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20-04-17 01:44

ㆍIP: 211.xxx.27

무등산 삼지닥나무 꽃을 찾아서

무등산 삼지닥나무 꽃을 찾아서 [글/정 찬 열]

코로나바이러스가 뒤숭숭하게 세상을 떠들썩한 때인 지라 공휴일에야 겨우 운동 삼아 산행을 하는 나에게는 마땅한 곳을 찾기가 어려워 산행을 자주 하는 아내와 상의를 했다.
자주 가는 “순창에 있는 강천산을 갈까? 아니면 장성군과 담양군의 경계지점 이 자리한 편백 숲이 우거진 담양 한재 골을 갈까?”
이곳이나 저곳이나 좋기는 한데 도심 근교다 보니 걷기 하는 사람이 너무 많이 찾는 곳이다.
마침 생각이 났다며 아내는 말한다. “가깝고 인적이 드문 제2 수원지 길 용추 계곡을 가자고 한다.” 부부는 함께 무공해 전기자동차 애마를 타고 11시경 집을 나섰다.

광주 남구에서 학동을 지나 화순 가는 길에서는 80년 5ㆍ18 때 잔인한 공수부대의 학살 만행이 자행해진 주남마을 앞을 지날 때 예전 같지 않다.
그곳 앞 들녘은 지금은 우후죽순처럼 아파트가 지어져 80년 5월은 생각에도 멀어진 도심이 되어버렸다.
그때 허름한 과수 목은 층계를 이루고 자랐는데 개울가 흐르는 물소리 대신하여 이웃집 아파트에서 똥물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수십 층 벌집 같은 아파트로 변해버렸다.
그때의 좁은 도로가 변해서 승용차가 오가며 잃어버린 농촌은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그곳을 지나 2014년 11월 광주와 화순군 간의 격차는 급변하여 오가는 자동차의 정체에 신 너릿재 길이 4차선으로 개통되기도 하였다.
그 전인 구 길을 자동차로 가다 보면 광주천의 주류 지를 따라 오르면 용추계곡 하류의 너절한 식당들은 2십여 년 전 깨끗이 정비되고 광주시민의 생명 젖줄인 용연 정수장이 커다란 터를 자리 잡고 있다.

그 길을 지나 2백여 m 따라 오르면 광주 시민의 생명수 용연 정수장이 위용을 자랑하며 청정수를 만들어 광주 시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그곳을 3백여 m 따라 오르면 갈수기에 주암호에서 넘어오는 물을 받아 용추계곡을 따라 흘러내린 생명수와 함께 정수장으로 보내기 직전의 저수지가 된 곳 제2 수원지 높다란 제방이 가로막고 있다.
높은 양지바른 제방 아래는 홍매화 청매화가 초봄을 알리는 복수초와 함께 꽃밭을 이루듯이 초봄을 알리는 아기자기한 공원이 꽃밭을 이루고 맑은 숲속의 공기에 머릿속이 개운한 느낌이다.
용추폭포에서 흐르는 계곡을 따라 34년 만인 2015년 3월 개방된 용추계곡을 따라 오르면 좁다란 오솔길과 몇 번을 지그재그로 건너야 하는 징검다리 또한 정겹다.

키다리 메타세쿼이아 군락지가 손짓하고 나무는 귀찮다 해도 기어오르는 사철 푸른 넝쿨나무와 양지바른 곳에는 생강 꽃, 개불알꽃, 제비꽃이 수줍게 피어났고 가끔 눈에 들어오는 복수초가 웃음으로 반긴다.
계곡 따라 초록색 옷을 입은 폭신할 것만 같아 쓰다듬고 싶은 자그마한 초록 옷 입은 바위들이 초록 단장을 하듯이 가일 층 장관이다.
드물게 마주치는 몇 사람 되지 않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반가움에 인사도 나눈다.
나에게는 꿈꾸는 백일몽은 아니어도 지난해 초봄에도 보았던 귀한 나무 군락을 보기 위해 오랜 기간 개방을 하지 않았던 용추계곡을 따라 오르면 볼 수 있는 삼지닥나무 꽃이 궁금하여 서둘러 산을 오른다.

