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01-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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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기암괴석과 남근바위

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기암괴석과 남근바위
(기행 수필 운악산 제2편)

루수/김상화

정상에 올라오니 사방이 시원하게 탁 트여 있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광이 구름과 함께 움직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와서 신비로운 자연의 이 아름다운 비경을 보았으면 얼마나 행복하다고 했을까? 그런 아쉬운 생각이 머리에서 빙빙 돈다. 그러곤 머리가 하얗게 비워지면서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마음이 바람과 친구가 되어 멀리 날아가고 만다. 그러면서 나는 또 다른 세계로 빠져든다. 아직은 아기 수준의 글이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신비를 주듯 자연을 닮은 글을 써서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는 없을까? 마침 그때 볼그스레한 홍갈색의 저녁노을이 세상을 아름답게 비추어준다. 그렇게 찬란한 빛은 되지 못할지라도 세상을 위해 작은 빛이라도 되어야 한다는 순수한 희망의 생각이다

이러한 허구의 생각을 하면서 홀로 외롭게 피어있는 야생화가 번득 머리를 스친다. 작은 야생화의 꽃 한 송이도 비바람을 견디어 내고 뙤약볕과 싸워 이기고 때로는 짐승들의 발에 밟혀도 항의 한 번 하지 못하고 고통을 참는다. 그러면서 세상을 향해 활짝 웃으며 태어난다. 남몰래 웃으며 태어난 한 송이의 작은 꽃이라 할지라도 세상에 웃음을 주고 향기를 준다. 그런가 하면 벌과 나비에겐 친구가 되어 꿀을 제공하는 동시 대가로 벌과 나비는 꽃의 2세가 잘 태어나라고 숫 수술과 암 수술의 결혼(수정)을 시켜준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꽃 자체의 아름다움과 또 바람이란 매개체를 통해 향기를 날려 세상을 온통 향기의 늪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렇게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삶의 교훈을 받으며 사랑의 선물까지 받고 살아가는 것이다.

일행들은 먼저 내려갔다. 이준태 고문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뒤에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다 보니 정상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신비롭게도 자연이 만들어낸 남자의 성기와 거의 흡tk한 바위가 우뚝 서 있다. 남근 바위라 부르는 이 바위는 멋들어진 자세로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남녀 등산객들의 시선을 독차지한 이 바위는 비록 홀로 서 있지만 많은 분의 관심사에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한 중년의 여성 한 분은 힐긋 쳐다보고는 어머나! 하며 수줍은 듯 고개를 들지 못한다. 알림 글에 의하면 한국, 중국 등 유교문화권에서는 칠거지악(七去之惡) 중 삼불거(三不去) 외에는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혼할 수 있는 풍습이 있었으며, 남근석(바위)은 예로부터 아들을 낳게 소원하는 상징의 대상이 되었다. 남근 형상과 비슷한 자연물에 대하여 여러 가지 명칭들이 있으나 대부분 남근석(바위)이라고 부른다. 운악산 정기를 이어받은 남근석(바위)에 아들을 낳지 못하는 분들은 소원을 빌어보면 어떨까요?

하산 길은 올라올 때 보다 위험하지는 않지만, 바위가 울퉁불퉁 깔려 행여 넘어질까 두려워 안심할 수 없다. 남근석을 보고 얼마 내려가지 않은 지점에 역시 이것도 자연이 빚어낸 신비롭게도 생긴 코끼리 바위가 있다. 운악산은 신비롭게 생긴 바위가 여기저기 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낸다. 이 산은 금강산만큼 아름답다고 하여 경기 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곳곳에 자연의 신비함을 느끼게 하는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참으로 많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 코끼리 바위도 그 가운데 하나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처럼 긴 코를 늘어트린 코끼리의 옆 모습이 또렷한 이 바위는 자연적으로 생긴 것으로 운악산의 팔경 중 하나다. 이 코끼리 바위도 중생대 쥬라기 화강암으로 약 1억 5천 년에서 2억 년 전 형성되었으며, 절리의 발달과 풍화 때문에 코끼리 모양으로 보인다.

