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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5-31 19:21

ㆍIP: 223.xxx.122

한 끼의 식사

#권영심의글
한 끼의 식사

권영심 ( 2020 ,5 ,31 )

가끔 동물의 세계라든지 자연에 관계된 다큐를 보는데 동물을 무서워 하는 내가 유심히 보는 장면이 있다
먹는 장면인데 때로 혼자서 굉장히 감탄하면서 본다
동물들이 먹는 모습은 어쩌면 그렇게도
그 모습다운 것인지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 모습다운이란 말은 동물성이 지닌 본연의 모습대로라는 나의 표현이다
사자는 사자답게 곰은 곰 답게 , 사슴은 사슴답게 먹이를 먹는 모습은 자연의 위대한 순환속에서 순응하며 사는 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먹을 만큼 먹고 바로 물러나며 어디에도 저장하는 일이 없고 다음 먹이를 먹을 때 까지 심심풀이로 죽이는 법도 없다
오로지 인간만이 먹을거리를 가지고 장난치고 버리고 욕심내고 권력화하기 까지 한다

생각해 보면 한 끼의 음식이 내 입에 들어오기 까지 얼마나 많은, 힘든 여정을 거쳐 왔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내가 직접 농사지어 자급자족하지 않는 한 모든 것을 타인의 수고로움에 의지해서 얻을 수 밖에 없다
지금 내 손에 쥐어 지는 먹을거리의 가치는 바로 생명의 값이다
그 생명의 값으로 장난치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의 세태에 분노한다면 젊은이들이 말하는 라테에 속하는 것일까?
또 주어지는 음식을 다 먹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생기면 그것이 너무나 힘들 때가 있다

어제 오랫동안 미루었던 행사가 열려 참석했는데 뷔페나 식당으로 가는 대신에 도시락이 나왔다
고급스런 삼단 도시락 이었는데
나는 반 정도 밖에 먹을 수가 없었다
애초에 한 사람이 먹기엔 너무 많은 밥과 반찬이 나왔다
남은 것을 가지고 갈 수도 없고 결국 버릴 수 밖에 없었는데 잔반을 버리는 곳에 가서 너무나 놀랐다
버리는 음식이 큰 통에 두 통이나 쌓여 가고 있었다
순간 가슴이 깊게 베이는 듯 통증이 왔다
방금 우리들이 먹은 음식인데 반은 입 안으로 들어 가고 반은 저렇게 버려져 쓰레기 처리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하루 종일 하는 봉사에 참석하거나 어떤 행사에 가게 되면 도시락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이 먹기엔 지나치게 많은 양이 대부분이고 쓸데없이 많은 찬들은 거의 버리게 된다
버려지기 위해 만드는 음식이란 얼마나
기가 막힌 아이러니인가 ?
대체 왜 그렇게 음식들을 많이 담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애초에 조금 담아서 부족하면 셀프 코너에서 더 가져 와서 먹게 하면 안되는 것일까?
신선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귀한 음식들이 단지 배가 불러 먹을 수가 없어서 버려야 한다는 것은 죄악이다
아프리카의 굶는 아이들을 끌어다 댈 것도 없이, 지금 우리들은 음식에 대한 자세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 넘치는 음식들의 풍요로움이 우리와 함께 할지 누가
장담할 것인가 ?
업사이클링이 요즘 자연을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지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데 남은 음식은 활용할 방법이 도무지 없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우리는 집안의 어른이나 손님들이 남긴 음식을 자연스럽게 먹었으며 물림상은 아주 당연했다
그러나 요즘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되었고 친할머니라도 아이에게 음식의 양념을 입으로 씻어 먹이는 행위는 아동 학대가 된다
그러니 단 하나의 방법은 먹기 전에 양을 조절해서 먹을만큼만 가져오는 것 뿐이다
뷔페 방식이 대안이 되겠으나 그것도 관계자들 이야기에 의하면 고개가 저어진다

다 먹지도 못하는 것을 접시마다 담아
그대로 놔 두고 가버려서 버리는 음식이 말도 못 한다고 했다
대체 우리들은 어쩌자고 이렇게도 음식을 함부로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 자신부터 깊은 반성을 하면서
이제 부터 조그맣게 구성된 밀폐 찬 그릇들을 가지고 다니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먹고 남은 것은 내가 가져 와서 먹는 것을 나 부터 실천해야겠다
한 끼니의 음식은 내 몸을 살게 하는 양식이고 내게 주어지는 고마운 은혜임을 깨닫는 순간 , 모든 음식은 그 어떤 것이라도 버려지지 않는다 .

신의 가장 위대한 선물,가족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57	아이를 키울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	권영심	2020-06-19

56	목요일 오후,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06-18

55	모든 것은 달라진다	권영심	2020-06-17

54	그 땐 그렇게 행복했었네	권영심	2020-06-16

53	엄마와 소주	권영심	2020-06-15

52	학대 ,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고통	권영심	2020-06-14

51	누군가를 좋아 한다는 것	권영심	2020-06-12

50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06-11

49	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	권영심	2020-06-06

48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06-05

47	기도에 마음을 얹고	권영심	2020-06-02

46	신의 가장 위대한 선물,가족	권영심	2020-06-01

45	한 끼의 식사	권영심	2020-05-31

44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05-30

43	그 옛날의 따뜻한 마음 그릇	권영심	2020-05-26

42	아버지와 고량주	권영심	2020-05-25

41	대륙의 숨결 ,마오타이주	권영심	2020-05-24

40	아버지와 고량주	권영심	2020-05-22

39	아버지와 고량주	권영심	2020-05-21

38	아버지와 고량주	권영심	202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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