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산을 다녀와서
천문 산을 다녀와서 ------- 소암/이 길선
무어라 형용하기 어렵지만
당신을 그곳에서 만날 수 있다기에
하늘을 치달아 천문 산의 높이를
겁 없이 기어올랐습니다,
하늘을 향해
세상을 발 아래 내려다 보며
그렇게 그 긴 여로를
오직 당신을 만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오르고 또 오르니,
당신께서는 내게
비와 바람과 구름이 되어,
내 곁에 머무는 운해로
스스로를 견제할 채찍을 가하며
삶의 크고 작은 인연들을 허락하셨습니다.
그 하루에 당신을 만났고,
그 하루에 나무 한그루 심게 하시고,
그 하루 꽃 피울 날들을 인내하며
그 천문 산에 내일의 거목을 약속했습니다.
아! 신비롭고 경의한
그 산허리에서
아무도 모르게 당신을 만났고
그 진한 사랑에 빠져 헤어나지 못함을 용서하소서.
웅장하고 장엄한 그 산 위
우뚝 솟은 바윗돌의 굳은 절개로,
나뭇가지들이 옷 갈아 입는
계절의 웃음을 허락하시고,
한 폭의 수채화로
삶의 여로를 가르치시고,
삶의 가치를 가르치시고,
삶의 의미를 부여하시어,
내 여린 가슴을 가만히 안으시며
내가 걸어야 할 길을 읽게 하시고,
당신께서의 존재를 크게 인식시켜
그 찬란한 날의 희망을 갖게 하셨기에
그 진한 사랑을 내 잊지 못 할 것입니다.
살면서 당신께서 늘 함께 함을 기억하며
감동의 물결로 그 하루를 살아갈 것이며
늘 바라 볼 수는 없지만
그 느낌만으로도 충분한 당신께서는
언제까지나 함께 할 내 삶의 여유입니다 .
|
공지사항 
공지사항
HOT menu
시인 이길선 문학서재 
김영진
`이길선`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