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향하여.......기행문
가을을 향하여
운지 신영희
안개에 쌓여
시야를 흐리게 하는 날씨
운무 속으로
달리는 버스에 몸을 담았다
안개 사이로
보이는 논밭은 잔듸를 깔아
파릇파릇
푸른색을 입혀 놓은 푸른 바다
깜깜한 밤
허공에 조용히 불 밝히는
전원 주택의 고요함
설악을 향해 달리고 있네
어느틈엔가
바람과함께 여명이 밝아온다
가슴으로 느끼는
설악이 조금씩 눈 앞으로 마중나오네
설악의 웅장함을
만끽하기 위해
알록달록
등산복의 군상들은
벌써
설악의 정취에 빠져 들고
그 무리 속에
나의 마음과 몸은
이미 물들어져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감탄사를 자아낸다
봇짐을 메고 백담사를 뒤로 하며
실개천 따라 가다가
다람쥐, 청솔모, 실개천의 물고기,
가끔 살모사와 도룡뇽을 만나
반가운 눈인사,
손인사도 건네며,
부지런히 걷고 또 걸어서
도착한 봉정암
철 계단 오를때는
잠시 눈을 하늘 향했다.
기얌 절벽
자연의 신비함에 놀래고 감탄하며
폭포수에
떨어진 옥녀탕은
마치 선녀가 된것처럼
환희도 느꼈던 시간들 이었다
이어지는 장관은
말로 표현 하지못할 정도로
숨가쁘게 걸어 오면서 지친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었고
허공에 뜬듯한 환희심에
잠시 하얗게 된 나의 머리 속
봉정암에서
바라본 설악 바다는
하루가 다르게
울긋불긋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루를
들뜬 마음으로 보내고
이튼날 새벽
대청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끝 없이 이어지는
돌 계단의 성화에
정신 없이 걸어서 설악을 탔다
끝없이 이어지는
종착지에서의 멀리 보이는 동해 바다,
운무에 가려 봉오리만 보이는
아름다운 설악산은
형용하기 힘들 정도의 웅장함
가슴 속에 깊이 파고 들었다.
날씨 또한
비 오는 날도 아닌데
이슬과 안개비가 내려
겉옷과 머리카락이 물 속에
들어 갔다 나온것처럼 젖어 있었다.
언제 또다시
이 자리에 서 있을지
기약할 수 없지만
꿈 만 같았던 행복한 추억이였다.
이제
시작되는 설악은
가을을 향하여 달려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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