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0-03-14 06:57

ㆍIP: 110.xxx.89

페이스메이커 1(사천)

페이스메이커 1(사천)

한영택

태풍 ‘솔릭’으로 전날까지 비가 왔기에 이번 대회에선 제대로 노을 구경은 못 할 것이라 여겼다. 간간이 비치는 햇살에 은근히 기대감도 있었지만, 경남지역으로 들어서자 점점 짙게 드리워지는 구름은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오후 3시 30분경 진주 톨게이트를 지나 진주대로를 타고 사천시로 접어드는데 우두둑 쏴아아 비바람이 차창을 때린다. 이이고 큰일이네, 노을은커녕 오늘 비 쫄쫄 맞고 달려야겠는데 하고 은근히 걱정하는 찰나, 감독님 왈 ‘차편이 일찍 조달되었으면 항공우주박물관 관람하고 경기에 참여하려 했는데, 시간이 늦어 대포항 가서 전어회나 먹고 가자.’ 한다. 시간이 오후 3시 30분 아직 여유가 있어 대포항 어촌횟집에 들러 전어회 2접시 시켜 맛을 보는데, 햐~~~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 경기 직전 음식 섭취가 부담될까 조심스러웠지만, 잘근잘근 씹히는 맛에 단맛이 졸졸 흘러내린다. ‘가을 전어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라.

비는 그쳤지만 구름 사이로 살짝살짝 비치는 햇볕은 따갑기만 하고, 높은 습도에 땀은 줄줄 왜 그리 많이 나는지? 경기 시작 신호와 함께 풀코스 은진이 보내고, 하프에 이어 10km 채환, 수아, 성군이 출발선에 있는데, 감독님은 성군이에게 달아 줄 풍선을 그제야 가져와 달아주니 곧바로 5, 4, 3, 2, 1 출발! 신호가 떨어졌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동시 출발하기에 혹 틈에 끼어 다치기라도 할까 봐 출발을 미룬다. ‘성군이 이제 가자’ 손을 잡고 출발선을 넘어서자 웬걸 다다다다~~~ 이러면 안 되는데? 초반 over pace 성군이 천천히 달려! 하고 잡으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달리더니 500m쯤 가서야 속도를 늦춘다.

‘초반에 over pace 하지 말랬잖아’ 이후 2km 지점까지 6분 속도로 보조를 맞추며 곧장 같이 달려간다. 사천만 해안도로 건너편엔 올망졸망 나지막한 산봉우리 길게 늘어지고 고요한 바다의 풍경이 아름답지만 희뿌연 구름에 갇혀버린 태양은 어두운 그림자만 가져올 뿐이었다. 날씨만 좀 좋았더라면 떨어지는 해 곱게 물들어가는 붉은 노을 볼 수 있었으련만, 아쉬워할 뿐 생각도 잠시 성군이 슬슬 처지기 시작한다.

아직 갈 길이 멀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잠자코 지켜보며 따라갈 뿐 아무 말도 못 한다. 3km 지점부터 급격히 속도가 느려지는데, 몸에 이상이라도 생긴 걸까? ‘성군이 괜찮아?’ 물어보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4km 지점 갈 무렵 뒤따르던 지영이가 달려와 “성군이 힘내”라며 같이 뛰려다가 안 되겠는지 먼저 앞서 가버린다. ‘성군이 힘들면 여기서 그만 돌아가자’ ‘아니요’ 은근히 걱정되었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 ‘반환점까지 얼마 남았어요?’‘조금만 가면 돼’ 이윽고 반환점을 돌아서자 아니 웬걸 갑자기 속력이 빨라진다. 아~~~ 이제부터 제대로 뛸 모양이네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지만, 얼마 못 가서 또 처지기 시작한다.

