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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4-26 20:19
ㆍIP: 223.xxx.199
잔혹한 전쟁이야기
#잔혹한슬픔의이야기-전쟁    7

       권영심 ( 2022 , 4 , 26 )

병자호란,한강토의 치욕과 고통  3

성난 파도처럼 몰려오는 청군의 더러운
능욕을 피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가서
몸을 던지고, 절벽에서 그대로 추락한
우리의 여인들은, 갓난 아이들을 수습할
틈도 가지지 못 했다.  엄마를 잃은 아기
들은 집에서 기어나오다가 청군의 발길
에 밟혀서 배가 터져 죽고 머리통이 짓 이겨 죽은 시신들이 섬의 곳곳에 낙화한
꽃처럼 처참했다 .  강화도민들의 원망 과 통곡은 하늘과 땅을 울렸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피눈물을 쏟으며 포로가 되어
이국 만리로 끌려 갔다.  걸음을 잘 걷지 못 하는 노인들을 새끼줄로 엮어 갯펄 에 앉힌 채로 한꺼번에 몇 명씩 마구 목 을 날렸다.  그렇게 원한의 검붉은 피가 백사장에 스며들었고 강화도는 귀신조 차 피하는 죽음의 섬이 되었다.
강화를 지키라고 보낸 김경징은 단 한
번의 대응도 하지않고 재산을 챙겨 도주
했는데 할머니,아내와 며느리까지 자진
하게 만들었다.  

후일을 기약하기 위해서억지 열녀를 만든 것이다.   그는 결국 사형을 당했으
나 강화도민들의 깊고도 깊은 원한은 갯
펄에 검붉은 풀로 피어났으니 사람들은
그 풀을 경징이풀이라고 부르면서 짓밟
으며 통곡을 했다고 한다   그 때 남한산
성으로 피신한 인조의 사정도 처절하기
는 마찬가지였다.   훈련대장 신경진,
어영대장 이서, 어영부사 원두표,수어사
이시백 등이 13000여명의 군병으로 성
을 지키고 있었다  인조는 8도에 교서를
내려 군사를 모집하게 하고 명나라에 원
조를 청했다   그 당시 성 안의 군량은
23800여석이 있었는데 오십여일을 버
틸 수 있는 양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청군은 남한산성을 에워싸고 봉
쇄에 들어갔고 성 안의 사람들은 전투는
없었으나 혹한과 공포에 휩쌓였다.

포위 상태에서 군량미는 빠르게 소비되
고 산성 안의 백성들은 비참한 지경으로
빠져 들었다.   어이없게도 인조와 조정
관리들은 전국에서 일어난 의병들이 군
사와 합류해서 길을 열어줄 것을 바랐
다.  그러나 산발적으로 일어난 전투는
흐지부지 흩어지고 무력한 공방전이 되
기 일쑤였다.   조선이 너무나 기대했던
명의 지원군은 풍랑으로 인해 되돌아갔
고 계속 증강 된 청군은 십만여명에
이르렀다.   성 안의 조정은 강경파와 유
화파로 갈리었으나 그 어떤 것도 절망적
인 상황을 타개할 수가 없었다.  청태종
은 드디어 다음 해 초 , 남한산성 아래의
탄천에 십이만 대군을 집결시켰다.
20일에 인조가 직접 나와 항복의 절차
를 밟을 것을 요구했고 그 상황에서 강
화도의 비극이 전해졌다.   결국 인조는
항복을 결심했고 1월 30일 삼전도로
나와서 청태종에게 굴욕의 항복 의식을
행했다.

항복의 조건은 정묘호란 때와는 비할 수
도 없이 가혹했으며 이후 조선은 청에게
조공을 바치는 속국으로 전락했다.
그 무엇보다 기막히고 처절한 것은 항복
이후 청으로 끌려간 오십만 여명의 조선
포로들이었다 .   청은 포로들을 귀족에
서 부터 일반 병사들에게도 나누어주어
노예로 삼게 했는데 속환이 열린 곳은
심양이었다.   속환은 공속과 사속이 있
었는데 공속은 나라에서 그 몸값을 치루
고 데려오는 것이었고 사속은 개인이 직
접 치루는 것이었다.   조정에서는 속환
사를 파견하여 심양에서 속환시를 열어
몸값을 흥정했으나 너무나 엄청난 몸값
에 속환은 쉽지 않았다.  3차에 걸린 속
환시에서 성사되어 돌아온 사람은 불과 2000여명 뿐이었다고 하니 그저 기막
힐 따름이다.

조선인들은 체격이 강건하고 영특한 사
람들이 많았고 여인들 또한 출중한 인
물이 많아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고 한다.  결국 돌아오지 못한 많은 피로
인들은 세월이 흘러 만주 등지에서 정착
했다.  오십여만명 중에도 돌아온 사람
은 수 천 명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중에
여인들은 화냥년이 되어 버렸다.
환향녀에서 비롯된 화냥년이란 말은 지
금도 여인에게 가장 잔인한 욕이 된다
그 여인들이 조선에 들어와서 낳은 아이
들은 호로새끼가 되었다.  사대부의 나
라 조선은 그런 사람들을 절대로 받아
들이지 않았고 구제해주지 않았다.
인조는 청태종 앞에 머리를 박고 무릎 을 꿇는 치욕으로 끝났으나 백성들의
잔혹한 비극은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그것이 전쟁의 진실이다.  그래서 이 시
대에도 미친 지도자들은 끊임없이 전쟁
을 일으킨다.  처참한 지옥으로 던져지
는 백성들의 비극을 절대로 모르기에
말이다.  현재 이 시간에도 우리는 그런
전쟁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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