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전선희
ㆍ작성일	2023-11-23 13:43

ㆍIP: 106.xxx.102

내가 만난 모든 풍경은 행복이었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인생사가 뜬구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루의 끝에서 침묵 속으로 또 한분이
한평생 살아왔던 삶의 흔적들을 모두 버리고 이름하나만 남겨놓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고
모든 것이 잘되길 염원했을
그 마음마저도 차마 가져가지 못하고
그렇게 훨훨 떠나가셨다

슬프고 외롭고 힘든 비움의 순간
애잔한 눈빛 처연한 모습으로
갈림길에 선 사람들의
임종을 지켜본 지도 야간 일을 겸하게 되면서 15년째가 되어간다

수많은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면서
숙연함과 초연함을 잃지 않는 나를 보며 지나온 과거를 들여다보거나 현재의 삶을 살피면서
꿈 많던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기억에 머무르기도 한다

언젠가는 나 또한 저 갈림길과 마주하는 순간이 오겠지 하는 생각에 가끔은 깊은 상념에 빠지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공수래공수거라는 깨달음에 공감을 가진 후론 세상일에 크게 욕심을 부린 적은 없는 것 같다

결혼 전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을 갖고 싶어 하는 형제에게 모두 주고
빈 몸으로 가는가 하면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가고 싶어 하는 형제가 전부를 가져가도 아무런 동요도 일지 않았다

학원과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많은 이들이 자녀의 원비를 1년씩 2년씩 주지 않았어도 염려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나도 내가 어디서 그런 마음이 일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내 것이라고 챙기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의 일상생활은 그리 녹녹지가 않았다 일욕심 이 많다기보다는
열심히 일을 해야 생활이 가능한 상황이라 그에 맞게 일을 하는 것뿐이었다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하는 일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힘들겠다며 걱정을 해주지만 예전에 비하면 그나마 지금은 편안한 생활로 접어든 것이다

30대에 어린이집과 학원을 운영할 때는 자녀들도 모두 어렸고
거기에다 전공을 바꾸어 학업도 계속 이어 갔으니 그야말로 밥 먹을 시간조차 없었던 지난날들이었다

아이를 낳을 때도
낳기 전날 밤늦은 시간까지
학원에서 수업을 하고 원생들
귀가를 시키고 뒷정리까지
마무리하고 나서 산기가 있어
새벽에 아이를 낳으러 병원으로 가고
일주일 동안 몸조리 한답시고 그때서야 비로소 집에서 쉬게 되는 공식적인 쉼의 시간을 가져보게 되는 것이었다
그마저도 일주일만 지나면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출근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4명의 아이 모두를 합쳐야
몸조리 기간이 한 달이 되는 셈이니
지금 생각하면 억울한 것 같기도 하고
그때의 내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디서 그런 억척이 생겼을까
왜 그렇게 까지 모질게 살았을까
강인했던 그때를 생각하며
내가 걸어가는 이 길에서
삶의 길을 되묻곤 한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내가 헤쳐 가야 하는 상황이니
이왕지사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매사에 감사함을 가지며 살아가자 하는 생각하나를 바꾸니 힘든 줄도 모르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묵묵히 걸어가는 강인한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내 삶의 모습을 지켜본 많은 이들이
몸이 건강하신가 봅니다 하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는 몸이 약한 딸 때문에 늘 걱정 이 많으셨다

학교 다닐 때 조회시간에는
자주 쓰러져 깨어나면 양호실이었고
아이들을 키울 때도
깨어나면 쳐다보는 눈망울들에 빙 둘러앉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엄마 쓰러지셨어요 하며 말을 해준다
그때서야 여기저기 만져보니
뒤통수에 커다란 혹불이 만져졌다
큰일 날 뻔했구나 하며 직감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아마도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잘 버텨내는 건 몸이 건강한 것보다는
내적인 정신력으로 잘 견뎌내는 것 같다
지금 바쁜 이 생활 들은
스쳐지나온 과거에 비하면
아이들도 모두 다 컸고 해보고 싶었던 공 끝나서 이제는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된 시기라 할 수 있겠다

빡빡한 생활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질 때면
한적한 호숫가도 거닐고
단풍 든 숲 속이나 아름드리나무들이 울창한 초원을 산책하며
예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때마다
감탄에 젖어 되뇌는 말은
지금 이곳이 천국이지
영혼이 가는 천국은 이곳보다 과연 더 좋을까 하는 혼자만의 중얼거림을 한다

어쩌면 나는 지금
내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
내가 만난 사계의 모든 풍경들은
나에게 많은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글을 쓸 때나 고즈넉한 풍경에 서있을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살아 있어서 아직은 살아가고 있어서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힘들었던 시간도
행복했던 만남들도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것도
아직은 살아 있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에 살아가면서 내가 만난 모든
풍경들은 행복이라 말하고 싶다

밤늦도록 서성이는 겨울의 그림자 속으로 사색의 밤이 깊어만 간다

염경희 2023-11-23 17:17	존경합니다 작가님! 지금이 황금기 맞으십니다 이제 조금 내려 놓으시고 나를위해 나만을 위한 시간적 여유로 건강 잘 챙기시면서 언제나 화통하게 웃어주시며 그렇게 익어가시길 바랍니다 세 편의 작품 읽으며 하는 일이 다를 뿐 억척같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저와 흡사합니다 이제 저도 저를 가둬 두지않고 풀어 놓으려합니다 새벽 5시 출근해서 종종거리다보면 일과가 끝나기 무섭게 졸음이 몰려들지만 또다른 목표를 세웠기에 정신줄 놓지않고 삽니다 작가님 아주 진솔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최미봉 2023-11-26 00:32	반갑습니다 열심히 살아오셨기에 모든 풍경이 행복이었다고 말을 남기실 수 있지 안나 나름대로 생각을 해 봅니다 느끼는 것이 남다르고 세상이 넓게 보이지 않는지요 ^^ 웃을 수도 있지만 시행착오도 알아가 듯 꽃이 좋아야 벌나비기 돋보이기도 한다는 순리에 푹 빠져 읽었어요 쉬엄쉬엄 하시면서 좋은 작가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황영칠 2023-12-01 08:55	존경하는 작가님 작가님의 서재에서 작가님이 살아오신 치열했던 삶을 간접 체험을 하면서 제가 살아온 지난날을 돌이켜봅니다 . 작가님께서 열심히 살아오신 만큼 더 행복하신 나날이 이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장선희 2023-12-13 11:49	전선희 작가님의 수필 속 작품에서 진실한 내용을 알아갑니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오신 지난 날 수고 많이 하신 보상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젠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응원드립니다.

이환규 2023-12-26 11:16	산다는 것은 겉으로는 웃을지라도 속으로는 울음을 참고 사는 경우도 있거니와 사람 마다 저 마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요 늘 웃음을 지을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항상 밝은 모습 얼굴로 지회 일을 살뜰이 살펴 주시고 크고 작은 일들을 겪음으로서 앞으로 지회를 이끌고 나감에 있어 큰 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최하정 2024-01-02 21:05	안녕하십니까 전선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12월에 등단하여 작가서제에 머물게되어 인사차 작가님의 멋진글에 들려 인사드립니다 감동적인 멋진글 배람하며 자주 뵈러 들어오겠습니다 좋은글 많이 집필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빛나는 네 개의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