이준태 고문과 자연의 신비함을 감상하며 내려오다 보니 현등사 안내판이 보인다. 현등사를 가서 보고 갔으면 했는데 고문님께서 내 마음을 아셨는지 들렀다 가자고 한다. 얼마나 반가운지 듣던 중 제일 반가운 소리였다. 이준태 고문은 내가 글을 쓸만한 자료가 혹시 있나 싶어 나를 배려하는 마음에 가보자는 것 같았다. 우리는 옆길로 약 1km를 걸어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절을 수리하기 위해 포크레인 작업이 한창이다. 큰 절은 아니지만 아담하고 고풍이 느껴지는 절이었다. 이 절엔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현등사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 이름은 대선급제사(大選及弟寺) 즉 장원급제했다는 절이다.
조선 시대 영조 때의 일이다. 강원도 강릉에 살았던 성(成)씨 총각은 과거를 보기 위해 서울로 오다가 가평의 현등사(縣燈寺)에 이르렀다. 성(成)씨 총각은 오랫동안 비워 폐사되다시피 한 현등사 법당 앞에서 지고 다니던 솥 냄비에 밥을 지었다. 그리고 밥을 막 먹기 시작하려는데 법당 안의 부처님이 보였으므로 미안한 생각이 들어 부처님 앞에 밥 한 그릇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양반 체면에 절을 할 수도 없고 과거에 붙을 자신은 없어 퉁명스레 내뱉었다. "어이, 부처. 내 밥 먹고 과거에 합격시켜줘." 하지만 성씨 총각은 과거에 낙방하였고, 힘없이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에 다시 현등사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자, 부처님을 바라보며 원망하였다. "누렇게 해 가지고 사람들 속이고 있네. 내 밥만 한 그릇 똑 따먹고... 그날 밤, 금빛 갑옷을 입은 신장(神將)이 성씨 총각의 꿈에 나타나더니 발로 짓밟으며 꾸짖는 것이었다. "이놈아, 부처님이 너보고 밥을 달라고 하더냐, 떡을 달라고 하더냐, 누가 네 밥을 먹었다고 하더냐? 과거에 급제할 자신이 없으니까 요행을 바라며 밥을 올린 주제에, 왜 허물을 남에게 돌려? 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밥 한 숟갈이라도 준 일이 있느냐? 도대체 무슨 공덕 지은 것이 있다고 원망이냐?" 총각은 가위에 눌려 깨어났고, 생각해 보니 신장의 말씀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고향 집에 도착한 총각이 아버지께 현등사에 있었던 일을 아뢰자, 아버지는 뜻밖의 말을 하셨다. "그 절의 부처님과 너는 인연이 있는가 보구나, 네가 장가들 때 쓰고자 모아 두었던 돈을 지금 모두 줄 테니, 가지고 가서 그 절을 중수하거라. 절을 고친 다음에는 아침저녁으로 예불을 올릴 스님을 모셔다 놓고 글을 읽어라. 틀림없이 과거에 급제할 것이다." 총각은 아버님의 말씀대로 절을 고치고, 스님을 모셔 아침저녁으로 함께 예불을 올리면서 3년 동안 글을 읽었다. 마침내 성씨 총각은 대과(大科)에 급제하였고, 나라에서는 그 사연을 듣고 영조 임금께서는 현등사에 [대선급제사(大選及第寺)] 라는 편액을 내려 주셨다. 이 이야기가 일러 주듯이 기도는 정신으로 하면 반드시 소원성취하게 된다는 교훈을 준다.

