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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안선희 문학서재

ㆍ작성자	안선희
ㆍ작성일	2015-07-31 20:27

ㆍIP: 124.xxx.30

벙어리

벙어리 / 안선희

할머니는 소녀시절 민며느리로 팔려와 딸 하나 아들 하나 낳고
출가한 남편 기다리다가 풍에 맞아 벙어리 되셨네
어머니 품에는 줄줄이 젖먹이 동생이 있어 나는 할머니 방에서 자랐지
거울 앞에 앉아 혼자 이야기하는 나를 할머니는 끊임없이 바라보셨네

우리 집에는 다섯 살짜리 푸들이 살고 있지
몸집이 작아 수의사는 하나님의 은총이라 불렀는데
우렁차게 짖어서 아파트에는 경고장이 나붙었지
하는 수 없이 수의사는 푸들의 성대를 제거하였네

할머니 유품 태울 적에 민트색 카디건 하나 숨겼네
독방을 쓰게 된 나는 이따금 할머니 카디건을 꺼내입곤 하였지
오랫동안 내 모든 행동 뒤쫓던 눈길 사라지고
어느덧 나도 가족의 귀가를 기다리는 여인이 되었네

우리 집에는 말할 수 없는 푸들이 살고 있지
여러 날 동안 제 목소리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체념에서 비롯된 평화를 얻고
푸들은 끊임없이 타인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네

김보규

2015-07-31 20:51

`안선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어쩔수 없이 현실을 택한 아픔을 봅니다
성대 잃은 푸들의 체념과 함께 온 평화가
왜 이리 가슴 싸한지 먹먹한 저녁을 맞습니다

푸들을 보며 한 여자의 일생이 맞물려 비켜감이
애절하기도 합니다. 살다보니, 때론 내 자아의
목소리가 낮아지거나 없어질 때 오는 공존과 평화를
보기도 합니다. 아프지만 멋진 시향에 축복을 기원합니다
5살된 푸들과 함께요~ 고운밤 보내세요, 안선희 시인님,^^


안선희	김보규 시인님. 참고 인내하며 살았던 할머니 시절의 여인네들 딱하기도 하고 왠지 측은해서 할머니가 더욱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듯하네요^^	9/1 14:03

김경렬

2015-07-31 20:54

`안선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내 모든행동 뒤쫒던눈길 사라지고
나도 가족의 귀가를 기다리는 여인이 되었네
할머니와 푸들과 나를 잔잔하게내리신 시향에마음이 애잔해 옵니다.
날이 너무 무덥습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안선희	김경렬 시인님. 할머니와 푸들을 비교했다면 하늘나라 계신 할머니가 노하실까요? 멋진 가을 되시길 바랍니다.	9/1 14:03

배정이

2015-07-31 21:44

`안선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안선희 시인님,
가슴 아픈 벙어리에
지금 저 혼자만이 끙끙 앓고 있는
제 마음도 같이 묻어가봅니다.
시인님, 행복하고 시원한 8월 되세요.^^


안선희	배정이 시인님. 혼자 끙끙 앓는 시인님의 모습이 왜 상상 되는 것인지요? 여인의 한숨과 가슴앓이는 인생의 공통분가인가 봐여. 행복한 구월 되시길요^^	9/1 14:06

강기영

2015-07-31 21:58

가슴 한 켠이 시려오는 아린 시향에
한참을 서성거립니다~~~
7월의 마지막 밤~~
편안한 시간 보내시고, 8월도 희망속에 맞이하세요


안선희	강기영 시인님. 저의 아린 시향에 서성거리시는 시인님. 이제 7월도 8월도 아닌 9월이 되었답니다. 멋진 계절 되시길 빕니다.	9/1 14:06

박정근

2015-08-01 07:32

우리 집에는 말할 수 없는 푸들이 살고 있지
여러 날 동안 제 목소리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체념에서 비롯된 평화를 얻고...,
실로 가늠하기 어려운 체념의 평화.
내리신 깊은 시향에 한참을 머물고 갑니다
8월의 첫날 입니다 늘 건강하시며 평안 누리세요 시인님~~


