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한문학세계 여름호 인물탐방 - 김노경 시인님
   
Q. 김노경 시인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대한문학세계로 만날 수 있어 기쁘네요. 시인님의 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해요.
A. 나를 멈추게 하는 건 시간이 아니라 기억하는 시간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닐까요. 대한문인협회 문우님들 반갑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세상이지만, 나만 아는 세상 누군가는 웃고 울고 그렇게 살아가듯 그렇게 현실을 자유처럼 묶어놓고 살면서 가슴을 향해 손짓하는 시간과 동침하는 중입니다. 긴 잠에서 깨어나듯이 피어난 꽃처럼 안녕을 찾아 오늘을 찬미하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이라는 모습으로 함께하길 바라봅니다.
Q. 대한문학세계 인물탐방으로 초대된 기분이 어떠신가요?
A. 내가 먼저 물었지요. 내 가슴처럼 하얀 종이와 붉은 태양 빛 글을 끄집어내서 소리치면 되느냐고 말이죠. 처음 같은 막차를 타는 숨결로 되는지 말이에요. 연민의 사랑으로 불안한 나를 볼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이렇게 가슴설렌 것 같습니다.
Q. 이제 날씨가 점점 무더워지고 있는데 시인님께서는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그리고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해요.
A. 커피 한 잔 가득 여름을 마시면 시원해질까요. 나를 향해 움츠린 꿈을 찾아 외로운 무지개 꿈을 꾸었던 시간 어딘지 모를 끝을 향해 꿈들은 오색 무지개를 타고 날고 싶습니다. 인문학 철학을 공부하면서 함께 영위하는 수업을 합니다.
Q. 시인님께서는 검도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나요?
A. 무혈 조 하나가 되어 내가 검이듯이 검날이 나인 듯, 검선을 원에 가두어 놓은 순간 시작은 끝이다. 태양 심장을 깨우면서 일렁이는 바람처럼 돌아보지 않는다. 무심을 외면하여 혈 조 마지막 손길은 이 바람 고요 소리만 대신한다. 이 마음들이 거합도 진검 수련을 한 지 30년 수련 시간인가 봅니다. 삶의 그림자처럼 하루 현실처럼 그렇게 오늘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어느 운동이든 마찬가지로 많은 집중이 필요하지만, 검도는 더욱 그럴 것 같아요. 그러면서 글을 쓰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떤가요?
A. 선혈의 점심을 닦는다. 주홍빛 사랑을 담아 하늘 끝 손 떨림으로 시간을 가로막고 시린 가슴을 내려놓는다. 나를 보는 내 본심은 무심 같은 침묵 검 끝에 걸린 초승달 하나 바람 가르는 저 향기 속 시간 한가운데에 나는 서 있다. 어쩌면 이렇게요.
Q. 시인님께서는 시를 쓰면서 어떤 매력을 느끼시나요?
A. 자유와 구속 의미와 가치를 모르죠. 아이처럼 엄마를 알아야 할 이유가 없을걸요.
아이의 몫이 아니고 현실을 먹고 사는 시간의 몫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고요한 저녁 속에서 새 삶을 유린하는 눈물들이 알겠죠. 흘린 눈물 크기만큼요.
이러한 매력과 사랑중입니다.
Q. 어떤 계기로 문학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A. 그 누구도 이 마음 들키지 않게 설레는 그때처럼 잠시 나를 바라보면 어떨까 해서요.
함께 웃을 수 있고 울 수 있는 나에게 감사하고 싶었습니다. 누구라도 존귀하고 소중한 이유를 알았거든요. 내 마음의 화단에 사랑을 심고 그리움으로 물을 주면서 활짝 피어난 기쁨의 정원에 초대하려고 합니다.
Q. 2021년에 제1시집 “가슴에서 길을 나선다”가 출간되고 2022년에 2시집 “마네킹의 눈물”이 출간되었습니다. 축하드려요.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시인님께서는 어떠신지요?
A. 침묵 같은 사랑 그저 가만히 있는 세상 혼자가 아닌 사랑이 되어 나를 찾은 영원한 사랑, 서로의 사랑처럼 사랑해요. 내가 소리치는 세상들은 거부한다. 세상이 나를 향해 소리쳐야 한다. 내 안의 세상들 이렇게 소리치면 어떨까요?
Q. 1시집과 2시집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서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A. 1시집 “가슴에서 길을 나선다” 낯선 현실 시간 속에서 구속이지만 시작은 자유처럼 가슴에 스며드는 삶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2시집 “마네킹의 눈물” 제3의 물결 내가 아닌 나 모두가 알아야 할 진실을 말하면 시간이 나를 외면할까요? 그렇지 않다고 전하고 싶어서요.