걷다가 지치면 바위에 걸터앉아 카톡 방을 노크하며 쉬면서 흠뻑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고개를 돌리면 70년대 중반 무렵 철거된 입주자들이 살았던 흔적은 돌로 쌓아 만든 밭이었는지 집터인지 빈터만 남아있다.
정겹고 동무 같은 내자가 준비한 커피에 과일로 허전한 뱃속을 달래며 흘러내린 계곡 물소리에 다시 걸음을 재촉하면 또다시 용추폭포를 따라 가파른 언덕 해발 300m를 오르면 생소한 삼지닥나무 군락이 있다.
이곳에서 2백여 미터만 더 오르면 암벽 바위도 있고 용추폭포 아래 나무의자가 정비된 쉼터도 있다.

키는 2m 정도에 바위틈으로 솟아오른 수십 개의 원목 가지가 키를 맞대고 2~3m 반경을 이루고 회백색 낙엽 진 나뭇잎 팥꽃 나목과의 활엽 나목 나무껍질은 다갈색 옷에 잔털이 나 있다.
나나니 벌집 같은 피지 않은 꽃송이가 추위에 힘들다는 듯 모두가 고개를 떨치고 봄을 기다리고 있다.
10여 m 아래 흐르는 계곡에는 얼었던 수많은 고드름이 아직은 빠르다고 곡을 고하는 물소리가 들린다.
추위에도 피어나는 꽃이 궁금하여 경칩(驚蟄)이 지난 이른 봄 노랗게 피다 얼어 수줍게 떨고 있다.
그 무렵 이곳을 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5~60세 정도 되신 듯한 부부가 이곳을 지나며 “이 추위에 꽃이 다 얼어 버렸네요. 하면서 무슨 나무 나며 묻는다.”
아마, 그분들도 이 나무를 처음 보는가 싶어 삼지닥나무랍니다. 하니 “처음 보았네요?” 하며 휴대전화로 한 컷의 사진을 찍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그대로 먼저 길을 따라 올라가 버린다.

나 역시도 유년 시절을 산골에서 태어나고 살았지만, 종이의 원재료 쓰이는 삼지닥나무는 우리 동네에서 키도 크고 꽃이 피지 않은 것을 보았지만, 꽃이 피는 것을 난생처음 보았기에 신기할 따름이다.
아마도 34년 동안 개방을 하지 않았기에 보호되어 지금 이 나무의 꽃을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삼지닥나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팥꽃 나목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나무껍질은 다갈색에 잔털이 나고 잎 뒷면이 회백색임, 잎이 나기 전에 황색 두화(頭花)가 피며 제지용으로 쓰고 삼아(三椏) 나무라고도 함이라고 나온다.
20200308. 기(記)

무등산 삼지닥나무 꽃

글/정 찬 열
코로나-19로
안내된 쾌적한 무등산 길
광주 시민의 생명수 보고 제2수원지
34년 만에 개방된 오솔길 따라 걷는 길

윤슬 반짝이는
아침 햇살에 옷깃 여미고
연녹색 옻 입은 미니 너덜겅
계곡물 따라 지그재그 흐르는 징검다리 건널 때
옹기종기 널려있는 돌계단 따라 힘겹게 오른다.

용추계곡 따라
오르는 중머리 재 오르는 석산 길에
등줄기 땀 배니 한 무리 군무 이룬 꽃나무 있어
간밤에 내린 서리에 고개 숙인 가녀린 꽃송이

키는 2~3m에
반경이 커다란 삼지닥나무 꽃 무리
용추계곡 폭포수에 빙설이 녹아 흐르는 소리
국립공원 유산의 보고 무등산에 삼지닥나무 꽃

(註). 삼지닥나무= 한지의 원재료로 쓰이는 나 팥꽃 나목과의 활엽 나목
나무껍질은 다갈색 옷에 잔털이 나 있고 잎자루는 5~8mm 꽃은 3~4월에
밑을 향해 노랗게 꽃받침통이 네 갈래로 갈라지고 가지는 세 갈래로
갈라는 특성으로 삼지닥나무라고 명한다.
20210607. 기(記)

