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전남혁
ㆍ작성일	2024-01-13 11:08

ㆍIP: 218.xxx.28

캐럴과 십 리 사이 외 두 편

캐럴과 십 리 사이

1차 세계대전, 맨정신이 무너진 참호전입니다. 독일군과
영국군이 이브 날 살육전 공방 치르다 잠깐 머뭇거렸나 봐요.

독일군 참호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캐럴이 울리고,
영국군도 그 곡으로 화답한 그 믿음이 참호를 빠져나와
서로 악수하며 술과 담배 나누고 이후부터 성탄절 하루
휴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칠십여 년 총성이 멈추었다지만, 버섯 모양의 공포와 돈으로
순백한 정신이 해체된 십 리 사이에 사람과 동물, 풀과 나무
티끌까지 비벼대며 13명의 아이가 질주하는 육로를 트고 뱃길이
트일 수 있게
“네가 먼저 평화의 노래를 부르면 내가 화답할게!”
또 하나의 믿음을 보고 싶습니다.

어쩌다 여행 3국

처음 내가
남은 곳간 일부를 짜내어 긴 하늘을 달렸다.

동승 없던 폐렴이 도착하자 발광 發狂하고
일정의 반 이상이 열광한 파리의 하늘 밑에 누웠다.

침탈의 루브르와 개선문은 화려하고 웅장했으나
물은 사 먹고, 파리의 화장실은 엉덩이가 비좁은데
조심하라 듣던 내 잠바 속 손전화가 괘씸한
빠히지양 것이 되고 말았다.

바르셀로나의 겨울 바다는 맑고 시리도록 파래서
맨발을 담가 보고, 예약된 좌석의 거리가 멀어
플라멩코의 열정은 당겨진 화면 보다 식었으나
죽은 뒤 칼로 빗어 살아난 하몽은 먹을 만해,
미로 속 시장 화장실은 1유로다.

나 한때 풋사과로 투둑 떨어져
세월 불충한 주름 조각하다가, 로마 집정관
흰 대리석상 앞에서 (전장을 휩쓸고 로마를 호령한
그와 마음의 악수 청하고 짧은 인사 나누려 했지만)
구경꾼들에게 떠밀려 눈동자가 연달아 되 구른다.

폼페이 최후 중에, 누운 엄마가 아이 어르다가
뜨거운 화산재에 석화된 운명이, 베수비오 화산은
프로게스테론이 없다.

도끼로 내려친 듯한 해안 절벽 위로 촘촘하게
들어선 포스타노의 주거지를 존 스타인벡이
비현실이라 했던가, 오금 저린 그 절벽 외길을
운전하다가 괄약근 조임의 한계로, 벼랑 끝머리
차 세우고 절벽 위 호텔로 들이닥쳤다.

뚜왈렛 플리즈! 뚜왈렛 플리즈! 다급해
토일렛 발음이 엉뚱한 말로 새어 나고 직원은
내 눈빛의 간절함을 가로채 손바닥 세워 가리켜,
웬일로 똥값은 받지 않는다.

호기심 많은 여행길
도드라진 것이 인상으로 남고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

꺾인 날개의 수선

가는 곳 닿는 것마다 원하든
내 것이 없어

신이 챙겨 준 무관심에
숱한 날 헤매다 그가
통곡하라 이른 적 없는데
늦은 자문에 불어 터진 눈물샘, 아직
솟구치고 있단 말인가

해진 구두 수선해 신고 그대와
걸을 수 있다면 윤이 나고
꿈만 꾸다 무너져 뒤덮은 어둠 속, 마음의
실낱 통로는 빛과 소리를 불러야 해

세 끼에 연연하다
더께 같은 아둔함을 벗겨 놓으니
등 날개 찢어져 있네
믿겠다 이르고 천사의 날개 얻고 싶어

닳아 꺾인 날개
그 날개로 잇대어 꿰매고
은하수 파종한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껍데기 알맹이 없는 기체라도
파란 비행 시작해야 해

최하정 2024-01-13 12:00	전남혁시인님 좋은 휴일 아침입니다 좋은 시간 되고계시죠 멋지게 집필하신 글 감동으로 감상합니다 총성과 전쟁 말로만도 참 소름이 끼치는 일입니다 요즘 같은 문명AI 시대에 있어서는 안될 전쟁도 계속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종종 TV에 전쟁 뉴스가 방영이되면 처참하기 짝이없습니다 참 가슴아픈 현실에 멍~해집니다 빨리 종결이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시인님 휴일 건강히 보내세요 감사드립니다.