안선희	박정근 시인님. 푸들이...........소리없이 짖어대다가는 자기의 소리가 사라지고 없음에 꽤 두리번거리더군요. 산책도 시키고 푸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9/1 14:07

정재열

2015-08-01 10:15

때로는 아픈 선택을 할때가 있죠
잘 이겨내고 계시니 할머니에 대한
추억에 젖으시기도 하는듯 합니다.
애잔한 시향에 마음 적시고 갑니다.
안선희 시인님


안선희	정재열 시인님. 먼저 키우던 강아지는 성대수술할 생각도 못하고 아파트에 방이 붙으면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분양했어요. 푸들처럼 목소리만 포기하면 함께할 수 있었을 것을!	9/1 14:08

한영택

2015-08-01 10:19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뗄 레야 뗄 수 없는 정이 있어
정들었던 모든 것에 아픔을 뒤로하고 오늘을 살아야 하는
벙어리가 된 푸들이의 체념에서 얻은 평화로움이
모두의 행복을 위해 말없이 희생하는 여인의 생을 그린 듯
마음 한편에 아릿한 여운으로 다가옵니다.
시원하게 가족과 함께 좋은 시간 보내세요.
안선희 시인님.


안선희	한영택 시인님. 평화는 가만히 있으면 성취되는 것이 아니지요. 싸우고 따지고 헐뜯는 방법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 같아요. 평화를 위해서는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 듭니다.	9/1 14:09

김이진

2015-08-01 13:22

독방을 쓰게 된 나는 이따금 할머니 카디건을 꺼내입곤 하였지
오랫동안 내 모든 행동 뒤쫓던 눈길 사라지고
어느덧 나도 가족의 귀가를 기다리는 여인이 되었네/

할머니와 함께 유년의 시절을 보내고
할머니의 가디건 하나를 몰래 챙겨두었다가
이따금 입어보던 그 손녀가 이제는 가족의 귀가를
기다리는 여인이 되었네요.
할머니와 추억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시인님!
저는 조부모의 얼굴도 모르고 자랐답니다.
그래서 학교다닐때 할머니, 할아버지 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부럽던지요.

날씨가 무덥네요.
오전에 15km 달리고 왔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더군요.
그래도 달리고 나서 샤워기 아래 바로 천국이더리구요. ㅎㅎ

행복한 주말 시원하게 보내세요.
안선희 시인님^^*


안선희	김이진 시인님. 교실에 가만히 앉았어도 땀이 등짝에 차오르는 초가을. 15미터를 오전부터 달리시는 시인님 대단하십니다. 행복한 9월 되십시오!	9/1 14:10

김희선

2015-08-01 14:04

이웃의 평화를 위해
벙어리가 되어버린 다섯 살짜리
푸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에서
유년 시절에 할머니와 함께 보냈던
기억을 떠올리셨군요..
아무리 힘든 상황이 찾아와도
시간이 지나면 체념이라는 평화를
얻게 되나 봅니다..
애잔한 시심에 마음이 싸합니다..
행복한 8월의 시간들 되세요~시인님^^*


안선희	김희선 시인님. 벙어리가 된다면 넋두리로 스트레스도 풀지 못하고 우선 다른 이들과 차이나는 특성 탓에 체념 외에는 생의 방편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9/1 14:11

김광섭

2015-08-01 14:47

새로운달 8월!
새롭게 시작하는 8월 초하루 발기차고 멋지게 도약하시는 한 달 되세요.
힘내시라고 시원한 미소를 시인님께 보냅니다.
건강 조심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안선희 시인님!


