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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6-18 16:41

ㆍIP: 223.xxx.43

목요일 오후,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2-81
권영심 ( 2020 ,6 ,18 )

지난 회에 용정차의 이야기로 끝났습니다
용정차에 대한 많은 문의가 있었는데 미안하지만 나는 용정차를 구입하는 곳도 모르거니와 좋은 용정차를 잘 알지도 못 합니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나는 내가 아는 것만 이야기하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글을 쓰는 빌미로 내가 차나 다구를 판매하는 곳을 알선하거나 하면 그것은 모두에게 큰 실례가 되는 일이고 나아가서 작가가 아니라 이득을 편취 하는 장사꾼이 되는 겁니다
이 글을 읽고 차에 흥미를 가지는 것은 너무나 고마운 일이며 그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좋은 차와 다구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옳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그 길라잡이가 되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합니다

용정차를 마시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용정차만이 아니라 황차 흑차 등 고유의 향기가 있는 차를 마시는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드나 중국 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많이 보게 됩니다
반드시 뚜껑이 있는 찻잔을 손님 수 대로 준비하고 주전자 수건 개수그릇이 필요합니다
다른 다구는 필요없고 찻잔과 개수 그릇과 주전자만 필요한데 그렇기 때문에 찻잔의 화려함이 먼저 시선을 끕니다
뚜껑이 있는 찻잔은 대부분 칠보나 금은으로 장식해서 화려하고 아름답기 때문이지요
대중적인 공장 제품도 많이 있지만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칠보 찻잔을 한 번 보고 나면 심미안적 감성이 있는 사람은 홀려 버리고 맙니다

착석한 손님들은 주최자가 주전자를 들면 찻잔의 뚜껑을 벗겨 옆에 놓습니다
주최자는 찻잔에 더운 물을 반 쯤 붓고 자리로 돌아 갑니다
손님들은 저마다 자신의 찻잔을 들고 두어번 돌린 뒤 한 가운데 놓인 개수 그릇에 물을 부어 버립니다
주최자는 다시 손님들의 찻잔에 물을 반 쯤 붓고 차 그릇에서 찻잎을 아주 조심 스럽게 두어개 꺼내어 넣어 줍니다
그 다음에 오른 손에 주전자를 들고 왼 손에 수건을 들어 주전자의 밑 부분을 받혀 듭니다
손님의 옆에 서서 중국인 특유의 과장된 몸짓으로 크게 휘저으며 찻잔에 나머지 물을 채워 줍니다
그리고 고갯짓을 세 번 하는데 그것을 주작의 고갯짓이라고 합니다
초대한 손님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뜻
이랍니다

손님들은 저마다의 찻잔의 뚜껑을 닫고 담소하면서 잠시 엽저의 시간을 기대와
흥분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찻잎의 모양이 얼마나 완벽하게 펼쳐 질지를 기대하는 것이죠
찻잎의 모양으로 그 날의 운세를 점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가 아는 중국통 지인은 매일 아침 이런 의식을 하면서 찻잎 점을 칩니다
만약 찻잎이 찢어 졌거나 모양이 나쁘면
중요한 일은 안 합니다
찻잎 점은 동서양을 통 털어 아주 오래 되었습니다
주최자가 먼저 찻잔을 들어 뚜껑을 반 쯤 열어 코에 바짝 대고 향기를 맡습니다
손님들도 저마다 자신의 찻잔을 코에 대고 향기를 맡으며 차에 대한 치하를
늘어 놓습니다
그리고 찻잔 안에 펼쳐진 찻잎에 대해,
수색에 대해 온갖 수식어를 붙여 감상을 늘어 놓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난 후 뚜껑으로 찻잔을 반 쯤 가린 채 차를 마십니다
뚜껑있는 찻잔으로 차를 마실 때는 반을 가린 채로 마시는 것이 중국 전통의
예절 입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으나 똑 떨어진 대답을 못 하는데 찻잔 뚜껑을
항상 반 만 열고 차를 마시는 뜻은 복이
달아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복을 가둔다라는 것이죠
중국인들의 의식에서 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일상의 모든 생활에
드러나 있습니다
그러니 뭐, 틀린 말도 아니지 싶습니다
중국인과의 다례를 함께 할 때 찻잔의 뚜껑을 열어 놓고 방치한 채로 있는 것은 실례라고 합니다
어렵나요 ?
세상에 쉬운 것은 없는데 알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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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아이를 키울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	권영심	2020-06-19

56	목요일 오후,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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