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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10-23 23:34
ㆍIP: 223.xxx.31
자식에 대한 사랑, 그리고 책임
자식에 대한 사랑, 그리고 책임

               권영심 (2020 , 10 , 23 )

남녀가 만나 결혼하면 필연적으로 자식
이 생긴다
낳고 기르면서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로서는 너무나 당연
하다
부모의 재력이 허락하는 한 해주면서
무리하기도 하는 것이 부모이고 자식은
그것을 부모의 당연한 사랑으로 알고
받으면서 성장한다
그러나 그 사랑은 이혼이라는 절벽을
만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무런 안전 장치 없이 그 절벽 밑으로 떠밀려 정신 적 사망을 하고 만다
부모가 양육을 거부하기 때문인데 한 쪽이 맡아도 정신적 사망은 여전하다
극단적일 경우엔 부모가 다 양육을 포기
해서 아이들은 국가 기관으로 가게 되거 나 조부모의 책임이 된다
예전에 구역장을 하면서 가정 방문을 할
때가 많았는데 그 때 놀란 것은 조손 가정이 너무나 많은 것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자식들 이었는데 이혼이란 괴물 이 양육의 의무를 싹 먹어 치우고, 헤어
지는 두 남녀는 그저 달아나기 바쁘다

많은 경우를 보면서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혼은 서로의 관계의 종료일
뿐이고 이미 있는 자식은 어떤 경우에도 양육해야할 의무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모른체 하는 것이다
이혼하면, 어제까지 물고 빨고 사랑하던
자식에 대한 모든 감정까지 사라져 버린
다는 사실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자식을 버린 쪽은 곧 바로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자식을 또 낳는 것이다
천하에 없는 보물인듯 그렇게 귀애할 수
가 없다
그러나 전 남편이나 아내와 함께 살며
성장하는 아이들은 냉혹하게 외면한다
자식을 떠안은 쪽은 시지프스 처럼 벗어 날 수 없는 평생 고난을 짊어지게 되어 있다
혼자 키워야 하는 자식이란 무게의 부담 감은 크고 무겁기만 하고 아이들을 양육  하는 책임과 경제적 고충은 말도 못  하게 커진다
그 책임을 나누기 위해 양육을 피한 쪽 은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지금은 의무 사항이다
그러나 그 의무를 제대로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고 14세의 어떤 아이는 양육비 를 지불하지 않는 아버지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 까지 했다

아내와 헤어지면 그 아내가 낳은 자식
까지 싫어지는 것이 남자의 심리일까?
남편이 정내미 떨어지면 자식까지 안
보고 싶어지는 것이 여자의 본성일까?
그래서 다른 이와 결혼해서 또 자식을
낳고 살면서 먼저 낳은 아이들은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이혼해서 두 아이를 맡아 키우느라 정말 힘든 시절을 보낸
지인이 있었다
아직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두 딸을
데리고 위자료 얼마 받고 이혼했는데
너무 기가 막힌 것은 그 뒤 친가의 모든
친척이 이 모녀를 아예 없는 사람으로
치부한 것이었다
아이들 아빠는 내연녀와 바로 결혼했고
아들을 낳았는데 두 딸이 받은 상처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친할머니 되는 할마시가 아빠 집을 찾아
온 아이들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우리와
아무 상관없으니 찾아 오지 말라고 했다
고 목을 놓고 통곡하는 아이들을 안고
지인은 피눈물을 흘렸다고 내게 말했다

그 후 이십여년이 지났고 지인의 큰 딸 은 현재 검사가 되어 지방 법원에 근무 하고 있고 작은 딸은 안과의가 되었다
공부를 하면서 나태해질 때 마다 아빠와
친가를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고 말
하는 그 딸들의 가슴 속 상처는 영원히 피 흘리고 있다
우습게도 큰 딸이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검사 임용을 기다릴 때 맨 먼저 찾아 온
사람들이 세 명의 고모였다고 한다
지인은 빚을 얻어 차린 반찬 가게가 잘
되어 그 즈음엔 해운대의 브랜드 아파트
에서 살고 있었고 그 무엇도 부러움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것을 어떻게 알았는
지도 신기했지만 집을 정확하게 알고
찾아 와서 너무 섬뜩했다고 지인은 고개
를 저었다
세 고모는 너무나 비굴했고 용서를 빌면
서 혈연을 내세웠는데 그 일로 인해 두 딸은 아빠와의 혈연 관계를 끊는 소송을
했고 승소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용서할 수 없다..
큰 딸은 결혼하지 않고 엄마와 평생을
살 것이라고 하면서 그 남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않고 그 남자라고
말하는 것을 대체 누가 탓할 수 있을까?
세 모녀는 함께 많은 것을 누리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
엄마가 그 딸들 곁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지켜낸 결과다
만약 엄마마저 생활고를 핑계대며 딸들
을 몰라라 했다면 그 영민한 두 딸은
어떤 생을 살았을까?
-혹시 결혼하거나 남자와 사는 일이 있어도 아이는 절대 낳지 않을 거예요
그 남자의 , 또 그 남자 집안의 형질을
물려 받는 아이는 절대 ! 절대 낳지 않을거예요-
차갑게 말하는 큰 딸의 결연한 목소리의 울림은 너무나 비장했다
극단적인 경우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인간만큼 자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동물은 없다
호랑이는 새끼를 절벽에서 밀어버릴 수
있지만 인간의 자식은 절벽에서 밀면
처참하게 박살나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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