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7-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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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三聖山)에서 만난 의인(義人) (삼성산 제1편)

삼성산(三聖山)에서 만난 의인(義人)
(삼성산 제1편)

루수/김상화

늦봄의 햇살 열기가 대단하다. 호암산(虎岩山) 등산을 마치고 삼성산으로 가려 한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호압사의 경내를 만족할 만큼 모두 구경했다. 이젠 삼성산을 향해서 걸어야 한다. 필자는 계단 올라가는 것을 참으로 싫어한다.
그 싫어하는 계단이 호압사(虎壓寺)부터 연결되어 있다. 이 계단을 올라가야 삼성산을 간다. 데크 계단을 올라가려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할까? 그것이 걱정된다. 그러나 있는 힘을 다해서 걸어 올라가면 아마도 좋은 풍경이 필자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호암산(虎岩山)에서 많은 것을 보지 못하고 떠남이 조금 아쉽다. 이 산의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하려면 미련을 조금 남겨 놓고 떠나는 것도 괜찮다. 호암산(虎岩山)은 여기서 끝내고 지금부터 삼성산(三聖山)의 전경을 그려낼 것이다. 삼성산(三聖山)으로 가려 하니 혼자라서인지 외로움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외롭고 고독이 밀려온다 해도 오늘은 삼성산(三聖山) 정상까지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보고 싶은 정상의 표지석에 사랑의 입맞춤을 하고 싶다. 고독, 너는 밀려와라!! 나는 그것까지도 사랑할 것이다.

삼성산(三聖山)으로 가는 길엔 울퉁불퉁한 바위가 수십 미터나 깔려 있기 때문에 걷기가 매우 힘이 든다. 이마에선 땀이 주룩주룩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때 바위틈에 생명력을 자랑하듯 철쭉 아가씨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왜 저 아가씨는 저렇게도 외롭게 보일까? 그런데도 아가씨는 이와 같은 악조건에서도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 그런데 그 아가씨는 지나가는 산객을 보면 외로움을 감추고 활짝 웃는다. 아름다운 웃음을 선물로 주는 그녀는 잠시 쉬어가라고 살짝 윙크한다. 윙크를 받은 필자는 함께 외로움을 나누려고 옆에 앉았다. 실은 나도 오늘은 꽤 외로운 사람이라네 하며 입을 열었다. 오늘따라 아무도 동행해 주는 사람 없어 혼자서 왔다오. 그러나 지금까지는 바람 소리와 새소리를 벗 삼아 외로움을 달래며 이곳까지 왔지요. 하고 말을 맺자, 그녀가 하는 말이 자기는 산객들의 대화 소리와 웃음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하루도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둘이서 애처로운 대화를 나누다 헤어졌다.

삼성산(三聖山)은 서울대학교에서 남쪽으로 4km, 안양역에서 서북으로 5km 떨어져 있다. 관악산 서쪽으로 이어지는 높이 481m의 삼성산은 서울시 관악구, 금천구와 안양시를 경계로 한다. 삼성산은 관악산 주 능선에서 서쪽으로 뻗어내린 학바위 능선을 타고 무너미고개로 내려앉다가 다시 솟구쳐 오른 산이다. 삼성산은 국기 봉과 삼막사로 많이 알려져 있다. 관악산 유원지로 들어서면 왼쪽이 관악산, 오른쪽 능선이 삼성산 능선이다.
원효대사가 의상, 윤필과 함께 삼막사를 짓고, 수도하였다고 하여 삼성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삼성산에는 삼막사, 호압사, 반월암, 상불암, 안양사, 망월암 등 많은 절과 암자와 천주교 성지가 있다.
삼성산의 등산로는 서울대 입구 관악산공원, 시흥동, 관악역, 안양유원지 등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있으며 삼막사, 남근석, 상불암, 망월암을 잇는 한적한 길도 있다.

