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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1-06-08 08:32
ㆍIP: 175.xxx.88
흔들리는 삶
흔들리는 삶

이 도 연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에서 맴돌고
싱그러운 향기가 마냥 좋아
생동하는 봄날에 길을 걷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밤길에는
오래된 누룩 냄새를 풍기며
인생의 마지막 절정을 향해 젖어서
즐겁고 취해서 행복하다.

언제나 맑은 술보다
탁한 탁주를 즐겨 마시는 것은
세상에 온통 탁한 것들을
마셔 없애려고 했지만
넘쳐나는 탁한 것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

나 또한 탁한 세상의 탁한 존재 인지라
탁한 곡주를 마시고
시름에 취하고 기쁨에 취하며
세상을 살아간다.

술은 사람의 감정을 솔직하게 만들지
술 취하면 술 취했다고 말하고 싶지만
세상은 나의 오만을 용서하지 않는다.

근엄한 얼굴에 경직된 표정을 지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애써 웃으며
아직은 나의 이성이
강직하고 바름을 보여줘야 한다.

술 취하지 않은 올바른 윤리 교과서처럼
바르고 반듯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바르다 하고
취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술버릇이 나쁘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는 것이 당연하나
때로는 이성을 누군가에게 저당 잡혀
소리도 지르고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 지르고 싶을 때도 있다.
두꺼운 가면을
벗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세상은 누구를 평가하거나
때로는 법률적 잣대가 아닌 서로의 말로 단죄하고
구설수에 올려 심판하기도 한다.

자신들은 두꺼운 가면을 쓰고 경솔한 언행으로
마음 여린 약자들의 행동을
비난하고 단죄하며
정리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누구나 살다 보면 일탈의 순간을 경험하거나
나도 모르는 순간에
또 다른 나를 만나기도 하지만,
세상이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비난하지 말고 일탈의 순간을 욕하지 말자

예수께서 가라사대
죄짓지 않은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우리는 나약한 존재이며
감정에 흔들리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
때로는 힘들어하고
본의 아니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법으로 단죄할 수는 없는 것이며
양심이라는 두 가지 마음에서
번민하고 괴로워한다.

그냥 그렇게 너무 애쓰지 말고 편하게 살자
이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그리 멀지 않으며
살아온 길에 수없이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견디어 오면서 살아왔으니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신에게 선물을 주자!

얼마 남지 않은
내 찬란한 영혼의 미래를 위해
상을 주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은
무엇이든 최선을 다한
가여운 내 육신과 영혼을 위해 잘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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