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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6-12 17:54

ㆍIP: 223.xxx.27

누군가를 좋아 한다는 것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

권영심 ( 2020 ,6 ,12 )

나는 무언가가 심하게 결여된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가끔 생각할 때가 있다
살아 오면서 무엇에 중독되거나 빠져 본 적이 없는 나 자신을 생각해볼 때 어쩌면 나는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 왔는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연예인이나 세상의 무언가로 유명한 사람들을 좋아해서 열광해 본 적이 정말 단 한 번도 없다
티비에서 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들은 있다
골프의 박세리 피겨의 김연아 헨리 ... 정말 몇 명 안되는 사람들도 그저 볼 때 마다 응원하는 정도다
책을 그렇게 많이 읽었건만 열광하는 작가가 없다
그 글에 매료되고 그 작품이 좋을 뿐.
나는 작가의 사생활이나 인기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깊은 관심을 가져 궁금해 하지도 않거니와 말해줄 때 까지
전번도 묻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정말 친절하고 다정하며 관심과 정을 듬뿍 나눈다
해어지면 그 좋은 느낌으로 마음이 가득하지만 전화를 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친교를 이어가진 않는다
상대방이 원하면 관계를 이어 나가는데 오래 이어지는 것이 드물다
나는 타인의 나쁜 이야기로 수다를 떠는 것이 도무지 되지가 않아 그것이 단절의 원인이 되는 한 가지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여자들이 서로 친해질려면 서로의 속내를 털어 놓고 언니 동생해야 하는데
나는 그것이 힘들다
그러니 나에게 문제가 있다

그런 나를 이해하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너무나 감사하고 언제나 한결 같은 마음 조각을 나눈다
언제 만나도 다정한 미소를 나누며 따뜻함을 이어 나가는데 서로 변함이 없다
관계의 이어짐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진정한 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되면 일부러 노력할 필요가 없다
만날 사람은 또 만나게 되며 그런 만남이 겹치면서 깊은 정의 나이테를 이룬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때로 냉정하다는 말도 듣지만 고칠 생각은 그다지 없다
다만 때로 교류의 필요성을 느낄 때 나는 뭘 할지를 모른다
마치 사회에 처음 나온 초년생같이 어리버리 하다

내게 무엇이 결여되었나를 가끔 생각하면서도 뭘 고칠지를 모르겠다
고칠려고 마음 먹고 몇 년 전에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정말 열심히 어울린 적이 있다
일년여 동안인가 함께 했는데 결국 지쳐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함께 모이기만 하면 그 자리에 없는 사람 이야기를 하는데 거의 대부분이 흉잡기였다
만나면 그렇게 좋아 죽고 못 사는데 없는 자리에서는 그렇게 칼을 휘둘러 대니 나는 대체 누구의 말에 박자를 맞추어야 하는지 몰랐다
황희 정승의 지혜를 빌려 그저 응대할 때 마다 모두 옳다고 했더니 나중엔 그 모든 나쁜 말이 내가 한 것으로 둔갑되어 있었다
입에서 뱉어 낸 쓰레기는 악취를 내며 쌓이고 그 쓰레기를 서로 집어 던지다가 내게로 몽땅 몰아 넣는 것을 그냥 지켜 보았다

단 한 번도 그게 아니다라는 변명 한 적도 없고 누구에게 하소연하지도 않았다
살아 보니 내가 원하지 않아도 당하게 되고 ,또 갚아지는 것들이 자연히 생겨남을 이젠 알게 되는 나이다
그들은 서로가 자신들의 잘못을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알기에 내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두 번 다시는 그런 모임을 가지지 않는다
오늘 길에서 누군가를 만났는데 날더러 전화 한 번도 없고 왜 그러느냐고 길에서 호들갑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실 나는 얼굴만 알 뿐 , 이름도 전번도 모르는 것을 어찌하랴?
마침 명함이 있었기에 주면서 전화 하라고 했다
꼭 전화한다면서 손을 흔들며 가는 그녀를 보면서 그냥 미소지었다
나의 좋은 인연이 되려나...
많은 것이 결여된 채로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

학대 ,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고통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57	아이를 키울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	권영심	2020-06-19

56	목요일 오후,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06-18

55	모든 것은 달라진다	권영심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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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엄마와 소주	권영심	2020-06-15

52	학대 ,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고통	권영심	2020-06-14

51	누군가를 좋아 한다는 것	권영심	2020-06-12

50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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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아버지와 고량주	권영심	2020-05-25

41	대륙의 숨결 ,마오타이주	권영심	2020-05-24

40	아버지와 고량주	권영심	2020-05-22

39	아버지와 고량주	권영심	2020-05-21

38	아버지와 고량주	권영심	202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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