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한문학세계 여름호 인물탐방 - 최명오 시인님
   
Q. 안녕하세요! 최명오 작가님, 작가님의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1남 3녀를 둔 아주 평범하지만, 호기심 많은 사람입니다.
어느새 스치듯 지나온 세월이 벌써 이만큼 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꿈결인 듯 한순간에 미로를 헤매다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을 마시고 마음에 감성이 풀린 것 같습니다. 그런 감성 시를 쓰는 생활 시인이라 부르는 작가 최명오입니다. 부족한 저를 이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에 모든 분이 힘든 시기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Q. 여름호 인물탐방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떠셨나요?
A. 처음 소식을 접하고 제 귀를 의심했었지요. 저는 그저 존경하는 시인님들이 인물탐방에 나온 기사를 보는 사람인 줄만 알고 ‘내가 뭘 잘못 들었나?’ 하고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 며칠을 지내다 박영애 부이사장님 전화를 받고, 그때야 실감이 나 아주 작지만, 순간 작은 떨림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국에 저에게 큰 용기를 주심에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Q. 작가님을 뵈면 궁금한 것이 참 많이 있습니다. 대한문학세계로 시, 수필, 소설 부문을 다 등단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등단하게 되었는지요?
A. 저는 타 문학에서 먼저 시와 시조 등단을 하고 SNS 활동을 하던 중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 중에 대한문인협회 김상훈 시인님께서 함께 했으면 하시기에 평소에 동경하던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큰물에 큰 고기가 있듯이 이곳은 제가 존경하는 분들과의 소통으로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저 나름대로 열심히 배우며 넘치는 감성으로 수필작가와 소설가로도 등단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Q. 열정이 참 대단하신 것 같은데 차후에 다른 부문에서도 등단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예를 들면 동화나 동시 부분에서요.
A.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합니다. 물론 욕심 없는 사람 없겠지만 유독 문학 쪽으로는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재잘거리는 어린아이들 동심이 느껴지는 건 나이가 들면 애가 된다는 말처럼 이제는 조금씩 아이들 생각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모아 한 권의 동시집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Q. 2018년 대한문인협회와 인연이 되어 꾸준하게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짧은 기간 안에 벌써 시집과 소설을 출간하게 되었어요. 축하합니다. 혹시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우선 이렇게 축하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는 도중에도 틈틈이 습작해온 글들을 모아 작은 정성을 들여 보았습니다.
그리고 소설은 제가 평소에 늘 짧은 글에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글이었기에 장편으로 이어지는 글을 남기고 싶어 작업했습니다. 저는 삼성중공업 건설에서 55세의 젊은 나이로 정년퇴직 후 현재는 재현 중고등학교에서 시설관리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등단을 하기 전부터 계속 글을 썼는지 아니면 등단 후부터 활동하는 건지 궁금해요.
A. 저는 등단하기 아주 오래전부터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일기처럼 습작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도종환 시인님의 시를 보고, 제가 쓴 모든 글을 함축시키면 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가령 건강검진을 하러 갈 때의 불안함과 끝났을 때의 안도감에서 나오는 글은 마취가 덜 깬 상태에서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덜그럭거리는 소리조차 저에게는 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은 대한문인협회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존경하는 선배 시인님들이 많이 계신 이곳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이곳이 나에게는 배움의 장터가 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 식구라는 생각에 언제 어디에서라도 힘이 되어주고 나누어 주시는 대한문인협회 시인님들이 계셔서 그 어떤 단체보다 큰 자부심에 어깨가 저도 모르게 올라가는 점과 존경하는 김락호 이사장님께서 거리감 없이 호탕한 웃음으로 대화를 이끌어주시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2020년에 첫 시집 “슬픔도 그리울 때가”라는 제호로 출간 했어요. 표지를 보면서 참 인상 깊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요. 시집을 출간할 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A. 세상을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 중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들이 어느 날 뜻하지 않는 일들로 이별하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는 기쁜 일도 있고 슬픔도 있겠지요. 저는 기쁨보다는 아련하게 떠오르는 슬픔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추억이 있어서 지은 제목이었지요. 지금은 아픔이 있는 사연에 조금이나마 마음에 쌓인 무거운 짐을 조금은 덜어낸 듯 한 마음이었습니다. 이젠 시집 표지에서의 표정도 조금은 바뀌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Q. 작가님의 시집을 독자에게 알릴 수 있는 시간을 드릴게요. 그렇다면 어떻게 소개하고 싶으신지요?
