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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용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태원용
ㆍ작성일	2024-02-16 15:54

ㆍIP: 125.xxx.89

인제 자작나무숲속을 걸었다

동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기대 이상의 풍광에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사방을 둘러보니 빼곡한 하얀 자작나무가 숲을 이루었다.
회색 하늘 아래 순백이다.
숲의 요정이 나올 것만 같았다.

자작나무숲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만히 서서 주위를 둘러보니 신비롭기까지 했다.
수채화나 유화로 그리면 어떻게 표현될까?
나는 카메라에 담았다.

설국이 인상 깊었던 "나니아 연대기"가 떠올랐다.
초록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와 하얀 나무껍질이 일어남을 보니 우리네 인생 같았다.
나무 기둥을 쓰다듬으니 매끄럽고 거칠었다.

벗겨진 수피가 종이처럼 얇아서 불에 잘 붙는다.
고대 종이로 사용하였던 파피루스가 생각났다.
자작나무로 만든 인디언 집에서 캠핑하고 싶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진한향이 나는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샹송을 듣고 싶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니 영화 '닥터 지바고'의 설경 속의 자작나무가 생각났다.
주제곡인 "라라의 테마"가 들리는 듯했다.
시베리아 횡단 기차 안에서 창밖으로 스쳐 지나간 자작나무가 떠올랐다.
노르웨이에서 추워보였던 자작나무도 생각났다.

이곳은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이다.
우리나라 최대 자작나무숲으로 이루어진 군락지다.
원래는 소나무군락지였는데 솔잎흑파리가 확산하여 벌목하고 그 자리에 산림청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자작나무를 심었다.
여의도 면적의 6배로 7만 평 규모다.
1974년부터 1995년까지 70만 그루를 조림했다.
2012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였으며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유명해졌다.

주차장에는 차가 많이 주차되었다.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주차비와 입장료가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
동절기는 2시 전까지 입산해야 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다.
3월과 4월은 산불방지 기간으로 탐방할 수 없다.
산책 코스는 7코스가 있는데 코로나 19로 폐쇄되어 한 곳만 개방되었다.
자작나무숲까지 3.2km, 왕복 6.4km로 3시간 넘게 걸렸다.

임도여서 차가 다닐 정도로 넓었다.
초입부터 자작나무가 곳곳에 보여 반가웠다.
계곡에는 얼음이 작품을 만들었다.
다른 지역에는 비가 내리고 있지만, 이곳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하늘은 회색빛이다.
파란 하늘이었더라면 좋았겠지만 분위기 만큼은 최고였다.
흙길이 좋아 따뜻한 날에 오면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산을 음미하며 맨발 걷기를 해보고 싶었다.

자작나무숲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내려오면서 확인하니 해발 고도가 630m다.

벤치에서 쉬어가며 숨을 고르며 천천히 걸었다.

치유의 숲속에 조금 더 머물며 천천히 걷고 싶다.
그때는 오늘보다 힘들지 않기를 희망한다.
파릇파릇한 새순이 솟아나는 봄, 초록 잎이 무성한 여름, 노란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 눈 내린 하얀 겨울.
자작나무숲은 계절마다 아름다운 색을 보여주어 힐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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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정조대왕의 꿈		태원용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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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제 자작나무숲속을 걸었다		태원용	2024-02-16

5	걷기 예찬	2	태원용	2024-02-05

4	청암사에서 태극권 승단시험을 쳤다		태원용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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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영합니다	3	poemmusic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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