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김영진 시인님 안녕하세요. 대한문인협회 회원님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A. 김영진 시인님 : 예, 저는 대한문인협회 부이사장직을 겸한 시인 김영진입니다. 갑오(甲午)년 첫 인터뷰라니 좀 떨리네요.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시니 큰 영광입니다. 문인 여러분도 화사하게 꽃피운 봄꽃처럼 기쁜 마음으로 좋은 글 지으시길 바랍니다.
Q. 김영진 시인님께서는 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님으로 역임 중이세요. 역임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A. 김영진 시인님 : 크게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이사장님의 뜻을 비롯한 시인님들의 여망에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부응하고 책임을 다하며 화합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Q. 시인, 문학인, 예술인 말고 따로 하시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직업이나 취미활동, 그 외 준비하고 계신 것들 모두 좋아요. A. 김영진 시인님 : 제가 하는 일은 건축업이고, 취미로 분재(정원용)를 키우고 있습니다.
Q. 여러 문학 장르 중에서도 시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유가 있다면 그 매력은 무 엇이 있을까요? A. 김영진 시인님 : 참고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시는 고유의 시적 균형에서 벗어나 있고 시와 산문의 경계가 허물어져 왔습니다. 따라서 독자와의 거리감을 불러온 에두른 글들이 발 빠른 실리에서 괴리감을 가져왔고 문학이란 값진 굴레를 씌워 평범한 글들이 숨 쉴 수 없게끔 자가당착에 빠져들고야 말았죠. 물론 이러한 문제는 오늘날의 현상만은 아니지만, 급진적으로 시의 영역은 광범위하게 다루어지고 있기에 시는 어느 장르보다도 명확한 철학적 사유라고 봅니다. 시를 읽은 이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글의 깊이와 흐름에서 매료될 수 있다는 점 이 깊은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누구나 시와의 친근감으로 가까워지고 독자와 의 사랑이 형성될 때 진정한 시인의 반열에 올라서겠지요. 시는 시인의 인생철학에서 우 러난 함축된 글이기에 시인의 성찰에서 오는 모토가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시가 일깨 워준 어느 날 뒤돌아볼 시기와 맞물리는 현실에 서서 훌쩍 지나온 세월의 어느 시점이 되면 새롭게 눈뜨고 삶의 여정을 반추하는 필연의 때가 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와중에서 새로운 열정을 발견하는 이유가 되었으니까요.
Q. 시인님께서 추구하고 있는 시의 형식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형식을 중요시 여기나요? A. 김영진 시인님 : 제 시를 보신 분들은 한마디로 제 글이 강하다고들 하십니다. 무엇보다 언어 선택이 매우 현실적이라는 말씀들을 하시지요, 아마 제 성격이 드러난 것일 테지 요. (웃음) 저는 시를 쓸 때 서정적인 글보다는 정치, 사회문제, 혹은 현실적인 인생사를 다루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냉철하게 드러내는 직선적인 글, 날카로운 각을 세우는 글들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돌직구’라 하겠네요. (웃음) 그렇다고 감성이 말라버린 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시를 쓰던 초창기에는 감성소구의 글 들을 써왔고, 여전히 서정적인 시에서 감흥을 얻곤 합니다. 그러나 각자의 개성이 있듯 글을 쓰는 일도 고유의 속성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점차 어떤 흐름을 탄다고 할까요. 내가 써야 할 글의 방향을 서서히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시인은 이기심과 이타심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여 대단히 용기가 있 는 분들이지요. 왜냐하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독백을 독백으로 묻어두지 않고 제 속을 다 드러내고야 마니까요. 그리고 차마 말 못하고 묻어버리는 수많은 독자에게 감흥을 주 고 공감을 얻어내니까 말입니다. 그러니 겁 없이 드러내고 공감대를 형성해낸다는 것은 큰 용기이지 않나요. 요약하면, 세상에서 잃어 간 균형감을 직관적으로 느끼며, 그것을 고발하듯 표현하는 글로 봐주시면 됩니다.