전해오는 삼성산의 이야기는『신증동국여지승람』 금천 현에 '현 동쪽 4km 지점이 있는데, 진산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1757년(영조 33)에 홍양한(洪良漢)의 건의로 각 읍에서 편찬한 읍지를 모아 책을 만든 전국 읍지(邑誌)로 알려진 『여지도서(輿地圖書)』 금천 현에는 '관아의 동쪽에 있다. 민간에 전하는 말에 따르면, 무학(無學), 나옹(懶翁), 지공(智空) 세 큰 스님이 각각 절 지을 곳을 점치고 살았기 때문에 삼성산이라 이름하였다고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목적지를 향해 부지런히 걸어야 했다. 산에 와서 하산하는 도중 해가 진다면 큰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산행할 때는 해가 이산은 언제쯤 질까 계산해서 목적지를 설정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솔개의 생애에 대한 알림판을 보았다. 맹금류인 솔개는 70년을 산다고 하는데 실은 그렇게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한다. 솔개는 1960년대까지 전국적으로 흔한 편이었다. 서울에서도 해 질 녘 잠을 자기 위해 남산이나 도심의 숲으로 모여드는 수백 마리의 솔개를 필자는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보기 힘든 새가 되었다. 2008년 관악산에서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솔개 1개체가 관찰되었다.
사단법인 숲과 문화 연구회에서 감수한 자료에 의하면 솔개는 40년생이 되면 아무도 없는 높은 바위산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부리, 발톱 그리고 깃털까지 모두 바꾸는 고통스러운 갱생의 과정을 거친 후에 최고 70년을 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화에서 나온 이야기와 달리 실제로 솔개는 70년을 살지 못한다. 조류의 수명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솔개와 같은 맹금류의 경우 30년 이상 사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필자가 있는 이곳에서 무너미고개는 1.4km이다. 그때 키가 크고 미남형으로 생긴 청년이 지나간다. 초행이라 마음은 급하고 초조해서 삼성산(三聖山) 가는 길을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자세하게 알려 주면서 자기도 그곳을 간다고 한다. 초면에 어렵기는 했지만 댓 뜸 도와 달라고 청했다. 그 미남은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마치 인적이 없는 험한 산중에서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다. 그때부터 힘이 솟아난다. 청년 뒤를 따라갔다. 컴퍼스도 짧고 힘에 부쳐 따라가기가 매우 힘들었다. 100m 이상 떨어지면 서서 기다려 주기까지 한다. 정상을 500m 전방부터 암벽과 깔딱고개를 통과해야 한다. 숨이 차고 한 발짝 한 발짝 걷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청년은 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곤 천천히 안전하게 올라오라고 말한다. 너무도 미안해서 필자는 할 말을 잊었다.

고통스럽게도 바위 고개를 넘어가니 정상이다. 정상 표지석은 한 사람 정도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좁은 공간이다. 바위 위에 네모난 대리석에 삼성산 481m라고 새겨 놓았다. 뒤에는 방송 송신 철탑을 세워 놓았다.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지 둥실둥실 춤을 추고 싶은 충동이었다. 이곳에 있는 정상의 표지석을 찾지 못해 거의 보지 못하고 하산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필자는 대단한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청년은 몇 장의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너무도 고마워서 명함을 건네며 시인이며 수필가라고 말했다. 그러곤 300대 명산을 수필에 담는 작업 중이라고 말하며 명함을 달라고 했다. 명함이 없다고 하면서 국가의 녹을 먹고 일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명함을 더우기 드릴 수가 없다고 말한다. 외관으로 풍기는 인상은 고급 공무원이나 검 판사로 보인다. 이 은혜를 꼭 갚고 싶은데 갚을 길이 없구나!! 꼭 보고 싶은 사람 중 한 분이다.

정상을 안내해주고 사진까지 찍어주곤 헤어져야 했다. 갈 곳이 있기 때문에 헤어져야 한다고 한다. 하산을 잘하시라는 말 한마디 남기고 떠난다. 다른 방향으로 떠나가는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차 한잔도 대접하지 못하고 헤어져서 섭섭한 마음이 가슴을 파고든다. 언제 만날 기회가 있으면 멋지게 점심을 대접하고 싶은 바램이다.
하산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힘겹게 걷다 보니 아스팔트 길이 나온다. 지금부터 삼막사를 찾아가야 한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그곳을 들여 삼막사란 절에 대한 것을 알고 싶다.
삼막사까지 왔다. 대단히 큰 절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코로나 19로 인해 절을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겉만 구경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다.

전통사찰 삼막사(三幕寺)에 대해 역사와 내력을 알아보고 싶다. 삼막사(三幕寺)는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 신라 문무왕(文武王) 17년 (677) 에 원효(元曉), 윤필(潤筆) 의상(義湘) 세 성인(聖人)이 암자를 지어 정진한 것이 삼막사(三幕寺)의 근본이며 삼성산(三聖山)이라는 이름도 이때 지어졌다고 한다. 그 후 도선국사(道詵國師: 827~898)가 불상을 모셔 관음사(觀音寺)로 부르다 사찰이 융성해지며 도랑의 짜임이 중국(中國) 소주(韶州)의 삼막사(三幕寺)를 닮아 삼막사(三幕寺)로 부르다가 언제부터인가 삼막(三幕)으로 바뀌었다. 고려 충목왕(忠穆王) 4년(1318년) 나옹(懶翁) 대사와 인도 승려 자공(指空)이 이곳으로 오니 선풍(禪風)이 크게 일었고 조선조 무학(無學) 대사에 의하여 동쪽에 불암사(佛巖寺), 서쪽에 진관사(津寬寺), 북쪽의 승가사(僧伽寺)와 함께 한양 남쪽의 비보 사찰로 그 역할을 하였다.

