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임재화
ㆍ작성일	2013-07-23 22:49

ㆍIP: 220.xxx.163

난초 일기 5

난초 일기 5

드디어 꽃대의 꼭대기에서
언니를 따라서 수줍게 피어난 꽃이
일백이십도 간격으로
활짝 펼치는 꽃잎의 모습은
우아한 품격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안쪽에도 작은 꽃잎 세 장이
오붓하게 앉아 있고
그 가운데에 꽃술 하나가 은은한 자태로
요조숙녀의 기품을 오롯이 사모하는 임께 드립니다.

오직 사모하는 한 분만을 위해
자신을 내보이는 난초 꽃 또 하나
그 품성과 지조 있는 성격을
고이 간직한 모습을 볼 때
더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지요?

오롯이 가슴속에
곱게 품을 수밖에는
별다른 도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난초는 그저 맑은 기운으로
담담(淡淡)하고
내 마음도 그저 맑은 기운을 좋아하니
역시 담담(淡淡)합니다.

그렇지만 저 여린 모습으로서
어찌 혼탁한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냥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난초 사랑

기다란 대공에
여러 송이 매달려 있으면서
고결한 꽃을 아름답게 피워낸 것은
난(蘭)이 아니라, 혜(蕙)이라 하고
오롯이 한두 송이 피어나
사모하는 임에게 순정을 받치는 것을
바로 난이라 한다.

혜도 그 자태 요염치 않고
은은하기 그지없어
눈 밝지 못한 이들은 바로
난꽃인 줄만 알고 있다.

하지만 눈 밝은 선비는 곧바로
혜임을 알고 있고
딱 한 송이 오롯하게 피어서
그윽한 난향 실내에 가득할 때
진정한 난임을 알아차리고
온 힘을 다해 예의와 존경으로
보살피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난꽃은 바로 오롯이
피어나며 자신을 알아주는 선비를
위해서만 그윽하고 은은한 난향을(春蘭如美人不採自獻香)
풍기며 바로 곁에 다른 사람이
그 난향을 맡으려 해도 잘 맡을 수 없다.

설혹 난향을 맡을 수는 있어도
선비만큼 진정한
난의 속을 알 길이 없다.

서양란은 그 겉이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속내 은은하고 그윽하지 못해
內的인 美와는 거리가 한 참 멀다.

요즘은 겉이 화려한 서양란이
주목받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선비는 춘란을 더 좋아하는 것이 이치이니
그만큼 탈속하고 번잡하고 화려함을
싫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춘란은 오롯이 피어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선비를 위해 그 자태를 가다듬고
그윽하기 그지없는 난향을
죽을 때까지 받치는 것이다(士爲知己自死女爲悅己自容).

자신의 생명이 다했을 때에는
꼿꼿하게 옷깃을 여미고
선비의 품에 안겨서 자신의 일생을 마치게 된다.

이처럼 난(蘭)은 죽을 때까지도
고결하기만 하니
선비는 평생을 가슴속에
자신만을 위해 오롯이 피어 있던
난(蘭)을 마음속 깊숙이 간직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김수잔 2013-07-24 03:32	`임재화`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시인님 정말 우아한 품격을 지닌 귀한 두송이 난이 피었군요 그 맑은 기운 오로지 사모하는 임께 드릴 그윽한향을.. 고귀한 선비처럼 그향을 즐길수 있음 좋겠습니다 임재화 시인님 다시 축하드립니다 오늘 어찌다 일등으로 난을 보게 되어 또영광을 안았습니다 제가 시인님의 난을 너무 사모하나 봅니다..ㅋㅋ 선비님 같은 귀품을 가지신 임재화 시인님 은은한 난향을 즐기시며 행복가득 하시기 바랍니다

한송자 2013-07-24 08:53	`임재화`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춘란의 지조에 춘란의기품에 춘란의 일생에 아름다움을 봅니다 절개를 봅니다 그들의 품성이 꼭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을 봅니다 우아한 기품 속에 고결을 만집니다 죽을 때 까지 님에게 바치는 그윽한 향에 쉽니다 대서'중복의 우기에 건강하시길요

안정순 2013-07-24 11:27	`임재화`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그 꽃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조용히 피지만 그윽한 그향기는 사람을 매료 시키고도 남음입니다. 저희 집에 그 꽃이 피었을 때는 꽃잎 끝에 작은 이슬방울이 하루 종이 맺혀있더군요... 참 의아했습니다. 마르지 않는 것이요 그래서 정말 신기 했었거든요.. 감사드립니다 좋은 날 되시구요..

임재화 2013-07-24 11:23	《Re》김수잔 님 , 김수잔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서재에 찾아오셔서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사택에 춘란 몇 분을 키우고 있는데, 한 분에서 난초 꽃대가 나올 때 부터 시작하여, 난초 일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꽃대 나온지 한 주 정도 지나더니 어느새 두 송이 그윽한 꽃이 피었습니다. 매일 난향을 맡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항상 건안하시고 향필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임재화 2013-07-24 11:24	《Re》한송자 님 , 한송자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서재에 찾아오셔서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사택에 춘란 몇 분을 키우고 있는데, 한 분에서 난초 꽃대가 나올 때 부터 시작하여, 난초 일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꽃대 나온지 한 주 정도 지나더니 어느새 두 송이 그윽한 꽃이 피었습니다. 매일 난향을 맡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항상 건안하시고 향필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임재화 2013-07-24 12:10	《Re》안정순 님 , 안정순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서재에 찾아오셔서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사택에 춘란 몇 분을 키우고 있는데, 한 분에서 난초 꽃대가 나올 때 부터 시작하여, 난초 일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꽃대 나온지 한 주 정도 지나더니 어느새 두 송이 그윽한 꽃이 피었습니다. 매일 난향을 맡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항상 건안하시고 향필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곽종철 2013-07-24 14:22	옛 선비들이 난초를 왜 사군자라하여 노래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시인께서 난초 사랑이 지극하시고 난초에 대한 깊은 지식의 토대 위에 깊은 시향을 품어내니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그저 감탄할 따름입니다. 장마철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임재화 2013-07-24 15:16	《Re》곽종철 님 , 곽종철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서재에 찾아오셔서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사택에 춘란 몇 분을 키우고 있는데, 한 분에서 난초 꽃대가 나올 때 부터 시작하여, 난초 일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꽃대 나온지 한 주 정도 지나더니 어느새 두 송이 그윽한 꽃이 피었습니다. 매일 난향을 맡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항상 건안하시고 향필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난초 일기(蘭草日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