Q. 시인들은 작품을 집필할 때 많은 고뇌를 한다고 해요. 시인님께서도 집필하실 때 고뇌하 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A. 김영진 시인님 : 저도 시 한 편을 쓰고자 컴퓨터 앞에서 몇 일을 고심할 때가 있습니다. 적절한 표현을 위해 무슨 심오한 차원의 사람인 양, 시인이 대단한 위인이라도 되는 양 하는 과대포장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강한 몰입을 하 듯 저는 어떤 영감이 떠오를 때 그 감각을 정확히 끄집어내기 위해 몰두하곤 하지요. 수많은 시인, 작가,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말입니다.
Q. 이런 시인님만의 형식들과 고뇌로 이루어진 김영진 시인님을 잘 표현한 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 하나 소개해주세요. A. 김영진 시인님 : 여기서는 무겁지 않은 시로 소개를 할까 합니다. 문인협회 서재에도 올 렸던 적이 있는 시네요. 제목은 친구입니다.
친구 / 김영진
여보 게 친구 막걸리나 한잔 들게나
오늘만은 온갖 시름 다 잊고 막걸리나 한잔 들게나 술이란 건 참 좋은 벗이야 가슴 밑 벽에 쌓인 흉금을 비울 수 있으니 좋고 넉넉하게 웃음 띤 정감이 있으니 좋고 날 가고 달 가는 해묵은 넋두리에 주거니 받거니 벽담을 허물면서 벌컥벌컥 넘어가는 막걸리 첫눈을 떠밀고 오느라고 헐떡거리는 겨울 녘 동해 해풍으로 구들구들 마른 알 갖은 양미리 놈 둬 마리 굽고 몸도 마음도 발그스름 익는구나
마음을 나누어서 좋은 훈풍(薰風)이 이보다 더 있겠나?
가슴이 후련해서 좋은 흉금(胸襟)이 이보다 더 있겠나?
여보 게 친구 막걸리나 한잔 들게나
Q. 2007년 ‘나는 슬프다’를 출간하시고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받으셨어요. 그 후 아 직까지 저서 출간을 미루고 계신 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김영진 시인님 : 출간한 지 벌써 햇수로 8년이 되었네요. 첫 출간 이후 많은 분들로부터 제목이 마음에 안 든다는 말씀을 들었었지요. 인간의 감정이 기쁨보다 슬픔에 있으므로 그 적나라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놓고 싶었던 심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목대로 따라갔는 지 반응은 그저 그랬네요. (웃음) 이후 더 신중하게 되었고, 첫 번째 과오를 바탕으로 신 중을 기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이제 2집을 내야지요. 올해 안에 2집을 출간하게 될 것 같습니다.
Q. 개인적으로 작품성을 빙자하여 많은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나 단어를 남용한 작품에 대한 시인님의 견해를 말씀해주세요. 반대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작품에 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A. 김영진 시인님 : 제가 뛰어넘어야 할 과제겠지요. (웃음) 글은 독자와 만나야 그 생명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 읽는 분들이 어려워한다면 글쓴이의 책임으로 돌이켜봐야겠지요. 심 사숙고하여 쉽게 읽히면서도 깊이가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러니 글이란 세 계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군요. 끝없는 연단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말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문학발전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세요. A. 김영진 시인님 : 신인 시인님들을 많이 발굴하는데 힘써야겠고 기존회원님들과의 유대감 을 돈독히 하여, 하나 된 모습으로 응집해야죠. 또 한 좋은 글로 수많은 독자와 만나고 싶은 것은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일일 겁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진정한 감흥을 얻는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솔직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고 싶은 게 문학발전이 아닐까요. (웃음)
Q. 마지막으로 대한문인협회 많은 회원님께 진정한 문학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격려의 말씀 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A. 김영진 시인님 : 살아 있는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살아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 는 모방과 유사성을 벗어난 오직 자기만의 색깔 있는 모토로 글을 써야 할 것입니다. 트랜드나 유행의 추세에 현혹되지 않고 자기 가슴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언어의 춤사위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건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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