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4-06-25 13:18

ㆍIP: 211.xxx.28

모기 유감,

모기 유감, 소운/박목철

필자는 인도에 대해서 부정적 선입견을 품고 있다.
아주 오래전 유명한 여행가(김찬삼씨)가 쓴 기행문을 읽으며 인도인은 염치없는 인종이란 생각을 하고 나서이다.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친절을 받더라도 미안하거나 고맙다는 생각보다는 세상 모든 물건은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누가 쓰든 무슨 상관이냐는 당당함을 넘어,
선행을 베풀 기회를 준 자신에게 오히려 감사하라는 몰염치함이 너무 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론 인도의 발전 어떻고 하는 말도 내 귀엔 들리지 않았다.

또, 인도에 관한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식인 호랑이에 관한 영상을 본 후 인도에 대한 인상이 더 나빠졌다.
호랑이가 촌락의 주민을 먹잇감으로 생각하고 사냥을 한다는 내용인데, 아예 그 마을을 자신의 먹이 영역(사냥터)으로 생각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에 분노를 느꼈다. 사람이 동물의 사냥감으로 존재하는 나라, 내 관념 속 인도는 그런 나라였다.

여름이 되니 모기가 극성을 부린다.
더운 여름에 문을 닫고 자기도 괴롭고(방충망이 있다 하나 소용이 없다.) 문을 열고 자면 모기떼의 습격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예전엔 모기향을 피우거나 하면 모기를 쫓을 수 있었지만 지금 모기향은 제구실을 못한다.
“중국제가 돼서 그런가?” “요즘 모기가 극성맞아졌나?” 투덜거리는 게 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이다.

문득 인도가 생각났다. 호랑이의 사냥터에 사는 불쌍한 사람들 말이다.
요즘 모기들은 아예 이동하지 않고 터 잡아 사는 듯하다. 겨울에 월동까지 한다지 않던가,
방구석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활동하기 좋은 시간(먹이가 곤히 잠든 새벽 시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피를 빨고 간다.
내방을 자신의 사냥터로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만만한 먹잇감이 나이고,
호랑이 먹잇감이라고 인도인 탓하던 내가 고작 모기의 사냥감이라니,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모기 이놈들 진화를 덜 한 것 아니냐고,
사실 삐 빨려 봐야 빈혈 될 일 없을 터인데, 심한 가려움으로 괴로움을 주지 않는다면,
거머리는 상대방이 아프지 않게 마취시켜 느끼지 못하게 하고 피를 빤다니 나름 예의는 지키는 신사이다.
모기란 놈은 빨갛게 붓는 것도 모자라 심하게 가렵기까지 하다니 공존이 어려운 해충 아닌가,
멋진 전원생활을 꿈꾸며 시골에 터 잡은 사람들도 모기 등쌀에 괴롭다 하니 어차피 모기와 한판 대결 피하기
어려운 일이고, 사람하고 싸워 이긴 생물은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았으니 모기의 앞날도 순탄할 리 없다.

텐트형 모기장을 구해 저녁마다 쳤다 폈다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방문을 다 열고 자니 편하긴 한데, 수시로 지퍼를 열고 기어나가야 하는 내 처지가 딱하기도 하다.
그 엄중한 방충망을 뚫고 어쩌다 모기가 들어오기도 하는 걸 보면 놈들 끈기도 대단하다.
그래 봤자 도망갈 데가 없어, 가려워서 잠에서 깬 내게 어김없이 잡힌다.
손바닥에 묻은 피를 보면 조그만 녀석이 참배가 크기도 하다. 손바닥의 피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녀석도 살고 나도 사는 공존의 틀은 없는 것인가?
이담에 부처님에게 꾸중 듣게 생겼다. 살생했다고, 그래도 가려운 걸 어쩌나? 모기야 같이 좀 살자,

앵앵!
소리가 먼저인지
가려운 게 먼저인지
잠이 깼다.
흐릿한 눈으로 보니
사이키 조명인가
모기, 보였다가 사라지게

난,
스프레이 더듬어 찾고
모기 눈치챘나 보다. 급한 날갯짓 보니
쫓는 나, 도주하는 녀석
힘들긴 마찬가지,

난 가렵고
모기는 살아야 하고
나마,
내가 덜 절박하다지만
모기야 잠 좀 자자,

김주선 2014-06-25 21:08	작가님 모기의 유감 잘 읽엇습니다 어쩌겠어요 꾸중을 들을 땐 들어도 살생을 피할길 없는걸요 ^^ 올여름 모기와의 전쟁을 철저하게 준비해야겠습니다 .^^

정찬열 2014-06-25 22:46	박목철 작가님 "모기의 유감"곱게 내리신글 잘 읽었습니다. 어쩌면 저보다 수천배 크고 뛰어난 지능을 가진 인간에게 도전하는 대단한놈이지요 하지만 모기없는 여름은 또웬지 .... 물리고 가려우심 모기약 스프레이 뿌려주면 거뜬하지요 모기 잘이겨내시고 즐거운 여름되세요

설연화 2014-06-26 09:54	도심지에서 살아서 그런지 모기도 예전보다는 더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름날 아파트 공원에라도 앉아 있고 싶은데 모기 때문에 나갈 생각자체를 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작년에는 저녁이면 아파트 공원 평상에 앉아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밤 늦게까지 노닥거리다가 들어오곤 했습니다. 여름에 모기가 없다면............ 참.....좋긴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무리겠지요? 올해도 또 모기와의 전쟁을 해봐야겠죠? 모기도 인간만큼 환경에 적응이 빠른 녀석들이라.... 모기향도 항상 성분이 다른 것으로 바꿔줘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인간이 한 수 위잖아요 그것에 위안을 삼고........ 올 여름도 공생공존 해야겠지요?

이순향 2014-06-26 21:00	콧딱지만한 모기가 작가님을 괴롭히는군요....ㅎ.....여름 잘 나시길 바랍니다...모기 꼭 박멸하고 주무세요....ㅎ

박목철 2014-06-27 09:35	《Re》김주선 님 , 시인님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꾸중은 듣더라도 모기 참을 수 없습니다. 시인님 께서도 한여름 평안히 지나시길 바랄게요,

박목철 2014-06-27 09:37	《Re》정찬열 님 , 피 좀 빨아도, 가렵게 하지만 않으면 참겠는데, 참 공존이 어렵습니다. 모기도 다 생존의 이유는 있겠지요? 물고 물리고 살아야 겠습니다. 시인님 좋은 날 되십시요,

박목철 2014-06-27 09:40	《Re》설연화 님 , 시인님의 따뜻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시골집이나 딸집에 가도 야외 활동이 어렵습니다. 적당히 한두군데 물리고 말면, 하지만 놈들 악착 떨더군요, 시인님, 더운 여름 행복만 가득한 시간 되십시요,

박목철 2014-06-27 09:41	《Re》이순향 님 , 감사합니다. 시인님께서도 여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인철 2014-06-27 12:05	박목철 작가님! 어차피 모기도 생명이니 대화와 타협으로 이 무더운 여름을 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시원한 글에 잠시 머무르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멋진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

유병언과 미녀 경호원,

복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