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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2-11-08 10:52
ㆍIP: 118.xxx.116
인천 그리고 간사이공항
인천 그리고 간사이공항

이 도 연

하늘을 날아간다는 것은 과학보다 호기심이 앞서고 이국으로 향하는 길은 멀지만 가까웠다

하늘은 높고 물은 멀고 깊어서 그 바다를 헤아리기 어려웠다
대양을 넘어가는 하늘은 무감각했지만 발아래 깔린 구름은 부드럽게 시선에 들어와 포근함마저 느낀다

서로 띠를 두르고 산맥을 이루다 바다로 침강하는 산맥은 거칠고 장대함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 땅은 저런 것이구나

저곳 골짜기에 깃들어 사람이 살고 많은 사연을 만들어가며 사는 세상이구나
높은 곳은 참으로 좋은 곳이다
모두가 부질없어 보이니 하늘에서 철학의 경지를 만났나보다

하늘을 나는 수만 개 조립품으로 만들어진 동체는 놀랍고 대견하며 듬직한 마음 뒤에 흔들리는 기체를 느낄 땐 눈을 질끈 감고 침을 삼켰다

이 땅에서 이국땅으로 넘어가는 하늘길은 순간 이동하듯 넘어갔으나 서로의 경계는 철저하고 단호했다

나라와 나라 또 다른 이념의 세계를 넘어가는 거리는 축구 경기 시간에 불과하지만,
시간과 공간의 차이는 크고 두려웠으며 불안한 호기심이 마음을 흔들었다

동체가 내려앉은 길은 한참을 달려 거대한 건물과 마주하고 건물과 밖의 세계로 나가는 길은 복잡한 자물쇠를 푸는 것 같아서 오랜 시간 통과 의례를 치러야 했다

고베라는 대명사는 전혀 다른 문화 앞에 들뜬 마음이 마음을 설레게 하고
새로운 것들은 모두가 미지의 세계로 가는 길이라 이정표가 부르는 발걸음은 바쁘고 분주했다

걸음과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은 세상에 첫발을 디디는 아이같이 경이롭고 같은 것이지만 다른 모습은 이국적이라는 단어로 포장했다

해안의 도시는 크고 길었으며 아름다운 꽃과 바다는 장관을 이루어 저무는 이국 바다 노을은 붉게 물들어 도시를 노을빛 속으로 잡아당겼다

간사이공항은 지루해서 힘들었으나
도톤보리로 이동하는 길은 호기심으로 두리번거렸고 또 다른 세상으로 안내하는 기사의 눈은 반짝이는 등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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