이젠 걸으려 하는데, 안 되겠다 ‘성군이 아저씨에게 업혀라’ 하고는 엎고 10m쯤 달려가는데, 다시 내려달라고 떼를 쓴다. ‘뛸 수 있나?’ 말이 없다. 그럼 천천히 가자. 앞서가는 사람마다 ‘이야 성군이 힘내라’는 격려의 말에 조금 밀어보지만 힘들게 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페이스메이커인 나도 조금은 지친 듯 더디게 뛰는 것도 힘이 든다. 근근이 7.5km 다다르자 호각 소리가 들린다. 감독님이 성군이 마중을 나와서 그런지 갑자기 빨리 뛰는데, 이번엔 발이 걸려 넘어졌다. 어쩌나? 다친 데는 없나? 하고 얼른 일으켜 세워주니 앞에 수아와 채환이가 뛰어와 뒤에서 응원하며 같이 달려주자 아무 일 없었듯이 빠르게 달린다. 골인 지점에 다다르자 다다다다~~~ 엄청 빠르게 달려 들어간다. 오늘은 나와 같이 골인하는 거야 다다다다~~~ 10km 1시간 7분 9초 이미 목표 시간은 물 건너갔지만 완주한 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경기를 마치고 성군이 옷을 갈아입힌 성군이 엄마 하는 말 아침에 우유를 먹은 것이 잘못되었는지 뛰는 중 배가 아파 똥을 싸서 옷을 다 버렸다고 하는데...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시상식이 끝난 후 최연소 마라토너 김성군 특별취재(경남일보 최창민 기자)를 했다. 다음 날 경남일보 스포츠 종합면에 성군이와 함께한 8명이 실린 방긋 웃는 모습들이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은 날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능력이 있다. 각자 주어진 과제에 최선을 다해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위대한 일은 작은 일부터 시작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사천노을마라톤대회 (18.08.25)

※ 최연소 마라토너 김성군 프로필 (19.04.12 현재) ※
김성군 (13.06.20 생, 만 5세) 신장: 103cm, 몸무게: 15.6kg
41번 대회 참가와 각종 언론 및 방송 출연; SBS 세상에 이런 일이(18.05.03), KBS 아침마당(18.07.13), Facebook 부산일보(17.10.28), 일요신문 (18.05.03), 영남일보 (18.05.14), SBS 영재발굴단 PD노트 (19.04.18),

군위삼국유사마라톤대회(17.10.14)를 시작으로 대구국제마라톤대회(19.04.07)까지 총 41번의 대회에 참가함. 이후에도 매월 열리는 대회마다 참가하고 있음. 대회 최고기록 5Km: 대가야마라톤대회(19.03.24) 24분 25초, 10Km: 울산인권마라톤대회(18.11.05) 49분 57초, 하프: 창원통일마라톤대회(18.11.18) 2시간 2분 48초

태릉선수촌에 가서 스포츠 전문 박사님께서 성군이 신체 근력 및 스피드. 지구력. 자세 등 모든 검사 실시 결과 현재 만 5세인 나이지만, 초등 5년(만11) 상위그룹 초등생들과 근육 및 실력이 같다는 결론을 받았음(19년 2월 중순), 서울 경기도 화성에서 이봉주선수와 4시간 동안 훈련 및 인터뷰도 함.

전병일

2020-03-14 07:45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성균이 와의 페이스메이크
만 5세의 나이에 대단한 이력을 가지고 있네요
5Km~하프까지 근육 및 신체근력 만11세 체력을 가지고 있다니 대단한 근력이네요
앞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화창한 휴일 아침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마라톤행사도 없을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건강관리 잘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한영택	전병일 작가님 잘 계시지요? 첫 출전 대회부터 줄 곳 감독님과 성군이 이모, 회원 중 1~2명이 번갈아 가며 페이스메이커를 해줬는데, 이번 사천대회(20번째)에서 제가 페이스메이커를 하게 되었습니다. 400m 운동장 25바퀴를 놀기 삼아 뛸 정도로 달리기를 즐기고 뛰는 자세가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 장거리 육상선수) 같이 선천적으로 타고난듯합니다. ‘코로나19’로 지구촌 곳곳에 고통이 큽니다 어려운 때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3/18 20:39

장선희

2020-03-14 10:46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한영택 작가님 마라톤 하실때 비가 그쳐서 다행입니다
제 생각은 마라톤은 뛰는 것보다
완주하는 목표에 큰 의미를 둔다고 생각을 합니다
끈기있게 완주하시려는 작가님의 의지를 존경합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건강하시길 바래봅니다

어린아이 5세의 마라톤 이력도 잘 보았습니다
한참을 성장해야 하는 아이가 참 대단한 일이네요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미래의 기록이 되는
큰 성과가 있을거 같아요
성장하는데에도 큰 도움 되구요
희망찬 이야기 잘 숙지해봅니다
건강한 주말 되세요.