고지영 2024-01-13 13:39	존경하는 전남혁 시인님의 곱디고운 주옥같은 시는 언제 보고 들어도 은헤롭고 향기롭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박희홍 2024-01-14 04:30	존경하는 전남혁 시인님 ‘캐럴과 십 리 사이 어쩌다 여행 3국 꺾인 날개의 수선’ 한 편. 한 편의 글꽃이 큰 의미를 느끼게 합니다. 고맙게 열독하고 갑니다. 많은 사람의 사랑 받으시길 빕니다. 지진이야 인간의 힘으론 도리가 없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지구상에서 전쟁은 종식되어야 하지만 인간의 탐욕아 사라지지 않은 한 지속되겠지요. 수십 년 전에 읽었던 루쉰의 ‘아Q정전’이라는 소설을 떠올려 봅니다. 휴일 즐겁고 유쾌 상쾌 통쾌하게 보내시고 더 강건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최이천 2024-01-14 05:13	존경하는 전남혁 시인님 세월이 달린다. 뒤볼새 없이 질주하며 날을 바꾼다. 벌써 1월 중순 뭘 했지 뒤통수 맞은 느낍니다 겨울 추위에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게 지내십시오 심연의 생각에서 잉태된 시인님의 시, 캐럴과 십 리 사이 칠십여 년 총성이 멈추었다지만, 버섯 모양의 공포와 돈으로 순백한 정신이 해체된 십 리에 사람과 동물, 풀과 나무, 티끌 까지 비벼대며 13인의 아이가 질주하는 육로를 트고 뱃길이 트일 수 있게 “네가 먼저 평화의 노래를 부르면 내가 화답할게!”라는 또 하나의 믿음을 보고 싶습니다. 곱게도 지은 시 감명 깊었습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장계숙 2024-01-14 15:11	소중한 글들을 감상했습니다. 생각이 일어날때 일체가 생기고 그 끝에 눌러앉은 생각..... 누군가 죽음으로 지나간 그 길을 우리가 보고 느끼며 살아가나 봅니다. 맹목적인 인생도 아름답다 느낍니다. 나이듦 탓인지 인생이 허무를 불러오니 치열한 삶의 이유가 때론 부질없다 싶어집니다. 인생 진의는 그저 살아가는 것 뿐이니... 빈 껍데기 지식의 강요와 허망한 사색이 그저 현실 불만의 진통제로 제 몫을 해주길 기대하며 오늘도 글을 씁니다. 훌륭한 글에 맘 꽂으며 오늘도 기쁜 맘으로 배독했습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주시길 소망합니다.

황영칠 2024-01-15 08:17	존경하는 전남혁 시인님 생사를 파리 목숨 보다 쉽게 날아가는 목숨을 건 전쟁터에서 적군과 아군이 평화의 메시지 케롤송을 들으며 평화를 찾는 멋진 모습이 우리 사회에 사라직를 기원합니다. 비록 총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 나라는 동서 간에 치열한 전쟁을 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이 전쟁은 닐ㅇ 갈수록 심각해 지는 현실에 아연실색하고 맙니다. 오늘 아침에 온 세계 뿐만 우리 나라 안에서도 강등 없는 사회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박외도 2024-01-15 09:57	비공개 글입니다.

민만규 2024-01-16 14:01	전남혁 시인님 오랜만에 서재에서 뵙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변산에 겨울도 여전하겠지요 요즘 바쁘게 사시나 봅니다 오랜만에 시인님의 주옥같은 시를 감상합니다 곱게 집필하신 옥고에 잠시 머물며 깊은 시향에 젖어봅니다 요즘 날씨가 봄날씨입니다 겨울이 직무태만 입니다 눈하고 놀 생각은 안하고 비하고 놀기만하니 말입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열어가시길요

서준석 2024-01-17 00:32	존경하는 전남혁 시인님 오랫동안 찾아뵈지 못했습니다. 뜻깊게 지필하신 케럴과 십 리 사이 외 두 편 감사히 배람합니다. 복많이 받으시고 날마다 웃는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염경희 2024-01-20 22:23	오랜만이십니다 안녕하세요 시인님!!! 비가 밤새 내릴기세입니다 기온이 떨러진답니다 안전에 유의하시고 늘 향필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고운 밤 되세요

김정윤 2024-01-28 14:41	존경하는 전남혁 시인님! 안녕하세요 꼬리를 물고 달리던 해맞이 차량의 행렬이 어제 같은데 어느새 1월은 마지막 주말을 맞습니다 이제 곧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이 다가 오고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다는 말을 실감 하면서 허둥지둥 살다보니 아무것도 한것이 없이 그렇게 한해는 저만치 멀리 가버렸습니다 1월의 마지막 주말 시인님의 서재를 찾아 곱게 지피신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추운 날씨 항상 건강 조심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교통사고 외 두 편

연이의 운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