전병일

2020-04-17 09:32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사모님과의 나들이에서 삼지닥나무를 만나셨군요
현대문명에 밀려 한지산업이 살아진뒤 이제 전통 닥나무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렸을적 닥나무를 쪄서 한지를 만드는 모습과 삼베틀에 배를 짜는 옛 어른들의 모습은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살아져 가고 박물관에서만 볼수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사모님과의 나들이 좋은 인연의 삼지닥나무 꽃을 만나셨군요

비내리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이 비가 그치고나면 녹음은 빠른 속도로 밀려오것지요
코로나19 빨리 살아져 정상적인 생활이 되었으면 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시간 되세요


정찬열	존경하는 전병일 작가님 바쁘신중에도 일착으로 달려오셔 주신 흔적 고맙습니다. 직장일이며 문예대학 , 벌려놓으신 농장 얼마나 바쁘게 사시는것이 눈에 선합니다.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알찬 4월이 되시길 바랍니다.	4/17 16:34

한영택

2020-04-17 17:01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모처럼 사모님과 속 시원하게 한번 다녀오셨군요. 34년 만에 개방된 무등산자락 용추계곡에서 삼지닥나무 꽃을 보셨다니 무척 기뻤겠습니다. 저도 유년 시절 시골에서 살았기에 닥나무는 많이 모았지만, 닥나무 꽃은 보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단체모임이나 행사를 갖지 못하는 관계로 1월 이후 석 달째 마음대로 못하다보니 다들 답답해합니다. 저 역 그러니까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사람들 관계도 멀어질 것 같습니다. ㅎㅎㅎ 안정이 된다 해도 완전 해소되는 것이 아니니 염려되기도 합니다.

나름 생활리듬을 잘 찾아 건강하고 즐겁게 지냈으면 합니다.
즐거운 봄날이 되십시오.


정찬열	어서오십시요 한영택 작가나님~ 반가운 얼굴 주신 응원에 댓글에 고마움 전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직은 뒷걸음질하는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에 산행을 하는 것은 아직은 무리가 될것 같아서였지요 그래서 호젓한 곳 을 찾아갔는데 그렇게 좋을수가 없어 오늘 일요일 오후쯤 비가 온다고 하니 일찍 다녀 와야 겠습니다. 한 작가님께서도 종일 운전석보다 틈틈히 산행을 하시겠지요 항상 건간을 제일로 생각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4/19 05:43

김상화

2020-04-19 00:46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봄이 무르익었습니다
벌써 진달래와 벚꽃은 지고
영산홍과 라일락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닥나무를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보지 못한 나무기에 꽃은 더욱 궁금합니다

존경하는 작가님
코로나 19가 아직도 끝나지를 않았습니다
늘 조심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정찬열	존경하는 루수 김상화 작가님~ 그간도 별고 없으신지요 그렇게 전국의 산천을 기행하신분이 삼지닥 나무꽃을 보시지 않았다하니 글을 올리면서도 흔한 종류를 감탕질나게 올렸는가 내심 걱정 했습니다. 기회 봐가면서 카톡으로 올려 드리겠습니다. 루수 작가님 봄향기 듬뿍 느끼시는 평안한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4/19 05:49

김종덕

2020-04-19 15:18

정찬열 이사님, 작가님,안녕하십니까? 항상 의미있는 곳을 다니시네요. 5.18 생각만해도 아파옵니다. 그래도 정신 못차리며 사는 살들도 많지요. 역사를 잊은 민족은 정신도 잃을 겁니다.삼지닥나무 꽃 몰라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아주 예쁜 꽃이네요. 한지를 만드는. 역시 마음이 고와야 고운 종이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정찬열	어서오십시요 존경하는 물길 김종덕 작가님~! 이글을 올리면서 삼지닥 나무꽃이 흔하게 피는 꽃이면 어떡하지 하면서 조마조마했는데 생각 이왜로 삼지닥나무꽃을 마주한 사람이 많지 않은가봅니다. 종이재료로쓰는 삼지닥나무는 대체로 줄기가 죽죽 뻗은 편인데 무등산에서 본삼지닥 나무는 중간중간에 잔가지가 많았고 꽃역시 그렇개 일찍 추위에도 피어나는 걸보며 깜짝 놀랐어요 부족한글 배람해주심에 고마움 전합니다.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4/20 14:48

산나물 캐러 가는 날

이름값, 얼굴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