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이성진
ㆍ작성일	2017-11-14 10:44

ㆍIP: 110.xxx.129

스위스 루체른에서

스위스 루체른에서
이성진

베네치아를 거쳐 밤늦은 시간 베로나에 도착했다
영화 Letters to Juliet (줄리엣의 편지) 덕분에 더욱
유명해진 도시 베로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애틋하여 관광객들 발길 무수히
이어지나 아쉽게도 나에게 배로나를 돌아볼 시간은 허락되지
않았다

검투사들 피로 물든 아레나 경기장은 로마 콜로세움
원형경기장 못지않은 건축물이지만 마음속으로 되뇔 뿐
시간이 없는 나에게는 모두 기억 속 건축물로 남겨두고
오직 스위스 루체른으로 가기 위한 하룻밤 숙박지 일 뿐
아쉬움은 접어 두기로 한다

그렇더라도 못내 아쉬운 생각에 주변 산책을 하는데
배불러오는 반달이 가로등 낮은 불빛과 함께 고즈넉한
거리 풍경을 더욱 애잔하게 만든다

마로니에 노란 잎새가 가을임을 증명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는 철없는 장미가 가을밤에 더욱 쓸쓸하다

밤은 깊어 기어이 새벽은 오고 아쉬움 가득 찬
베로나를 뒤로하고 아침을 먹는 둥 마는둥 밀라노를
거쳐 네시간을 달려 알프스 한가운데 위치한
스위스 루체른을 찾았다

스위스에는 수많은 호수가 있지만,
루체른 호수가 가장 압권이다. 베토벤 월광 소나타에 나오는
달빛에 비치는 호수가 바로 루체른 호수다

스위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알프스 깊숙히 자리한
루체른 호수와 주변의 아름다운 볼거리는 차고 넘친다

로마 스페인 계단에서 만났던 오드리 햅번이
처음 결혼한 장소가 루체른의 뷔르겐스톡에 있는
작은 성당인데 이곳은 소피아 로렌이 결혼식을
올리면서 더욱 유명해졌다는데 이를 아는 이 얼마나 될까

우아한 백조가 가을 햇살에 더욱 눈부시게 빛나고
외륜선이 잔잔한 호수를 미끄러지듯 떠가는데
고목이 된 마로니에 나무 아래 벤치는 젊은 연인들
사랑놀이 받아내기에 숨이 가쁘다

행여 첫 키스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호수 변 카페거리를 찾든지 아니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리 카펠교를 걸으며
못다 한 사랑 나눈다 한들 누가 말리겠는가

중세의 모습 곳곳에 남아있는 루체른은 죽기 전에
꼭 한번 찾아봐야 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 온 신혼부부 몇 쌍을 만났고
많은 관광객들도 만났다 더불어 루체른 대학교에 유학
온 대학생들까지 만났다 모두 즐거운 곳이 되길 바란다

하룻밤 보내기 아쉬워 루체른에서 이틀을 머물렀다
이튿날 아침 일찍 목가적인 시골 풍경을 지나
일 년 내내 눈으로 덮힌 티틸리스산을 찾았다

그림엽서에서 본 듯한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초원과
자작나무잎 노란 색깔이 티틸리스산 가는 내내 황홀하다

케이블카 힘을 빌려 까마득하게만 보이던 산을 오르니
온 사방이 흰 눈으로 덮혔고 도착해서도 눈이 내렸다.
올래 첫눈을 이곳에서 맞이했다

아래는 가을이 한참 무르익었는데 산 위는 한겨울 추위에
눈이 오고 있으니 알프스 속의 산들은 참으로 위대한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다 젊음이 허락한다면 등산을 하고
싶을 만큼 아름답기까지 하다

티틸리스산에서 가을과 겨울 동시에 접하고
다시 루체른 호수에서 멀지 않는 호프 공원 북쪽
작은 숲속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을 찾았는데

지구에서 가장 처절하게 죽어가는 사자의 모습을
자연석에 조각해 둔 빈사의 사자상
스위스 국민의 아픔이 절절하게 베어있는 조각상이다

알다시피 스위스도 한때는 매우 가난한 나라였고
가난을 탈피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베트남전쟁에
파병하여 달러를 번 것처럼 스위스도 각종 전쟁에
용병을 파견해서 나라 금고를 채웠다

