워할 때
말없이 보듬어 주었지!
사랑으로 맺어진 인연인 것을요
한때는 길 한복판에서
갈 길을 몰라 갈팡질팡할 때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거 알아요
때론 좋은 일에는 웃었고
나빴던 일엔 울기도 했었는데
세상은 그렇게 사는 것이라 했어요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모든 걸 내가 귀신처럼
당신의 애틋한 마음을 다 압니다.
Q. 시인님 또 축하받을 일이 있다면서요. 작년에 이어 올해 또 2시집 출간 소식을 들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도 해주세요.
A. 네 감사합니다. 제가 나이가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글 쓸 힘이 있을 때 더 많이 쓰고 시집을 내고자 하는 욕심이 생겨서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기에 신청하였는데 마침 선정이 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서둘러 제2시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Q. 2시집은 지원금을 받아 출간하게 되는 것이라 또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준비하면서 어떠셨는지요?
A. 복지재단 창작 디딤돌에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으나 나에게도 이럴 때가 있구나! 하며 너무 좋아했습니다. 며칠 지난 후 지원금은 곧바로 계좌로 삼백만 원이라는 큰 금액이 입금되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밤잠을 설쳐가며 짧은 시간에 준비해 시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정부지원금이라 부담 없이 시집을 출간하게 되니까 한결 가벼운 마음뿐입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감사합니다.
Q. 제2시집 제호가 “세월을 탓하지 말자”로 정했는데 어떤 의미로 짓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제2시집은 "세월을 탓하지 말자"의 제목으로 출간하였습니다. 누구든 글을 쓰든 시를 짓든 또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심지어 강아지까지 좋은 이름을 짓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시집은 제목이 독자들의 관심을 두게 되고 제목에 뜻이 있는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라야 된다고 봅니다. 무엇을 하든지 처음에는 큰 꿈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얼마 지나면 초심은 달아나고 마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일 겁니다. 그러다가 훗날 생각이 나면 말 없는 세월만 탓하게 되었지요. 저 역시도 지나온 날을 후회하며 세월을 탓했기에 이제부터는 탓하지 않기로 하고 열정을 갖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
Q. 시인님의 삶을 돌아볼 때 지나온 시간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말씀해 주세요.
A. 사람들은 모두가 삶을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말 못 할 사연을 가슴속에 꼭꼭 숨기며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름도 다르고 얼굴도 똑같을 수가 없잖아요. 저의 삶을 뒤돌아보면 좀 힘들게 산 거 같아요. 돈에 욕심이 별로 없어서 그래그래 그냥저냥 사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의 숙명인지는 모르지만 남을 위해 살아온 것 같아요. 저희 세대는 시대적으로 어렵게 살았고 배우는 것도 없이 배고픈 시대였지만, 서로가 챙겨주면서 인정은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해서 두려울 정도로 살아가니까 미래가 걱정입니다.
Q. 이제 두 번째 개인 저서를 출간하는 거잖아요. 첫 시집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A. 크게 달라진 것은 별로 없으나 첫 시집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 에서는 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시인의 초년생으로 출간했다면 제2시집 "세월을 탓하지 말자" 에서는 그래도 조금 더 신경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일정에 맞추려고 갑자기 하느라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어떻게 잘 되겠지 하며 운에 맡겨 두어야 할 거 같습니다.
Q. “세월을 탓하지 말자” 시집이 독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시집을 출간했으니 또 홍보도 해야 하는데 독자와 더 가까이 소통하는 시인님만의 방법이 있는지요?
A. 맞아요. 저도 독자의 사랑을 많이 받기를 바라지만 독자의 몫이니까 기다려야지요.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다만 협회에서 많은 홍보를 해주시니까 더 고마울 뿐입니다. 많은 시를 썼어도 개인 서랍에 숨겨 두는 것보다는 시집에 공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독자와의 소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느끼는 건데 협회 개인 서재에도 한 편의 시가 나오면 곧바로 올려야 함을 알았습니다.
Q. 대한창작문예대학 졸업을 하고 문예창작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여 후배양성에 많은 노력을 하시는데 어떤 점이 가장 보람되고 좋은지 말씀해 주세요.
A. 대한창작 문예대학을 졸업하고 문예창작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어도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개인적으로 지금도 공부하고 있지만, 때로는 시에 대하여 잘 몰라도 물어 올 때가 가끔 있는데 그때는 서로가 의견을 주고받으며 완성작을 올렸다 할 때 뿌듯합니다.
Q. 문예대학을 공부할 때 코로나19로 거리두기를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운 시간들이어서 아쉬움과 어려움도 없지 않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A. 아시다시피 제가 창작문예대학 10기 회장을 맡으면서 코로나 시대였잖아요. 배움으로 자주 만나고 소통하며 졸업식도 멋지게 했을 것인데 그렇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김락호 이사장님, 박영애 교수님, 문철호 교수님, 김혜정 교수님, 김선목 교수님 감사합니다. 창작문예대학 10기 동기 여러분께 성대한 졸업식은 못 했지만 함께여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각 지역에서 많은 창작활동을 하고 계시며 지금까지 변함없이 헤어지지 않고 서로 좋은 소식으로 소통하고 있어서 다행이기에 감사할 뿐입니다.
Q. 시인님은 왜 시인이 되어 시를 쓰고 싶었는지 궁금하기도 해요.
A.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글을 써보는 게 어떠냐고 묻기에 난 글쓰기를 배운 게 없다며 거절했어요. 그러다가 또 해보라기에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배우며 대한문학세계로 등단하였고 등단 후 기왕 배우는 데 열심히 노력하자 마음을 먹었는데 마침 대한창작문예 대학에서 모집 알림을 보고 시간을 투자해 시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첫 시집도 출간하고 운 좋게도 지원금을 받아서 또 2시집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배우며 좋은 시를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Q. 시인님은 시를 쓰면서 삶 속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크게 달라졌는지요?
A.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뭔가를 하고 싶은 게 있잖아요. 저는 시를 쓰면서 처음에는 취미생활처럼 여겨 왔어요. 그래서 무관심으로 지내다가 첫 시집을 내고 또 2시집을 내고 나니까 이제는 시인으로서 공인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가지고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삶을 글로 쓰고 부지런한 글쟁이가 된 게 달라진 거 같습니다.
Q. 내년에 문학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나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계획은 많으나 실천이 중요할 것 같아요. 자연을 바라보는 순수한 마음으로 더 좋은 시를 썼으면 하는 바람으로 3집을 준비해야 하겠고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동안 꿈꿔 온 수필가로 등단하고 싶습니다. 글을 쓰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과 많은 사랑 받는 시인님 되길 바라면서 대한문학세계 독자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A. 대한문학세계 애독자 여러분. 지금까지 저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은 시를 써야 하지만, 시를 썼어도 그냥 혼자만의 저장소에 저장해 둔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잖아요. 시를 썼어도 꼭 서재에 올려야 공개하게 되는 것이고 시집을 내지 않으면 시인의 책무를 못다 한 공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한문학세계 애독자 여러분! 올 한해 힘들고 어려웠던 모든 것을 툭툭 털어 버리고 새해에는 여러분 가정에 행운이 가득해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부족한 저를 초대해 주신 김락호 이사장님과 박영애 부이사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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