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4-03-03 22:00

ㆍIP: 1.xxx.79

설악산 종주 (2편: 초 절정의 경치 공룡능선)

설악산 종주 (2편: 초 절정의 경치 공룡능선)

한영택

공룡능선은 2013년3월11일 명승 제103호 지정되었고, 희운각산장에서 마등령까지 5.1km 구간의 외설악(강원 속초시와 고성군, 영양군)과 내설악(인제군)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대표적 능선이다. 그 모습이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게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속초시와 인제군의 경계 영동, 영서를 분기점으로 구름이 자주 끼는 등 기상변화가 시시각각 변한다. 내설악 가야동계곡과 용아장성, 외설악의 천불동계곡과 동해가 시원하게 보이고 가끔 구름이 휘감은 모습을 볼 때면 마치 신선의 영역을 보는 듯 초절정의 경치다.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일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하며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드디어 천불동계곡과 갈림길에서 난이도 최상 공룡능선으로 진입한다. 좁은 산길을 가는가 싶더니 철제 손잡이를 잡고 오르기도 하고 밧줄을 잡고 오르기도 한다. 설악산 산행 중 119 출동은 큰 사고가 아니면 출동 안 한다고 하니 끝까지 자력으로 감당해야 한다. 자신이 없으면 1봉(신선봉)에서 구경하고 되돌아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라고 권한다. 신선봉에서 외설악 쪽을 바라본 풍경은 줄 곳 이어지는 2봉에서 7봉, 마등령, 멀리 울산 바위와 속초 동해안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뒤돌아 대청봉 쪽을 바라보니 아직도 정상엔 구름이 껴 있다.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일행에 떠밀려 2봉, 3봉, 4봉을 통과하는데 뾰족이 솟아오른 촛대바위가 시선을 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더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이어 마른 고목이 기울어진 터널 오르막을 올라 걸어가는데 우측 높은 암봉 꼭대기에 한두 명의 사람이 보인다. 어떻게 저곳에 사람이 있지? 궁금했었는데 역시 5봉(1,275m 봉) 꼭대기였다. 많은 사람이 암봉 주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몇 명이 바위를 타고 올라가고 있다. 그냥 갈까? 하다가 같이 온 사람이 배낭은 아래에 두고 한 번 올라가 보자고 한다. 다음은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위험하지만 무작정 올랐다. 오르고 나니 안 올랐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

우와~~~ 정말 멋지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5봉(1,275m 봉)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대청봉이나 신선봉에서 내려다보는 것보다 더 가깝고 선명하게 보인다. 동북쪽은 마등령, 울산바위, 동해, 서북쪽은 신선봉, 대청봉, 귀때기청봉 아래쪽은 천불동계곡으로 이어지는 무수한 암봉, 튀어나온 바위에서 환호하는 사람과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마구 담았다. 안 올랐으면 바로 발아래로 펼쳐지는 빼어난 풍경을 생생하게 담을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군지 몰라도 5봉 꼭대기 가장 좋은 위치에서 필자의 멋진 사진을 찍어주신 그분께 감사하고 싶다.

6봉을 거쳐 7봉도 힘들다. 마지막 구간 7봉을 통과하고 마등령을 오르다 곱게 물든 단풍과 7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감회가 새롭다. 마등령까지 마지막 오르막 구간도 만만치 않았다. 비선대로 향하는 길은 3.5km나 내리막길이지만 경사가 심하고 돌이 많아 역시 힘든 구간이다. 비선대 400m 남겨둔 지점 좌측 200m 올라간 바위에 금강굴이 있어 일행이 가보자고 한다. 힘이 떨어진 상태에서 다시 오르려니 별생각이 없었는데, 그곳에 생명수가 떨어진다기에 물도 없고 갈증이 심해 바로 올라갔다. 바위 속 작은 굴에 불상이 있고, 찾아오는 객들은 봉양함에 시주를 하고 소원을 빈다. 바위틈 한쪽 고인 물이 있어 양은 적었지만, 바가지로 떠 마시고 아래를 보니 천불동계곡으로 암봉이 즐비하게 솟아 있다. 아~~~ 가는 곳마다 절경을 볼 수 있으니,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었구나.

