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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길선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길선
ㆍ작성일 2011-08-10 19:09
ㆍIP: 121.xxx.217
나무가 아닌 숲이 되어

나무가 아닌 숲이 되어

                       소암/이길선
 
오늘 아침 TV 방송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 금난새님께서 경북예술고등 학교를 방문하셨다.
학생들은 지휘자님의 지휘에 열심히 연주를 한다. 
그동안 연습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한 학생들을 마주하며 질문을 받는데..
그분은 여러 질의응답에서
결코 미소를 잃지 않는 그분의 얼굴에 잔주름이 가을 햇살처럼 곱다.
많은 대화 속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한마디가 있기에 이렇게 필 한다.
오케스트라 연주곡이 아무리 좋고 많은 연습을 거듭해도
들어주는 청취자의 그릇이 너무 작아 가끔씩 실망함이 사실이다.
우리는 클래식이라면 미리 걱정하고 거부하는
힘들게 얻어낸 입장권이 그 자리를 매김 하지 못 할 때 너무도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연주자들이 자기가 연습한 곡을 어느 분야의 사람들이 듣게 되는지를
파악조차 아니 하고 준비된 지정곡에 연주만을 열심 하는데, 실로 듣는 이들은 흥미를 느끼지 못함이다. 듣는 대상이 학생인지? 주부인지? 국가 원수인지?
그 분위기에 걸 맞는 곡을 선정해서 연주 할 때 공감대를 형성함이지 않겠느냐는
겸손을 겸비한 금난새님의 사뭇 진지함이 가슴에 닿는다,
학생들의 환호 속에서 금난새님의 의상이 너무도 인상적인데
내가 많이 좋아하는 녹색 줄무늬 남방샤스에 녹색 넥타이 코디는 만점이다.
아! 멋쟁이의 그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 하다. 연주 마무리에서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늘 나 하나가 한그루의 나무라고만 생각하고 앞으로만 나아가는데 너무도 이기적이지 않을까요?! "나무이기 전에 우린 숲이 되어야 한다는 그 꼬리 긴 여운은
하루를 마무리 하는 이 시간까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세계적으로 많은 음악가중 가장 좋아하는 분이 누구시냐는 질문에
그분은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 답하시고 내가 모차르트를 좋아 한다면
아마도 베토벤이 질투 할 것이라"는 유머의 대답으로 연주회의 막이 내린다.
양면성을 가진 인간사에 큰 교육이고 진정한 교훈이다.
우리는 각자 작은 숲을 만들고 살아가고 있음이다 작게는 가정이라는 숲을 이루고 크게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숲을 만들어 가는 것을 우리들은 인식할 필요가 있음이다.
찬 기운이 맴돌고 추위를 느낄 만큼 이미 가을은 무르익는데 아직도 어수선 하기만 한 것은 내 초심을 잃어버려 작은 잘못의 값을 치루며 살아남아 있음이다.
애절한 그리움을 뒤척이며 가끔은 주인의 허락도 없이 문득 나타나 두 손을 내미는 그리움은 또 다른 그리움을 낳고,
오늘 금난새님의 그 짧은 말 한마디에 내 전부를 걸어본다.
시월을 시작하는 오늘 의미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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