한영택	장선희 작가님 잘 계시지요? 한파나 혹서기 또는 경기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면 관계없습니다. 5살짜리가 너무 무리하지 하는 게 아닌가? 할는지 몰라도 어릴 적부터 타고난 재능을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 (미스터 트롯 14세 정동원 군처럼). 싫다는 공부가 취미라는 사람이 있듯이 말입니다. 훗날 어떻게 성장할지는 몰라도 지켜볼 일입니다. ‘코로나19’로 지구촌 곳곳에 고통이 큽니다 어려운 때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3/18 20:54

신영애

2020-03-14 13:02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한영택작가님
안녕하세요..
성군이의 페이스메이커로서 함께하신
모습에 감동이 옵니다.
길을 나서는 누군가에게
옆에서 힘과 용기와 격려를 준다는것은
대단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라톤은 시간관리,시간단축
혹은 제시간에 도착해야 하는것도 있지만
포기하지않고 꾸준하게 달려서
완주하는것도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작가님과
최연소 성군이의 완주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영택	신영애 작가님 잘 계시지요? 젊은 회원 중 우수한 선수가 몇 명 있습니다. 지방대회 어느 곳이든 참석하면 꼭 입상권에 들지요. 아마 그들이 챙기는 상금도 짭짤할 겁니다. 전 자주 대회에 참석하진 못하지만, 가보고 싶은 곳 골라서 한 번씩 같이 가지요. 성군이 17년 10월부터 뛰기 시작해 1년 되었지요. 아직 어리고 해서 누군가 같이 뛰어줘야 안전하겠지요. 이번 대회에서 제가 성군이 페이스메이커로 뛰었는데, 졸지에 저도 스타가 되었답니다. ㅎㅎㅎ ‘코로나19’로 지구촌 곳곳에 고통이 큽니다 어려운 때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3/18 21:00

김상화

2020-03-14 23:18

한영택 작가님 반갑습니다.
코로나 19가 끄칠 줄를 모르고 온 세상에 퍼지고 있습니다.
서로서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 실정입니다
반가운 사람이 와도 반갑게 맞이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한영택 작가님
마라톤은 스포츠의 꽃이라 하지요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좋았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성군이와 페이스메이커를 함께하려고
때로는 업고 뛰기도 했습니다.
참 대단하시다는 칭찬을 하고 싶네요
작가님 코로나 19 늘 조심하기 바랍니다


한영택	김상화 작가님 잘 계시지요? 아직 어리기에 어른들 틈에 끼여 혼자서 뛰기는 무리겠지요? 마라톤을 하다 보면 각자 정해진 목표 의식에 혼자 열심히 뛰겠지만, 선수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목표달성을 하고부터는 즐달 해야겠습니다. 페이스메이커를 하려면 상대보다 훨씬 더 잘 뛰어야 가능하겠지요. 이때는 제가 성군이 보다 좀 나은 모양입니다. 업고 뛰려 했으니~~~ ㅎㅎㅎ 앞으로는 어떻게 될는지? ‘코로나19’로 지구촌 곳곳에 고통이 큽니다 어려운 때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3/18 21:08

정찬열

2020-03-15 16:36

한영택 작가님~
마라톤 대회 마다 빠지지 않고
참여하시나 보군요 대단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사천 페이스 메이커-1"에 일기가 고르지 못한데도
끝까지 완주하신 모습 대단하십니다.또한 최연소
마라토너 김성군의 어린나이에 장래가 촉망되는 군요
앞날이 밝은 성군 이 부디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제좀 수그러드는 우환COVID-19 소식에 한결 마음은
가벼워집니다. 작가님 께서도 건강에 유념하시고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고 편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한영택	정찬열 작가님 잘 계시지요? 할 수 있을 때 많이 다녀보자 입니다. 젊은 회원 중 우수한 선수가 몇 명 있어 각 지방으로 대회에 자주 가기 때문에 저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따라가게 되었답니다. 여행 삼아 운동도 하고 그곳 구경도 하고, 성군이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뛰게 된 것이 어쩜 저로서는 행운이고 멋진 경험이지요. 대회장을 찾을 때마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답니다. 잘 지도해서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라봅니다. ‘코로나19’로 지구촌 곳곳에 고통이 큽니다 어려운 때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3/18 21:15

정대수

2020-03-16 12:54

한영택 작가님 안녕하세요.
어린 성군이가 참 대단하군요.
장래에 큰 선수가 되겠습니다.
화이팅을 보내며
좋은 작품에 머물고 갑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힘들어 지는데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일들이 많아지시길 바랍니다.


한영택	정대수 작가님 잘 계시지요? 유능한 스승은 유능한 제자를 알아본다. 우연히 이모 따라 마라톤대회에 온 성군이 약 2km를 이모와 같이 뛰는 것이 시작이었답니다. 이를 본 감독이 타고난 재능이 있음을 알고 훈련 시켜 본 결과 각종 훈련과 대회에서 스스로 즐기면서 운동을 한답니다. 대회마다 주최 측에서 특별초청을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잘 키워나가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지구촌 곳곳에 고통이 큽니다 어려운 때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03.18>	3/18 21:20

페이스메이커 5(옥천)

JTBC 서울국제마라톤대회(서브-4 도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