이후 태종(太宗) 때 대중창이 있었으며 임진왜란 시 왜구가 침범하여 불을 질렀으나 법당 건물이 타지 않아 왜구가 참회하고 떠났다고 전해진다. 근대에는 종무법을 실시한 지석영(池錫英)의 형 지운영(池雲英)이 이곳에 백련암을 지어 은거하였다. 현재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인 망해루(望海樓)와 명왕전(明王殿: 경기도 문화재료 제60호)이 있으며 고려 시대 삼층석탑인 일명 살례 팀(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12호)과 사적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5호) 남녀근석(男女根石: 경기도 민속자료 제3호) 삼막사 마애삼존불(磨崖三尊佛: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4호)과 삼귀자, 감로정 등 다수의 문화재가 있어 삼막사의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

삼성산 정상도 올라가 보았다. 의인을 만난 것이 필자는 큰 복을 받은 날이다. 이산에 대한 것을 자세히 알고 싶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시간이 나는 대로 다시 서울대 쪽에서 올라와 천주교 성지를 비롯해 역사적인 곳을 다녀보고 싶다. 제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며칠 있다 올라와 제2편에서는 천주교 성지와 기타 볼거리를 쓰려 한다.

2020년 5월 1일

정대수

2020-07-24 09:37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호압사를 거쳐 삼성산으로 걸음 하셨군요.
아기자기 하면서 금천구, 구로구, 관악구 등의 많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참 호젖한 산이죠.
철쭉 아가씨와의 데이트 참 좋으셨겠어요.ㅎ
또 멋진 미남자와 동행도 하시며 여러모로 도움도 받으시는 산행의 묘미는 남다를 겁니다.
아쉬운 이별이지만 산을 좋아하면 언제든 다시 산에서 우연히 만날 수 있답니다.
삼성산과 삼막사까지 잘 둘러보고 갑니다.ㅎ
모쪼록 안전산행 하시고요.
비가 많이 오는데 대비 잘 하셔서 피해없으시기 바라며, 코로나19도 무난히 넘기셔서 행복한 여름나기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야겠습니다 근 보름 동안 서재를 방문하지 못했네요 예기치 않게 바쁜 일이 생겨 서재뿐 아니라 글도 한 줄 쓰지 못했습니다 장마철을 맞아 전국이 물난리네요 작가님 댁은 호우 피해는 없으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정도 비기 더 온다고 합니다 비 피해 없기를 바랍니다. 불볕더위도 잘 이겨내시고 특히 코로나 19 늘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8/3 22:47

정찬열

2020-07-24 11:18

존경하는 루수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그놈 코로나 때문에 늘 함께 하시던 산악인들과
함께 하시지 못해 얼마나 외롭고 힘든시간의 연속이네요

사찰하면 원효대사와 무학대사가 참여않은곳이
없을정도로 불교의 많은 역사를 남기신분들이
이곳에서도 등장을 하시는 군요
역시 루수 작가님은 인성이 고우시기에
외로울적에 좋은 은인도 많이 만나 행운의
복을 받는군요
"三聖山에서 만난 의인" 단숨에감동으로 배람했습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 여름날의 긴 장마와 무더위에
항상 가내 건안 하시고 행복한 시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상화	오랜만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한동안 바쁜 일이 생겨 서재를 들리지 못했습니다. 답글을 늦게 드려 죄송합니다 지루한 장마철 작가님께서는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또 비 피해는 없으셨는지요 장마가 끝이 나려면 앞으로 일주일 정도 더 있어야 한답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삼성산은 서울과 인접해 있어서인지 문화유산이 참으로 많은 산입니다. 작가님 앞으로 비 피해 없으시길 바라며 장마철 건강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또 코로나 19도 늘 조심하십시요. 고맙습니다.	8/3 23:07

박목철

2020-07-26 14:46

힘든 산행을 하셨군요,
작가님이 만난 분은 부처님이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일주문의 뜻이, 너와 내가 둘이 아니요, 있고 없음이 다르지 아니하다,
내가 부처요, 너도 부처이니, 내가 만난 모든 이는 다 부처이더라,
좋은 산행으로 코로나는 접근도 못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산 많이
다니시기 바랍니다. 작가님,


김상화	반갑습니다. 박목철 작가님 바쁘실 텐데 이렇게 좋은 글로 흔적 남겨 주셔 고맙습니다 전화 한 번 드리지 못했습니다 7월엔 대포 한잔하려 했는데 제가 시간을 내지 못해 대단히 미안합니다 이달에 시간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존경하는 박목철 작가님 이번 장마에 비 피해는 없으셨는지요 장마가 계속 이어져 지루하기도 합니다 자칫 장마철에 감기 올까 걱정입니다 늘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8/3 23:22

삼성산 천주교 성지로 가는 오솔길엔 (삼성산 제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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