천불동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비선대를 거쳐 동해로 들어간다. 맑고 투명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땀으로 젖은 몸을 깨끗이 씻어주는 듯하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계곡 한쪽에 사람들이 들어가 손을 씻고 있었다. 필자는 갈증이 워낙 심해 한쪽으로 가서 깨끗한 물을 물병에 떠서 그냥 마셔버렸다. 피로가 솨 악~~~ 가시는듯하다. 여기서부터 평탄한 길이다. 3km 빠른 걸음으로 30분 정도 내려가니 신흥사가 나온다. 행락객들의 틈에 끼여 잠시 머물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곧바로 걸음을 재촉한다. 이윽고 차량 탑승지에 도착하니 오후 4시다.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님이 반겨준다. 난이도 최상의 험준한 산길 약 21km 장장 13시간을 걸었다. 장시간의 산행이었지만 그다지 피곤한 기색은 없다. 설악산의 빼어난 정기를 받아서일까? 몸도 개운, 마음도 개운, 필자로서도 정말 대단하고 멋진 산행이었다.

23.10.07

장계숙 2024-03-04 10:10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코앞에 멋진 산을 두고도... 아직 설악산 산행은 입구에서만 맴도네요. 동해에 살다 보니 무릉계곡이나 배틀바위,신선봉,초록봉 정도만 산행합니다. 그것도 버겁게 느껴지니 천성이 운동을 싫어하는 까닭 입니다.ㅠㅠ 좋은 정보를 알차게 펼쳐주시니 초행길에 좋은 공부가 될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산이 참 많습니다. 아파트 뒷편에도 산책 코스로 작은 동산이 있어 숲길을 걷는 즐거움은 자주 느끼며 삽니다. 함께 산에 오른 듯... 멋진 글을 감상하며 기분이 상쾌하고 맑아졌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하고픈 맘이 들것 같습니다.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즐거움으로 배람했습니다.

홍성기 2024-03-14 21:50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한영택 작가님 정말 땀을 쥐게하는 "설악산 종주1,2" 깊은 감동으로 잘 감상하였습니다 길고 긴 산행을 하실 수 있는 체력을 가지심에 먼저 박수와 함께 축하를 드립니다 시종일관 힘든 산행 과정을 상세히 잘 나타내 주셔서 제가 직접 산행을 하고 있는 착각이들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 주시고 더욱 더 건강하셔서 산행을 즐기시며 멋진 인생 살아가시길 기원드립니다 저의 서재를 찾아 주시고 격려의 글 남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한영택 2024-03-04 20:42	《Re》장계숙 님 , 네 시인님. 코앞에 두고도 좋은 줄 모르고 살아가는 게 인간입니다. 가까이 있는 것도 좋은 데 멀리서 좋은 것 찾으려 하는~~~??? 관심과 좋아하는 정도에 따라 가까이도 멀리도 다 涉獵할 거 같네요. 3~4시간 정도의 수월한 산행은 몰라도 단련되지 않는 사람이 설악산, 지리산 등 고봉의 장시간 산행을 감당하긴 어렵겠지요. 시인님 계시는 곳과 가까운 두타산 ‘무릉계곡’과 ‘베틀바위 산성 길’은 동해 비경으로 꼽히는 절경이지요. 22년 10월에 다녀온 적 있는데, 베틀바위 → 두타산성 → 12산성폭포 → 협곡마천루 → 쌍폭포 → 용추폭포 → 삼화사 → 무릉반석 → 매표소까지 총 7.5km 5시간을 했습니다. 협곡이라 난이도는 높은 편이죠. 작년엔 설악산과 지리산 종주를 다 했지요. 나이 먹을수록 어려우니까요? 지리산 34.9km 종주할 땐 일행 모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ㅎㅎㅎ 가족의 건강은 나의 행복, 자연과 함께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지요. 꽃피는 춘삼월 하시는 일에 기쁨과 행복이 함께하세요. 다녀가심에 감사드립니다.

한영택 2024-03-15 23:43	《Re》홍성기 님 , 홍성기 작가님 반갑습니다. 공감의 댓글 다녀가심에 감사드립니다. 젊은 시절 직장(은행)생활 할 때 직장 동호인들과 취미로 등산을 한 것에 재미를 붙여 다니게 되었지요. 지금은 자영업(택시)을 하니 건강도 챙길 겸 가끔 좋은 곳에만 골라 다닙니다. 산도 산마다 매력이 있어 특별한 곳을 찾아다니지요. 웬만한 산은 4~6시간 정도면 산행이 가능하지만, 설악산과 지리산 종주는 워낙 험준하고 장거리라 당일치기는 엄청난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이든 때가 있는 법 나이를 먹을수록 힘든 건 더 못할 거 같아, 이번에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작년 10월 작정하고 종주를 했습니다. 92년 직장 동호인들과 똑같은 코스(오색 > 공룡능선 > 설악동)를 힘들게 종주한 적 있지만, 난이도 상급 코스라 역시 그랬습니다.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옵니다. 열심히 활동하시는 작가님 좋은 작품으로 많은 사랑 받으시길 바라며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설악산 종주 (1편: 오색의 밤 대청봉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