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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규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환규
ㆍ작성일	2023-12-06 15:37

ㆍIP: 106.xxx.57

감나무가 있는 마당

글/ 이환규

이제 좀 나아졌다고 가난한 신혼 생활로 출발을 했던 시절을 잊었나 보다.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기억하기 싫은 이등병의 군 생활도 힘들었던 때는 잊어 버리고 짧았던 병장 시절만 생각난다고 하지 않는가!

달동네 미로길을 구비구비 돌고돌아 올라가면 낡은 스레트 지붕에 부엌딸린 단칸방 하나, 연탄 보일러 곤로하나 놓고 월세내며 살았던 시절 마당에는 감나무와 재래식 화장실이 있었다.

한참 산업화가 시작된 70년대 상경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러했을까? 세월이 지났것만 나도 별반 다르지 않게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지금 뒤돌아 보면 그때도 생활은 어려웠지만 이웃간의 끈끈한 정은 있었던거 같다.옆집에는 청소부 부부가 애둘을 데리고 단칸방에 살았고, 그옆방은 교도관이, 또옆방은 길에서 막도장을 파주는 아저씨가 살았다.참 다양한 직업을 가진 어려운 사람들이 어울려 살았던 지난시절의 소중했던 날들이다.

그런집에서 어린부부가 애키우며 힘들게 사는데 옆집 아줌마는 어렵게 사는것을 체험해서인지 한겨울 손이 떨어질 정도로 시려운 물에 주저없이 손을 넣어 천으로 된 기저귀도 빨아주었다.지금처럼 세탁기는 언감생시 구경도 못했고 짤순이 라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가 쓸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이것저것 챙겨주며 참 많은 도움을 줬는데 달동네를 벗어나 다른 월세방으로 이사를 하면서 소식이 끊겼다.

가진게 없던 사람은 유독 정이 많았던거 같다.없으니 서로 알아보고 돕는데 아끼지 않았으며 가진자는 오히려 베푸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뭔가 끈끈하면서도 서로 의지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있는자는 더이상 가질것이 없을만도 한데 끝없이 욕심을 부리고 없는자는 가질수 있는 꿈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그자리는 재개발로 콘크리트 아파트가 자리잡고 있지만 그때 그집 마당의 감나무 그리고 몇가구 세들어 살았던 사람들의 따스한 정이 새삼 그립게 생각난다

황영칠

2023-12-07 10:21

존경하는 이환규 작가님
70년대에 서울에 오셨군요.
당시에는 대부분이 버스에서 내려서
한참을 꼬불꼬불한 달동네를 숨차게 올라가면
아랫부분은 삭아서 덜렁덜렁 거리는 대문이 달린
스레트 벽돌 집에 대문 옆에는 푸세식 화장실이 있고
안마당에는 방 마다 셋방 아주머니들이 툇마루에 놓인
찬장과 툇마루 아래 연탄불에 아침 밥을 하는 아주머니들
달동네의 모습을 작가님도 참 잘 그려내셨습니다.

작가님도 이제 작가 동네에 별장을 지으셨군요.
오시기를 참 잘 하셨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 드립니다.

저도 70년부터 시골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70년대 말기에 서울로 발령을 받고 총각 때
달동네 생활을 했지요.
작가님의 작품을 통하여 지난날을 회상해 봤습니디
.당시 상황을 그림처럼 잘 묘사하셨습다
고맙습니다


이환규	바쁘신 가운데 불구하고 짬을 내어 찾아 주셨네요 늘 감사한 마음 담고 있습니다	12/7 16:28

장계숙

2023-12-08 11:17

세월따라 잃어버린 것이 많습니다.
시대의 속도를 버텨내지 못 하고
저마다 문 닫고.. 귀 막고...눈 감습니다.
달동네 드라마도 모두가 삶의 훈훈한 정을 느끼며
재밌게 봤는데 이젠 그런 드라마 조차 없습니다.
어렵던 시절엔 삶이 고달파도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지금은 잔뜩 끌어안고도 웃음을 잃었네요.
공감의 글 감사히 다녀갑니다.


이환규	안녕하시지요? 지금은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퇴색하여 층간소음 등 이웃원수가 돼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이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네요	12/8 17:03

염경희

2023-12-09 14:20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도 그런 시절을 살았습니다
종가집이었지만 부유하지 못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시골이라 만 원 짜리 셋방부터 50만 원. 100만 원 짜리 전세로 늘려가는 길이 참 힘들었고
그것도 잠시 시집 식구와 합쳐서 큰 살림 하느라 고생 꾀나 했지요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그래도 그 때는 동네 사람들 간 정이 깊었는데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 줄도 몰라 가끔 같은 층에서 내리면
섬찟해서 머뭇거리게 됩니다
많이 무서워요

공감 주신 글 잘 배람하며 주말을 보냅니다
오늘 남은 시간도 행복으로 채워 가세요


이환규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12/10 15:46

어느 여름날의 악몽

아내의 빈자리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6	연골주사	4	이환규	2024-02-01

5	어느 여름날의 악몽	8	이환규	2024-01-01

4	감나무가 있는 마당	6	이환규	2023-12-06

3	아내의 빈자리	6	이환규	2023-11-22

2	출근길 생각	4	이환규	2023-10-16

1	환영합니다		poemmusic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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