Q. 시인님께서는 개인적으로 어떤 시집이 더 애착이 가는지요? 물론 다 소중하고 애착이 가겠지만요.
A. 그러게요. 시집에 담긴 연정 그렇게 나를 버린 말들이 괴롭히는 시간이 많은 시집이 아닐까요. 그래서 어느 것이 더 애착이 간다고 선택하기가 힘이 드네요.
Q. 시인님의 작품 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이 있다면 두세 편 정도 소개해 주세요.
A. 가슴에서 길을 나선다, 불꽃 연화, 여보세요 헬로우 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Q. 위 작품 중에서 가작 애착이 가는 작품 한 편만 고르신다면 어떤 작품일까요?
A. ‘여보세요 헬로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여보세요 헬로우
이름 없는 시간이 눈물을 흘린다
햇빛 좋은 날 빨래 마르듯이
사랑이 마르고 있다
익숙해져 가는 것 둘 중 하나이다
당신의 뜻이어서가 아니고
내 의지로 만들고 키우며 자랑질하면서
내쉬는 숨 찌꺼기를 먹으며 살면서
헐떡이는 숨을 몰아쉰다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는데
오늘이 지나치는 한복판에서
지금도 목 뺀 욕심은
어설프게 초라한 하품만 내뱉고 있다
하늘 같은 산마루 신음
산길을 가로질러
메마른 영혼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려
조바심 난 입술은 부르트고 있다
그 현실들이 나를 슬프게 해
서러운 날 하얀 비 내리는
빈 나뭇가지 사이에 매달린 내 이름
여보세요 라고 불러 본다
어딘가에서부터
언제부터 나와 함께 살았던 그 이름
붉은 향냄새 미소 띤 자유로
내 한 시절을 바라보고 있다
갑작스럽게 고요한 독백
그 임이 좋아했던 마음 소리에 가슴은 걸린다
아까부터 나를 바라보는 오늘이 거북하기만 하다
요즘 스치는 바람에도
가슴 시린 사람들 마음 소리
오늘도 해야 하는 말 사랑합니다
인제야 알 것 같은 현실이다
미처 알 수 없는 것들
미처 하지 못한 말들
마음이 힘들어도
내 길을 움켜쥐고
어느 날인가 할 수 있겠지요
마른 마당 비가 오는 소리인 건지
퇴색한 낙엽이 젖어
빗물에 스며드는 소린지
바람 태우는 소리를 붉은 태양이 잠재우는 시간이다
혼잣말처럼 여보세요 안녕
나는 사는 게 아니고
살아내는 거라고 중얼거리며
이젠 흐트러진 마음을 놓아주자
처음도 시작이 아닌 것처럼.
Q. 2시집 제호가 참 특이한 것 같아요 ’마네킹의 눈물’이라는 제호는 어떤 의미로 짓게 되었는지요?
A. 이미 알고 있지요. 의미와 가치를 슬퍼서 울지 않고 가슴 아파서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냥 옆에 있어 주는 시간을 욕하면서 화가 난 눈물처럼 삶의 끝을 토닥이며 자장가를 불러주듯 말을 적어내고 싶었어요.
Q. 시집 출간 전과 후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구속을 옥죄인 자유, 시작과 끝이 하나인 감성, 그렇지 않을까요?
Q. 시인님께서는 주로 어디에서 심상을 많이 얻고, 어느 때 글 작업을 많이 하시는 편인가요?
A. 나를 잊어버린 현실과 맞부닥친 찰나의 시간 틈 사이에서 헤맬 때 그런 것 같아요.
Q. 시인님의 작품이 가끔 시낭송으로 울려 퍼질 때 어떤 느낌을 받나요? 주변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해요?
A. 침묵 그리고 고요, 삶 본연의 시간을 선물 합니다. 시낭송은 감당할 수 없는 예술, 제작품들은 본성들의 축제에 초대되었다고 생각하죠.
Q. 김노경 시인이 생각하는 ’詩’란 무엇일까요?
A. 세모난 얼굴에 둥근달 같은 미소, 오늘과 내일의 결합, 하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진실, 소리 없는 아우성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Q. 시인으로서 문인으로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거나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A. 다툼 같은 시절 그것들은 내 편이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시와 인문학이라는 글을 만들어 제3시집을 발표 준비중입니다.
Q. 끊임없이 많은 독자의 사랑받기를 응원하면서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하시고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A. 계속되는 인연의 연민, 고맙고 감사합니다.
나를 지켜주듯 건강도 함께 하시고 나를 붙들어 신선한 길을 함께 해주신 박영애 기자님께 고맙고 감사합니다.
글 / 박영애 기자
|
공지사항 
공지사항
main menu
공지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