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탐방 - 이종숙 시인님
  
Q. 시인님 안녕하세요. 2022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 탐방에 초대됨을 축하합니다. 시인님의 소개와 인사 말씀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부족한 저를 대한문학세계 인물탐방에 초대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시인으로 서로 마음을 위로하며 주고받는 공간에 감성으로 착색된 문우님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경남지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종숙 시인입니다.
Q. 대한문학세계 겨울호에 지면을 통해 시인님을 알리고 문우들과 소통할 수 있음이 어떤가요?
A. 부족하지만 문우님들과 소통한다는 것은 가슴을 뛰게 하는 설렘의 공간입니다. 새가 창공을 날아오를 때 햇살에 비치는 날개의 찬란함은 날개만의 몸짓이 아닌 빛과 여백의 조화이듯이 문우님들과 대한문학세계의 만남이 이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지난해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방송에 출연하셔서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셨던 기억이 있는데 시인님께서는 그 시간이 새록새록 떠오르나요?
A. 영광의 기회를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나를 알린다는 것은 두려움도 있겠지만 그래도 용기 내어 문우님들 앞에 서고 보니 참 잘했다는 생각으로 내가 나를 다독이며 한발 한발 도전하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커다란 호수에 잉어 떼가 자유로운 것은 그 호수에 물의 맑음과 깊이듯이 대한문인협회의 다양한 사랑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Q. ‘명인 명시를 찾아서’ 출연 후에 삶 속에서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나에게서 찾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여 더불어 사는 세상 시로 치유하는 시인이 되어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의 알약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시는 한 폭의 풍경화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의 가지고 있는 심상이 그림으로 나타나는 시의 언어가 그림인 셈이죠.
Q. 1년 전의 시인님과 현재 시인님의 모습을 바라볼 때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A. 외적으로는 자신감이겠죠.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낭송시라던가 아트 TV를 보고 칭찬해 줄 때 누군가가 어필하는 응원은 나의 발전을 상승시키는 에너지이지요. 내적으로는 겸손해지자 자랑보다는 더 열심히 노력하는 알찬 사람이 되자 다짐해봅니다.
Q. 대한문학세계 독자에게 경남 하동에 대해 소개하고 싶은 것이나 자랑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경남 하동은 공기 좋고 물 좋고 정이 많고 인심 좋은 곳입니다. 누군가가 괴로워하면 위로하고 함께 울어 줄 수 있는 섬진강 물줄기가 있습니다. 물줄기 따라 솟은 금오산, 형제봉, 청암면 삼성궁 유적지, 악양면 박경리 문학관 우리나라에서 제일 공기 좋은 곳으로 선정된 화개면 의신마을도 있습니다.
Q. 시인님의 시 중에서 경남 하동에 대한 시가 있다면 한 편 소개해 주세요.
A. 여러 편이 있지만, 그중에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섬진강이 타다’ 한 편 소개하겠습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섬진강이 타다 / 이종숙
야야 이것 섬진강에서
잡은 거라고 한다
우리 아들이 좋아한다
비닐봉지를 건네는 시어머니
꼬부랑 허리를 펴며
차표 한 장을 내밀면서 자~여기 있다
조심해서 올라가거라
어머님도 참~
제가 차표 끊어도 되는데요
눈시울이 붉어진 며느리는
눈에 뭐가 들어갔나 천연덕스럽게 눈을 비빈다
시어머님의 섬진강 물기는
기분 좋은 아들의 웃음소리로
하동에서 마산까지 시끌벅적하다
그녀는 찻장 밖에 비치는
시어머님의 손때를 만지작거리며
남편이 이것들을 좋아했구나
초록이 물들어 있는 섬진강 모래밭이
뽀글뽀글 사부작거리는 참게와 재첩
뿌연 국물에 파란 매운 고추와 마늘
그이의 시원한 웃음에서
시어머님 품이 둥둥 떠다니는
고향에 향기가
하동에서 마산 가는 차 안에서 끊이지 않고 웃는다
그 남자가 좋아한다는
섬진강에서 나는 냄새
발걸음이 가볍다.
Q. 요즘 시인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을까요?
A. 저는 열정이 많아요. 먼저 더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시간 나는 대로 시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시 쓰다 보니 시 낭송에 관심이 많아 시 낭송 활동을 합니다. 요즘 연극도 연습하고 있습니다, 내년 2월에 공연합니다.
Q. 시인님께서는 대한문학세계로 등단하여 꾸준하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문인의 길로 들어선 인연이 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A. 이민숙 시인님이 밴드에 들어와서 댓글 좀 달아달라고 해서 재미 삼아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편씩 달다가 어느 날 그리운 어머니라는 글을 올렸더니 너무 좋다고 등단해도 되겠다고 하여 등단하게 되었습니다.
Q. 제 1시집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 시집이 출간된 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그 후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떠셨나요?
A. 사랑을 많이 받고 있죠. 시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많은 시인을 만나다 보니 수년이 지나도 시집 출간을 못 낸 분들의 부러움이죠.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와서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 시집을 선물 받아서 너무 기쁘다는 말씀을 듣고 기분이 참 좋았죠.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것은 시를 쓰는 사람의 기쁨이겠죠.