안선희	김광섭 시인님. 아쉽게도 8월 한 달 내내 시 못 쓴 채 오늘 새벽에서야 달랑 올렸답니다. 도약하는 습작의 계절이 되길 두손모아 빕니다.	9/1 14:12

김선목

2015-08-01 21:26

안선희 시인님 안녕하세요
할머님에 대한 사랑의 이야기
저도 구순을 넘겨 돌아가신 할머님과의
얘기와 추억이 많은데
시인님의 할머님에 대한 정담에 잠시 옛날로
돌아가 보게됩니다
그리운 할머님 생각 편안한 마음으로
쉼합니다 시인님!
휴가철에 건강하시고 편안하십시요


안선희	김선목 시인님. 할머니와는 긴 날 함께 살았는데 멀뚱하니 눈을 뜨고 계시는 심심한 모습만 떠오르네요. 옛날 할머니는 제 나이보다 어린 시절에도 함께 사셨는데 말이죠.	9/1 14:13

곽철재

2015-08-02 11:33

할머니방 거울앞에서 혼자 하시던 말이 이제는 멋진 시가 되어 나오나 봅니다. 나와 할머니의 추억 그리고 푸들. 멋진 시 잘 보았습니다.


안선희	곽철재 시인님. 할머니 방에서는 언제나 메주 냄새가 풍겼지요. 아직도 코에 남아있는 메주 냄새. 덕분에 저는 콩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9/1 14:15

김흥님

2015-08-03 18:09

소싯적 읽었던
벙어리 삼룡이의 소설이 스쳐갑니다

단 한마디라도
내가 하고싶은 말을 전하지 못하면
안될것같은 현대인들의 말말말,,속에
무언의 침묵으로 바라보아야 했던
가슴앓이를 생각해 봅니다
속으론 수없이 되뇌였을 그 전하고 싶었던 말들이
허공속에 유영하여 쏟아져 내립니다

할머니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이쁜 푸들 강아지 녀석에게도
많은 이야기와 따신 사랑 주시겠지요^^


안선희	김흥님 시인님. 벙어리 삼룡이^^ 침묵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삶은 어떨까요? 신체의 일부라도 쓸모없게 된다면 너무 슬픈 삶이 될 것 같아요.	9/1 14:16

홍대복

2015-08-04 00:29

안선희 시인님!
무더운 여름 밤
시인님의 결 고운 시향에 머물러 쉬어갈 수 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 하시고 묵향 짙게 피우시길 두 손 곱게 모읍니다.


안선희	홍대복 시인님. 여름에 뵈올 때는 몹시 더워 보이셨는데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니 시인님께는 멋진 중절모와 더불어 행복한 날들이 올 것 같아요.	9/1 14:17

정찬열

2015-08-04 18:49

안선희 시인님
성대를 제거하고 살아야하는
푸들이와 아품을 안고 살의신 할머니의
애잔함에 서성이다 갑니다.

8월의 무더위에 늘 건안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시인님!


안선희	정찬열 시인님. 성대를 제거하고 살아가지만 푸들이 이 상태를 자신의 현재임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행복만 그리며 살아가길 바란답니다.	9/1 14:17

주응규

2015-08-07 13:28

안선희 시인님 곱게 내리신 시향에 삼복더위를 식혀봅니다
연일 기승을 부리는 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늘 행복이 동행하기를 빕니다
내일이 입추네요 곧 더위도 한풀 꺾이겠지요
가시는 길 탄탄대로가 되기를 빕니다 ^^


안선희	주응규 시인님. 입추와 처서 후에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9월이네요. 더위가 꺾이기에는 여전히 기세등등하지만 가을의 언저리에서 습작의 불씨를 피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9/1 14:26

조한직

2015-08-08 16:25

감춰둔 할머니 유품 입을 때마다 할머니 생각 나시겠네요.
푸들은 제 목소리를 얼마나 듣고 싶을까 안타깝네요.
이제 목소리 푸념도 못하고 체념해버린 강아지 참 예쁠 것 같네요.
늘 좋은날 되세요.


안선희	조한직 시인님. 할머니 유품조차 이제는 어디 있는지 사라져 버리고 할머니의 어릴 적 모습만이 떠오르네요. 푸들이 빨리 제 목소리를 잊어버리고 적응했으면 한답니다.	9/1 14:27

장용순

2015-08-10 23:10

할 말을 못하고 사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짖고 싶은데 짖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우리도 때로는 시끄럽다고
거세되는 것이 두려워
입 다물고 지내는 일이 있습니다.
성대 수술 받은 푸들처럼 말입니다.
짖다가 집에서 쫓겨나는 것보다
그것이 현명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선희	장용순 시인님. 할 말 못하고 살지못하는 건 저도 같은지라 성격 급한 푸들의 콧김이 측은하기만 하네요. 소리 대신 콧김으로 목소리를 대신하더라구요.	9/1 14:28

안정순

2015-08-14 13:51

출가한 남편을 기다리다 말조차 잃어버린 세월
그 암흙 같앗던 세월을 어찌 보내셨을지!
어느덧 그 할머니처럼 가족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아려오네요~ 그 시간이!
안녕하신지요!안시인님
남은 더위 잘 나시구요
감사히 봅니다.


