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홍성기
ㆍ작성일	2024-03-13 04:48

ㆍIP: 180.xxx.252

아카시아, 꽃향기

홍 성 기

설렘 가득한 오월!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아파트 앞 ‘맨발 걷기’로 유명해진 금대산에 하얀 아카시아꽃들이 만발하였다. 꽃 냄새에 이끌려 오늘도 산에 오른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향기가 진동한 데 킁킁대며 아카시아꽃에 코를 가까이 대본다. 새롭게 핀 꽃들이 반갑고 옛 추억 속에 빠져들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그러니까 1960년대 초엔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이 땔감과 무분별한 벌목 등 일제 식민지하에서의 산림 훼손이 심각하여 많은 숲이 사라지고 벌거숭이산들로 변하였다.

나라에서는 ‘산림녹화 운동’을 한다며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을 동원, 빨리 자라고 생명력이 강한 일본이 본산인 리기다소나무, 유실수인 밤나무, 예쁜 꽃을 피우는 진달래 등 쉽게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꿀밭을 제공하는 아카시아 등을 황폐해진 산에다 부지런히 심었다. 특히 아카시아 씨와 각종 풀씨를 수집하여 열심히 뿌렸다. 그리고 각종 수목을 차에 싣고 와 하루 품삯을 나눠주며 심게도 했다.

나도 부모님을 따라 점심을 싸서 트럭에 몸을 싣고 낯선 산에 가 땀흘리며 열심히 심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산에는 푸르름이 짙어지고 벌거숭이산들이 점차 사라져 갔다. 그때는 불평도 하고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산림녹화에 일조한 것 같아 뿌듯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다.

아카시아는 몇 가지 특징과 고마운 점을 갖고 있다.
먼저 번식력이 좋아 웬만한 땅에서는 잘 생육하는 데 작은 씨 하나가 크게 자라면 키가 약 25m까지도 자란다. 그리고 뿌리혹박테리아로 무장한 콩과 식물이라 공중질소(空中窒素)를 고정(固定)시켜 황무지를 비옥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빛이 많이 들어야 잘 살 수 있는 나무여서 다른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은 침범하지 않는다. 그리고 풍부한 꿀밭을 가지고 있어 벌들을 생육시키며 우리나라 꿀 생산에 크게 기여하고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

잘 자란 아카시아는 습기에도 강하고 단단하여 온천의 천장재, 건축재, 농기구재, 포도주 통의 원료 등 폭넓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황폐한 토양에서도 뿌리를 잘 내리기 때문에 가뭄도 넉넉히 이겨낸다.
한편 꽃은 매혹적인 향기를 풍기지만 가지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있어 자신을 방어하기도 한다. 지금도 고향에 가서 산에 오르다 보면 어느새 훌쩍 자란 아카시아에 찔려 피가 난 경험도 있다. 그리고 꽃은 꿀을 품고 있어서 달콤하여 가난했던 시절 몇 송이 따 먹으면 좋은 간식거리도 되고, 배고플 때 따다가 튀겨서 먹기도 하였다.
또한 아카시아 열매는 긴 타원형의 납작한 꼬투리로 되어 있고 그 속에 5~10개 정도의 씨앗이 들어 있는데 10월경 꼬투리가 영글어 터지면 안에 있던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가 어느 곳에서든 잘 번식한다.
반면 아카시아에 대한 오해도 많이 있다. 번식력이 너무 강해 아카시아가 자라는 곳에서는 다른 식물이 살 수 없게 만들며 우리나라 자생 식물들을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한다고도 하는데 이것은 지나친 오해이다.

요즘 충청남도에서는 목재 자원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이용 가치가 높은 경제수종을 확대 조성하기 위해 경제림 육성단지 등에 많은 투자를 기울이고 있는데 그동안 우리 산야를 푸르게 가꾸어 준 외래종 리기다소나무나 아카시아들이 산을 너무 차지한다고 해서 벌목하고, 대신 그 자리에 낙엽송, 소나무, 편백 등 전략 수종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양봉업자들은 우리나라 꿀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아카시아가 사라지면 벌들도 사라지게 되고 농가의 소득도 줄게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오늘도 산에 오르니 아카시아 꽃향기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허기진 일꾼들처럼 꿀벌들이 어디서 날아 왔는지 윙윙거리며 이 꽃 저 꽃을 찾아 꿀을 달라 야단이다. 황폐했던 산야를 푸르게 가꾸어 주고, 봄이면 상큼한 꽃향기로 메마르고 거칠어진 정서를 잠시나마 숨 쉴 수 있도록 다독여 주며, 맛있는 꿀과 꽃향기로 건강까지 챙겨주는 고마운 나무 아카시아!

지금도 아카시아는 때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우리의 산야를 푸르게 지켜주고 해마다 오월이면 하얗게 꽃을 피워 그윽한 꽃향기를 풍기며 희미해져 가는 옛 추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그리고 삶의 새로운 활력소로 다가와 인생의 후반을 아카시아꽃처럼 향기 나게 가꾸어 보라고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감사한 오월의 아카시아, 그 향기.

염경희

2024-03-13 20:57

안녕하세요 홍성기 작가님!!!
우리나라처럼 산이 아름답고 울창한 곳은 없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푸른 산림이
마음마저 파랗게 해 줍니다.