Q. 시집 출간 후에 출판 기념회도 계획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상황이 여의찮아 진행되지 못함이 많이 서운했을 텐데 지금은 어떤가요? 혹시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A. 서운했죠 하지만, 아트 TV로 새로운 루트로 나를 알리는 영광을 안았죠. 그 점에 대해 대한문인협회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출판 기념회를 꿈꾸며 제2집을 위하여 꾸준한 노력으로 2집 준비를 마무리 상태에 이르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출판 기념회 할 수 있겠죠.
Q. 시집 출간 후 많은 변화가 있었을 텐데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요?
A. 숨어 있는 이종숙이라는 이름 석 자가 표면 위로 떠 오를 때 감회가 새로웠죠. 새로운 삶으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위로하며 응집하는 시의 아름다움을 목표로 공유하는 내일을 꿈꿉니다.
Q. 시인님 시집 중에서 독자에게 소개하고 싶은 시가 있다면 한 편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A. ‘나는 아직도 진행형인 꿈을 꾸고 있다’ 시를 소개하고 싶어요.
나는 아직도 진행형인 꿈을 꾸고 있다 / 이종숙
가을이 그리움을 깨우는 날엔
단풍나무 한쪽이
오후 한 시에서 졸고 있다
푸르던 젊은 날의 치열한 시간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뒤편에
듬성듬성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면
붉은 노을은 비틀거리며 빈틈 사이
비집고 들어가 비린내를 풍긴다.
도둑맞은 푸른 들판은
등을 내보이며 이랑이랑 청춘의 싹을 덮어 놓고
건득 거리는 외로움은 간을 태운다.
하늘 저편에 나풀거리는
고추잠자리 등에 업힌 실낱같은 꿈이라도 다시 뛰게 할라치면
날름거리는 뱀의 혀끝으로
날개의 깃을 잡는다.
어둠이 빛을 잡아당기는 날이 오면
못다 한 꿈을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새 옷을 만들어 입어보고 싶다
Q. 위의 시를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A.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름 석 자를 남기고 싶다는 어언 중에 잠재해 있었던 나를 발견했죠. 주춤하고 있던 자아 발견을 통해 꿈을 꾸는 원동력이 된 시인의 길은 생의 행복입니다.
Q.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심신으로 가장 도움을 주거나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 있나요?
A. 어머니입니다. 어머니 하면 어린 시절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혜의 수장으로 이끌어 주신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나무가 있으면 숲의 소중함도 가르쳐 주셨고 그늘의 힘든 일도 알려 주셨고 잎으로 품는 빛의 찬란함도 보게 해 주셨습니다.
Q. 시인님께서는 배움의 열정도 많으신 것 같은데 요즘 공부하고 계신 것이 있나요?
A. 시 공부가 우선이고요. 두 번째로 시 낭송이고, 세 번째로는 연극을 하고 있습니다.
Q. 시낭송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또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글 쓸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좋은가요?
A. 시를 쓰는 것은 영혼을 불러 감성으로 언어를 적는다면 시 낭송은 그 언어에 옷을 입히고 날개를 달아 높이 날아오를 수 있는 여백이죠. 시의 맛을 낭송으로 전달하는 음률은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기도 합니다.
Q. 시인님께서 생각하는 좋은 시란 어떤 건지 말씀해주세요.
A. 글쎄요. 개인적으로 좋은 시란 시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알아듣기 쉬우면서 이미지가 선명한 시 또는 숨겨 놓은 이미지를 찾으면서 읽는 시도 매력적입니다.
Q. 시인님께서 꿈꾸고 바라는 시의 세계는 어떤 것인가요?
A. 어두운 곳을 밝히는 빛 시를 통해서 시련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이면 좋겠습니다.
짧은 시어 하나가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된다면 시를 쓰는 목적이 될 수 있는 시 세계를 꿈꾸어 봅니다.
Q. 이종숙 시인님께서 시를 쓰면서 이제 막 문학인의 길로 들어서려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해 줄 말이 있다면 해 주세요.
A. 문학인으로 두려움과 망설임에 기회를 놓치고 나면 또다시 기회가 오기까지는 이생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시인은 용기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시가 완벽할 때 시인이 되고 시집을 낸다고 합니다. 완벽이란 존재할까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을 때 부족하지만, 자신 있게 하다 보면 발전적인 삶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의 길 두려워 마시고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Q. 대한문인협회 회원으로서 활동하고 계신 데 협회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사람과 사람이 공유하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알아 간다는 희열이라 할까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공간이 있다는 것은 삶의 행복입니다. 그곳이 바로 대한문인협회입니다.
Q. 앞으로 문학 활동에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지금처럼 다방면으로 문학 활동을 하면서 꾸준하게 글을 써 제2집 3집을 낼 계획입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Q. 시인님께 시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시란 눈으로 본 것을 가슴으로 읽어내어 정신적 호흡을 같이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사물은 시어가 되어 우리 가슴에 꽃이 되어 피기도 하고 열매가 되어 생명줄을 이어 가기도 하는 귀중한 보배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과 많은 사랑 받는 시인님 되길 바라면서 아쉽지만, 대한문학세계 독자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해주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A. 대한문학세계는 낱알이 익어가기까지의 과정에서 서로 소통하며 즐기는 문화의 밭입니다. 문우님들이 일구고 가꾸는 밭에는 신선한 웃음이 손에 손을 잡고 나날이 발전하는 대한문인협회의 빛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에서 시인의 행복을 느끼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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