A. 혼자 걸어온 이 길은 늘 외롭고 고독한 길이었는데 계절 따라 스치는 순간을 모아서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우연히라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마음으로나마 조금은 수고했다는 독자들의 격려를 느끼고 싶습니다.
그것만이 저의 바람입니다.
Q. 시집이 출간한 후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출간 전과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요?
A. 처음에는 모든 사람이 낯설게 다가서고 다가오곤 합니다. 그러나 인연이란 게 아주 우연히 찾아오는 것처럼 부족한 저의 글을 사랑해 주시고 끝까지 응원해 주는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해 봅니다. 첫 시집 출판기념회를 하려 했었으나 당시에는 코로나19에 심각한 상황인지라 영상으로만 인사를 드렸는데 많은 독자님들께서 축하 인사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또 다른 뭉클함에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꼭 독자님들과의 만남을 약속드립니다.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Q. 시집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두 세 편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그중에서 독자에게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어떤 것인지요?
A. 우선 많은 작품이 있지만, 굳이 고른다면 수년 전에 쓴 "비움"이라는 시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그해 초겨울이었던 것 같은데 그날도 지인을 만나기로 한 인사동 거리에서 우연히 옛 선생님을 만나 반가움에 술대접을 했지요.
당시에 저도 잘 아는 분들의 안부를 물으니 많은 분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말씀을 듣고 마음이 울적했던 생각에 선생님 역시 욕심이 많으신 분이었는데 오랜 세월에 모든 걸 내려놓고 많이 비우신 마음에 나 역시 마음에 짐을 내려놓고 편하게 살아야겠다고 지은 시라서 지금도 생각만 하면 떠오르는 시라서 애착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편의 시 "길 건너 신호등에 봄이 서 있다"는 이른 봄 쌀쌀한 날씨에 산책길에서 집으로 오던 중 비를 만나 신호등에 서 있다가 봄이 빨리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시라서 이 또한 애착이 갑니다.
비움 / 최명오
우리 인생도 지나면
흔적도 자취도 채워지지 않는 비움
알몸 가지 하나둘 초목에 묻히고
허공을 가르는 새들도
날아간 흔적조차 남지 않는 텅 빈 하늘
공허함 만이 흐르고
이 땅에 뿌리박힌 천년의 나목도
세월이 지나면 흙으로 돌아가는 것
한세상 쉬어갈 뿐 모두가 지나면 무생인 것
한 세상 살아온 시간
거품처럼 사라진다 해도
세상사 모두가 뜬구름 가설인 것을
내 인생 스쳐 지나갈 뿐 다시 오지 못하리
수천억 년 이어온
하늘이 준 선물 태양과 바람이 이 땅의
주인인 것을 어쩌겠나
피고 지는 꽃들도
알고 보면 땅의 한 줌인 것을
태고의 삶이 모두가 그러한 것처럼
인생의 뜨락에 마음의 꽃이 피어
사랑으로 지는 향기로운 길이 있을 뿐이지
알고 나면 인생 모두가 비움인 것을.
Q. 시집이 출간될 때쯤 코로나19가 한참일 때라 시집을 알리기에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시집 내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나요?
A. 처음에는 코로나19가 무슨 감기 수준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마음 먹은 대로 다 되면 재미가 없듯이 이 시국에 나온 글이기에 이 또한 나의 운명인 듯합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SNS로 많은 독자와의 소통으로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직장인 ‘재현 중·고등학교 학생도서관’에 수십 권이 비치되어 학생들의 문학 활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뿌듯한 마음으로 시집 내기를 잘했다고 생각해봅니다.