빈사의 사자상은 그런 용병 중
프랑스혁명 당시인 1792년 8월 10일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머물고 있던 궁전을 지키다가
모두 전사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의 충성을 기리기 위해
세운것이다

스위스 용병들은 가난한 후손들을 위해 한 명도 도망가지
않고 목숨 걸고 본인들의 임무를 수행하다가 몰사했는데

덴마크 조각가 토르발센의 작품으로 1821년 독일 출신인
카스아호른에 의해 완성되었다

스위스 용병들을 상징하는 사자가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이하는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사자의 발아래에는 부르봉 왕가의
문장인 흰 백합의 방패와 스위스를 상징하는 방패가 조각되어있다.

마크 트웨인은 이 사자기념비를 "세계에서 가장 슬프고도 감동적인 바위"라고 묘사하였으며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숙연한
분위기가 흐른다.

지금도 스위스 용병은 가장 충성스러운 용병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로마 바티칸시티 광장에서 보는 군인들도 스위스용병들이 대부분이다

스위스도 이렇듯 잊지못할 아픔 속에서 국민들
단합 속에 부강한 나라 되었고 나아가영세중립국이면서도
20여만 명 군대를 유지하면서 유럽 연합에 속하지 않음에도
작지만 강한 독립된 나라를 유지하고 있으니 우리가 배울 점
한둘이 아니다

처절한 빈사의 사자상을 돌아보고 다시 루체른 호수로
돌아오니 가을비 추적추적 마로니에 가로수를 적시고
호수 변 카페에 하나둘 조명등이 켜진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애틋하게 추억 속에 살아날 루체른인데 꼭 다시 한번 오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온종일 백조 노니는 호수만 쳐다봐도 지겹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곳인데 남은 일정인 프랑스 파리를 향해 장거리
버스 이동에 나서야 하니 이쯤에서 루체른 호수와도 아쉬운
안녕을 해야겠다

어느 가을날
다시 올 것을 예감하며

20171028

김나현

2017-11-14 11:27

`이성진`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중세의 모습 곳곳에 남아있는 루체른은 죽기 전에
꼭 한번 찾아봐야 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시인님 아름다운 스위스 알프스 산맥
루체른 호수 마로니에 공원
너무 황홀하셨겠어요
티비로 보고 스위스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 였는데 부럽습니당~
이쯤 되니 시인님 직업?이 무엇일까
궁금증이 증폭 됩니다
오늘도 감사한 맘으로 스위스 배워갑니다
따뜻한 모닝커피 한잔 놓고 갑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이성진	김나현시인님 고맙습니다 발걸음 머물렀던 곳 함께하심에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이번에 찾은 유럽 3개국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인데 예상치도 못한날 그렇게 훌쩍 가게 되었습니다 짧은 일정탓에 제대로 속 깊이 볼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느낀바도 있었기에 보람도 있었습니다 제대로 계획하에 시인님들과 함께 다시 가 볼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합니다 문협행사때라도 찾아뵙고 저도 차 한잔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1/14 12:50

석옥자

2017-11-15 02:02

`이성진`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시인님! 안녕하세요?
가을이 가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려옵니다.
날씨도 추워지고 마음도 바빠집니다.
가을이 가고나면 겨울이 문틈으로
찾아오니 추위를 이겨 내시고 건강
챙기시고 행복한 나날 되십시요.
스위스 여행기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이성진	석옥자시인님 감사합니다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내일이 수능일이라 그런지 영락없는 겨울 몰이 입니다 계절의 변화는 틀림없고 한시절 동굴 파고 살아야하는 우리들 살림살이 힘겨운 버티기 시작된듯 합니다 잘 견뎌내시고 건필 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11/15 07:42

김기전

2017-11-15 10:03

`이성진`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성진 시인님 스위스 루체른에서~
고운 시향에 마음 한자락 내려놓고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조금 추우니까 따듯하게 입고 나가야겠습니다
주위 분들이 겨울이 오기 전에 여행을
많이들 가시네요 떠나는 가을이 아쉬운
요즘입니다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향필하십시요


이성진	김기전시인님감사합니다 어제는 지진 때문에 많이 놀라셨죠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명확해 진듯 합니다 날씨도 많이 추워졌습니다 건강유의 하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11/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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