현등사(縣燈寺) 경내에는 삼층석탑(三層石塔)이 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3호이며 이 탑의 높이는 3.7m이고 지대석 2층 기단을 두었다. 하층 기단은 하대석.중대석. 상대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 하대석에는 연화문과 장방형의 액(額)이 조성되어 있다. 삼 층 기단의 면석에는 우주와 탱주가 새겨져 있다. 기둥 사이에는 장방형의 액을, 상면에는 복련을 새긴 갑석을 놓았다. 탑신석과 옥개석은 각각 하나의 석재로 구성되어 있다. 탑신의 각 면에는 두 개의 우주가 새겨져 있다. 옥개석의 1.2층은 4단 하나의 석재로 구성되어 있다. 1470(성종 1년) 세종대왕의 8남인 영응대군의 부인 송씨가 고려 시대부터 내려오던 탑을 개탑(改塔)하고 부처님의 진신사리 5과를 봉안했다. 사리구는 1979년 도굴되었다. 삼성문화재단에 보관되어 있던 은제 원통형 사리 외함과 수정 사리내함, 사리 2과를 2006년에 현등사로 다시 모셔왔다. 2008년 4월 초하루에 사리방광이 일었다. 환희심을 내어 보내 사리 3과가 분신되어 나투셨다. 1과는 정골사리, 2관는 피사리였다.

현등사(縣燈寺) 경내를 모두 둘러보았다. 현등사(縣燈寺)의 역사를 적어본다. 현등사(縣燈寺)는 경기도 가평군 하면 하판리 운악산(雲嶽山, 935m)에 자리 잡고 있는 절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봉선사(奉先寺) 말사, 전통사찰 제46호, 향토유적 제4호다. 신라 23대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한 527년으로부터 얼마 뒤 포교를 위해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대장경을 모시고 온 인도 승려 마라하미를 위해 현등사를 창건했다. 현재 남아 있는 석축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신라 말 898년(효공왕 2) 도선국사(道詵國師)가 도읍의 비보 사찰(裨補寺刹) 터를 찾던 중 산세가 빼어난 운악산에 이르러 터를 보고 재창(再創)한 뒤 운악사라 이름했다.
고려 1210년(희종 6)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지눌) 등불이 거듭 보이는 꿈을 꾸었다. 기이하게 생각하던 중 운악산에 이르렀을 때 옥등(玉燈)에 영롱한 불이 밝혀져 있었다. 나라의 길지임을 알고 삼창(三創)한 뒤 절 이름을 산에다 주니 운악산이 되었고, 등불이 인도하여 절 이름을 현등사(縣燈寺)라했다. 조선 1411년(태종 11) 함허득통(涵虛得通) 국사가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 길을 잃어 주변을 살피다가 운악산 서쪽 능선에서 흰 사슴이 나타나 인도해모신 곳이 현등사였다. 사창(四創)을 하고 보조국사의 숨결을 깊이 느꼈다. 함허는 보합태화루(保合太和樓)에서 명저인 "현정론"과 "금강경오가해"를 저술했다. 1447년(세종29년) 세종대왕은 현등사에 주석하고 있던 함허의 상수 제자인 혜각존자(慧覺尊者) 신미(信眉)에게 명해 훈민정음으로 "석보상절"을 편찬했다. 1461년(세조 7) 세조는 간경도감을 만든 뒤 스승으로 모시고 있던 신미에게 "능엄경" "묘법연화경" "원각형" "목우자수심결" 등을 언해하도록 했다. 조선 후기에는 삼장(경.률.논)의 대가였던 화담당 경화(華潭堂敬和) 선사가 주석했다. 현등사는 신라, 고려, 조선, 근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승들이 머물렀던 유서 깊은 고찰(古刹)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적멸보궁이며, 경기도 3대 기도성지 (현등사.강화도 보문사.관악산 연주암)이다. 경내에는 보광전, 극락전, 삼성각, 영산보전, 만월보전, 적멸보궁이 있다. 특히 극락전 포벽(包壁)에 모셔진 나한도(羅漢圖)는 독보적이다.