안선희	안정순 시인님. 할머니는 청춘에 할아버지와 이별하시고도 평생 할아버지를 그리워하시다가 돌아가시고야 무덤에서 합장을 했답니다^^	9/1 14:36

이정규

2015-08-15 16:33

안선희 시인님 ~~ 올려 주신 옥고에 즐감하고 갑니다.
바깥 한 낮의 더위속에
매미들의 울음 소리만이 가냘프게 들리어 옵니다.
편하신 주말이 되시고 강건 하십시요 !
바쁜 일로 뎃글이 미흡 하지만 넓은 아량으로 은덕을 베푸소서 ^^


안선희	이정규 시인님. 매미 울음 저도 듣고 있어요. 짧은 생애를 살려고 오랜 시간 고생하고 준비했으니 시끄럽게 울부짖어도 용서하기로 하지요^^	9/1 14:36

정태중

2015-08-15 16:38

시인님이 벙어리가 되셨군요 슬퍼요
요즘 가정의 현상에 대해 꼬집으셨네요
우리 모두 대화를 해야겠어요 나부터....
늘 건안하세여


안선희	정태중 시인님. 가정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대화의 필요성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지요. 내 가정부터 실천해야겠어요.	9/1 14:37

배정이

2015-08-15 22:05

안선희 시인님!!~~
사진 이제 봤는데 넘넘 이뽀요!!~~ㅎㅎㅎ
날씨는 조금 더운데 상큼한 주말 보내세요.^^


안선희	배정이 시인님. 저는 아무 불만 없는데요 서울인천지회 분들이 프로필 사진이 맘에 안든다며 재촉하시는 바람에 새로운 프로필 사진을 올렸답니다^^	9/1 14:38

류상필

2015-08-16 14:04

애잔합니다...


안선희	류상필 시인님. 어서 오세요. 대한문협 회원 되심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시인님 서재에도 빨리 놀러갈게요^^	9/1 14:38

박미리

2015-08-17 23:52

에구~
이래 저래 슬프네요
시대는 달라도
어느 부분은 우리 역시
할머니를 닮고 있네요
남은 더위도 잘 보내시고
늘 행복하세요 안선희 시인님^^


안선희	박미리 시인님. 이래 저래 슬픈 여인네 삶 우리 푸들은 남자인데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립싱크를 하고 있답니다.	9/1 14:39

행복한 순간

만약에 그때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223	사랑의 딜레마	8	안선희	2015-11-11

222	해운대 백사장에서	6	안선희	2015-11-11

221	광안리 야경	4	안선희	2015-11-11

220	여수 하멜 등대에서	4	안선희	2015-11-11

219	사명	4	안선희	2015-11-11

218	성격	6	안선희	2015-11-11

217	네 잎 클로버가 뭐길래	4	안선희	2015-11-10

216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10	안선희	2015-11-10

215	김밥	5	안선희	2015-11-10

214	절망의 세월호	5	안선희	2015-11-09

213	고사리손	10	안선희	2015-11-09

212	하루살이	20	안선희	2015-11-08

211	교통사고	19	안선희	2015-11-07

210	시인의 말	26	안선희	2015-11-03

209	인생사	34	안선희	2015-10-23

208	기다림	40	안선희	2015-10-11

207	상사(相思)	26	안선희	2015-10-10

206	어린이를 사랑하는 까닭	34	안선희	2015-09-30

205	행복한 순간	44	안선희	2015-09-01

204	벙어리	48	안선희	2015-07-31

	1 2 3 4 5 6 7 8 9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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