저도 아카시아꽃을 참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왕관 만들어 쓰고 소꿉놀이 하던 때가
생각나 친구들이 생각나네요

아카시아 꿀은 향기가 남달라
꿀 중에 제일 사랑 받는 꿀이라고 합니다.
추억을 소환해서 잠시 쉬어갑니다
수고하셧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홍성기	존경하는 염경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귀한 걸음으로 저의 서재를 찾아 공감의 말씀으로 격려주시니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너무 좋아 옛 추억을 되살려 적어 보았 답니다 어느새 올림픽공원에도 산수유가 노랗게 꽃을 피워 놀러 오라 손짓 하는 이때 더욱 더 건강하시고 행복만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14 21:07

정연석

2024-03-14 11:44

존경하는 홍석기 작가 님
아카시아, 꽃 향기 글 잘 읽었습니다
아카시아는 잘 자라지만 산림을 해치는 면도 있어
지금은 거의 잘라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꽃 향기는 일품이지요
5월 아카시아 꽃 향기는 시인의 설레임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남쪽에서 부터 다가오는 꽃의 향기는
올 한해도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 같습니다
작가 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3월 16일 대전 행사에서 뵈어요


홍성기	존경하는 정연석 작가님 바쁘신 중에도 저의 서재를 찾아 귀한 말씀으로 격려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카시아는 산에 가면 너무 흔하게 보는 나무라 귀한 줄을 모르고 때로는 천대 받기도 하는 데 그 꽃향기는 우리의 가슴을 늘 설레게 해줍니다 작가님도 아카시아에 대한 많은 추억을 가진듯하여 마음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꽃들이 피어나는 봄이 되었네요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작가님의 앞날에도 꽃길만 이어지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14 21:17

황영칠

2024-03-14 16:25

존경하는 홍성기 작가님
자세라고 멋진 아카이아에 대한 글 잘 읽었습니다
당시에 산림 녹화 사업을 위하여 가을이면 아예 학생들이
하루 씩 잡아서 넷가에 있는 아카시아 숲에 가서 아카시아
싸를 땄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에 학교에서 퇴비가 되는 풀도 베어 오라고 해서
풀도 베다 나르고 땔감을 위하여 솔방울도 주워 갔던
가억이 납니다.
당시에 잔디 씨도 훑어다가 선생님께
내기도 했지요 박정희 대통령의 선지자 적 혜안에 감탄합니다
아주 짜임새 있는 수필 감동으로 읽었습니다


홍성기	존경하는 황영칠 작가님 항상 잊지 않으시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저의 서재를 찾아 와 주셔서 공감의 글로 격려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카시아에 대한 어릴 적 추억들이 우리 연배들 사이에는 거의 공통인것 같습니다 방학 과제물로 아카시아 씨앗을 받아 오게 하고 풀씨와 함께 벌거숭이 산에 갖다 심었던 일 등 아무튼 지금은 아카시아 덕분에 산이 많이 푸르러졌으며 여름이 되면 향기로운 꽃냄새로 온 산을 진동시키고 있으니 너무 좋습니다 봄 꽃들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이때 더욱 건강하시고 계획하신 모든 일들도 모두 이루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14 21:26

한영택

2024-03-14 18:29

홍성기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의 글을 보고 옛 시절을 소환해 봅니다.
온돌방 부엌 아궁이에 불 때던 시절엔 땔감을 구하러 산에 들에 많이 다녔습니다. 헐벗은 산 메꾸려 식목일엔 학교나 단체를 동원해 나무 심으러 다니기도 했지요. 아카시아 꽃향기가 좋았던 어린 시절은 시대의 흐름에 그 시절의 추억은 잊혀 갑니다. 아카시아 꽃향기 흩날리는 오월이면 만물이 푸른 생기를 더해갑니다. 좋은 시간 좋은 글 향 뿜어내는 계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카시아 꽃에 관한 작가님 글 잘 배람하였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세요.


홍성기	존경하는 한영택 작가님 저의 글을 통해 옛 시절을 소환 하셨다니 고맙습니다 지금 60~70대들이 초등학교 시절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하고자 산을 찾아 나무도 심고 풀씨를 많이 뿌렸지요 아무튼 그런 노력들로 지금은 우리 산들이 많이 푸르러 졌고 산에 가면 밤도 줍고 꽃향기도 맡고 할 수 있게 된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저의 서재를 찾아 주심에 감사드리며 더욱 더 건강하시고 앞으로 행복한 일들만 넘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14 21:34

장계숙

2024-03-21 09:49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예전 초등시절 학교 가꾸기에도...
길가 도로변에 코스모스 심기에도....
고사리 손으로 불려다니던 기억...
요즘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부역?을 많이 했지요 ㅎㅎ~
몇 년 전엔 아카시아 꽃차에 꽂혀서
산행길에 몰래 따다가 깨끗이 씻어 말려서
한동안 그 향기를 즐기곤 했습니다.
지난 세월을 소환해 주셔서
즐겁게 추억하며 소중한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작가님~


홍성기	존경하는 장계숙 시인님 귀한 걸음으로 저의 서재를 찾아 주셔서 공감해 주시며 격려해 주심에 고맙고 감사합니다 저는 아카시아꽃이 필 때면 어렸을 적 추억을 떠올리며 산에서 온종일 돗자리 깔고 놀다가 오기도 한답니다 봄꽃 만발한 이때, 좋은 추억 많이 남기시고 더욱 건강하시며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3/29 10:55

불쌍한 내 동생!

짝사랑 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