오늘은 신도들이 한사람도 보이지 않아 경내가 쓸쓸해 보인다. 현등사(縣燈寺)를 모두 둘러 보고 나왔다. 조금 걸어 내려오는 도중 민영환(閔泳煥) 암각서(巖刻書)를 보았다. 구한말(舊韓末) 궁내부대신(宮內部大臣)이었던 민영환(閔泳煥) 선생이 기울어 가는 나라의 운명(運命)을 걱정하며 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歎息)하고 걱정하던 곳으로 1906년 나세환 외 12인의 의지(意志)로 이 바위에 "민영환(閔泳煥)" 바위로 부르게 되었으며 바위 주변 형상(形狀)은 강류(江流)를 기울여 놓은 듯 유유히 흐르는 거폭(巨瀑)으로 30~40도 기울어진 바위를 타고 흘러 그 밑에 큰 심연(深淵)을 이루니 폭(瀑)과 호(湖)를 겸유한 폭포라 하였으며 옛날 중국의 시인(詩人), 묵객(墨客)들이 금강산 찾아가던 도중 이 무우폭포(舞雩瀑布)를 구경하고는 기간 금강이니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하여 돌아갔다는 전설이 전하여 오고 있다.

또한 백년 폭포라는 안내 글이 있어 폭포를 내려다 보니 물이 별로 없어 폭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폭포가 백년을 하루처럼이란 백년폭포라 한다. 백년폭포는 운악산이 품은 20m 길이의 폭포이다. 45도 경사바위 위로 흐르는 폭포가 백년을 두고 변함없이 흐른다고 하여 "백년폭포"라고 한다. 백년은 단순히 숫자 100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오랜 세월을 뜻한다. 구한말 민영환이 자주 찾아와 나라 걱정에 한숨을 지었다는 이 백년폭포는 무우폭포와 함께 운악산의 대표적인 폭포다. 그러나 현재는 물이 없어 아쉬웠다.

현등사(縣燈寺) 일주문을 지나 조금 내려오니 삼충단(三忠壇) 비석을 세워놓았다. 그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글을 색여 놓았다. 삼충단(三忠壇)은 가평군 향토유적 제12호다. 삼충단(三忠壇)은 일제의 무단 침략에 항거하다가 순국한 조병세(趙秉世), 최익현(崔益鉉), 민영환(閔泳煥)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10년에 만든 제단이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조병세(趙秉世)는 결고국중사민서(訣告國中士民書)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하였으며 최익현(崔益鉉)은 의병을 조직하여 싸우다 체포되어 단식을 하다 순국하였다. 민영환(閔泳煥)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상소를 올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유서를 남기고 자결하였다. 일제 강점기에 없어진 단을 1989년 복원하였으며 2005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였다.

오늘 운악산 산행은 이준태 고문님과 함께 하는 바람에 보람된 산행을 한 것 같다. 이준태 고문님께 글로나마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산울림은 이준태 고문님같은 분이 계시기 때문에 날로 번창하리라 본다. 함께 위로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아슬아슬하게 4발로 기어올라 하늘이 아름답게 빚어 내린 기암괴석과 병풍바위도 보았고 운무의 절묘한 풍광도 보았다. 또한, 신께서 묘하게 만들어 놓은 남근 바위와 코끼리 바위를 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새삼 느끼게 하는 날이었다. 그것뿐이랴. 현등사(縣燈寺)란 역사적인 절도 보았고 일제의 무단 침략에 항거하다가 순국한 조병세(趙秉世), 최익현(崔益鉉), 민영환(閔泳煥) 같은 애국지사의 삼충단(三忠壇)비를 이곳에 와서 보게 되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신비로움을 감상하며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산울림 산악회 황진남 회장을 비롯해 임원진과 회원 여러분의 덕분이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26일

백낙은

2018-01-26 15:57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꾸준하게 등산하시고 역사적 유적을 탐방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오시는지 궁금합니다.
현등사에 얽힌 이야기에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요즘 날씨기 보통이 아니네요.
건강유념하시고 더욱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백낙은 위원장님 어제오늘 날씨가 대단히 춥네요 석촌호수에도 얼음이 꽁꽁 얼었습니다 오늘 산을 가기로 한 날인데 회원들이 연기하자고 해서 할 수 없이 취소 되었습니다 추위가 이렇게 행사의 일정도 바꿔놓고 마네요 위원장님 독감도 대단하다 하오니 감기 조심하셔야 합니;다 늘 건강 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백낙은 위원장님	1/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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