Q. 시인으로서 작가로서 활동하는데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누구인가요?
A. 첫째는 사랑하는 가족들이라고 하겠습니다. 가족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도 없었고 저 역시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때마다 아내와 가족들의 선한 모습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또 쓰고 또 썼지요.
그래서 저에게는 가족이 제일 큰 후원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Q. 시인으로서 작가로서 가장 자부심과 행복을 느낄 때는 어느 순간인가요?
A. 그동안 제가 쓴 시는 눈으로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TV를 보다 옆에서 수화하는 방송을 보고 ‘아~ 나는 볼 수는 없어도 들을 수는 있는 분들께 시낭독을 매일 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가족과 조카의 권유로 용기를 내서 유튜브를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주일에 5편씩 1년을 넘게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서 매일 아침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시인으로서 작가로서의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작가님께선 인물 탐방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또 다른 축하받을 일이 있지요. 6월에 이달의 시인으로 선정되었는데 다시 한번 축하해요. 이런 기회가 쉽지 않은데 어떠신가요?
A.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큰 행운을 주신 존경하는 김락호 이사장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 전해봅니다.
함께 이달의 시인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서는 저 나름대로 꿈이라 한들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짝 볼을 꼬집어도 봅니다.
대한문인협회에서 시인으로 수필작가로 소설가로서의 큰 자부심을 세워 주신 것 같아 주위에 큰 자랑도 해봅니다. 다시 한번 박영애 부이사장님께도 고맙다는 말 전해봅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시인으로 작가로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Q. 시집에 이어서 따끈따끈한 소설 출간 소식이 있지요. 소설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1999년생 운 좋게 태어난 놈"이 소설로 나오기까지는 한때 암울했던 시대를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인연에 대한 발자국들이 있었지만, 그 기억을 찾아내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소설이지만 지나온 인생길에서 만난 고마운 분들이 계셨기에 용기를 내어 긴 글로 조금이나마 한때 몸부림치며 격정의 시간에 맞서 살아온 나와 지인들의 삶을 위로하며 이제는 하나둘 먼지를 털고 닦아내면서 생각에 생각을 나열해봅니다. 간혹 내 생각이 징검다리 건너듯 잊혀간 사람들처럼 뛰어넘기도 하였지만 상상만으로는 이 글을 다 쓸 수가 없어서 살면서 지난날 들에 대한 미련이 조금은 그랬지 않았을까 하면서 집필을 하였습니다.
혹여, 독자들이 보면 보잘것없는 글일지도 모릅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 글을 읽는다면 조금은 잘 살아왔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Q. 작가님의 열정만큼이나 출간된 소설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또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지금은 코로나19에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이제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한 만큼 올가을에는 모두가 안심하는 마음으로 모든 분들이 마스크를 벗고 서로를 마주 보며 웃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다려봅니다.
내년에는 시집과 소설을 위한 팬들과 만남도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며, 해마다 6월이면 대한문인협회 행사 단상에 서서 등단 소감을 하였지만, 올해는 그냥 넘어가서 살짝 서운했습니다. 내년에는 또 다른 도전으로 그곳에 다시 한번 서볼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대한문인협회 선배님들과 후배들에게도 함께 힘내자는 말로 위로의 말 전해봅니다.
Q. 코로나19 예방 접종 후 많은 것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서로 대면으로 만날 기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소통의 시간이나 장소, 인원이 제한이 없는 그 시간이 온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A. 그동안 각종 행사에 어려움이 많았을 대한문인협회 정기총회가 이번 가을에는 꼭 열리길 소원해보며 각 지회마다 소통의 장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누구와도 서로의 소통이 아무런 제약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시간이 허락되는 한 만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Q. 앞으로도 멋진 활동 응원하면서 독자에게 꾸준하게 사랑받는 작가님 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대한문학세계 독자와 대한문인협회 회원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과 인사 말씀해 주세요.
A. 대한문인협회 모든 시인님과 작가님들께 이렇게 인사를 드릴 수 있게 해주신 존경하는 김락호 이사장님께 또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해봅니다. 드넓은 세상을 향해 첫발을 디딘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내가 아는 모든 분께 누가 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 많이 하겠습니다. 아울러 대한문인협회 모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글 / 박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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