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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0-11-04 23:27
ㆍIP: 175.xxx.88
한탄강 2
한탄강 2

한탄강 "비무장지대"
                 가슴 시린 비경을 걷다

이  도  연

2, 고 석 정(孤石亭) "일억 년" 전으로의 여행

넓은 주차장과 잘 정돈되어 있는 길을 따라 걷자 검은색 돌 기둥 위에 "1억 년 전으로의 여행" 고석정이라는 표지석이 우뚝 서 있다.
약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암석을 뚫고 들어온 마그마에 의해서 만들어진 화강암으로 약 54만 년~12만 년 전에 분출한 용암에 의해서 살아졌다가 이곳이 오랜 시간에 걸쳐 풍화와 강의 침식에 의해서 모습을 드러내며 형성되어 용암지대 형성 이전의 원지형을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지질 유산이라는 설명이 있다.

표지석 뒤쪽으로 바로 경사진 계단이 나오고 발아래 펼쳐진 고석정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라 발걸음이 바빠진다.
곱게 물든 아기단풍 사이로 비추는 햇살이 눈이 부시고 청녹색의 강이 고석정 한가운데 솟아오른 고 석과 함께 한 폭의 그림처럼 가을 햇살 사이로 드리워져 있다.

고석정(孤石亭)은 철원의 아름다운 9경 중 제1의 비경으로 한탄강 중류에 있는 명승지로 강 중앙의 고 석과 그 일대의 현무암 계곡을 감싸고 흐르는 비취색 강물과 정자를 일컫는 것으로 서기 610년 진평왕이 고 석의 맞은편에 2층 누각을 짓고 고석정이라 했다.

고석정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조선 시대 명종 때 임꺽정의 칩거 장소로 알려 지면서 였다고 한다.
지금도 강 건너 중앙에 위치한 10여 미터 높이에 있는 기암 봉에 임꺽정이 은신했다는 석실이 있고 건너편에는 산성을 쌓고 본거지로 삼은 석성이 남아있다.

은신처는 텅 비어 바람만 날리고 의적들의 함성소리 들리던 석성에는 가을로 물들어 가는 낙엽만 곱게 내려앉아 있다
북녘 하늘 바라보며 민초들의 근심은 깊어 가는데 의적 임꺽정은 간데없고 우람한 체구의 동상이 큰 칼을 등에 차고 바위를 밀어내고 달려 나올 듯이 서 있다.

고석정 상류 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협곡 사이로 보이는 비경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철원8 경인 송대소의 주상절리가 평풍 같은 직 벽 사이를 은은하게 흐르는 비취색의 한탄강과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내며 강을 따라서 올라 가면 태봉대교 아래로 철원3 경인 직탕폭포가 나타난다.                                              
강폭을 길게 가로 걸쳐서 떨어지는 기묘한 일자형 지형으로 규모가 폭 80m 높이 3m로 일명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불린다.
하류 쪽 약 2km 지점에는 철원 제5경인 순담계곡을 이루며 한탄강의 비경을 자랑한다.

강심을 누비며 오르내리는 유람선은 중국 무협지의 한 장면 같은 풍광을 연출하며 신선이 되어 학 의를 입고 취흥에 젖어 춤이라도 출라 치면 비취색의 고요한 물결 위로 선녀가 내려올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고석정을 중심으로 길게 드리운 비경과 강가의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는 주상절리의 웅장함은 위대한 자연이 빚어낸 선물이며 11월의 쌀쌀한 바람으로 물들인 알록달록한 단풍은 깊어 가는 가을 정취를 더한다.

북녘의 하늘도 푸르고 강물도 처연하게 흐르는 데 갈 수 없는 비무장 지대(DMZ)를 바라보며 가슴이 먹먹함을 뒤로 하고 강산의 아름다움만 눈에 넣어 강과 바람과 구름을 벗 삼아 시리도록 푸른 비취빛 강을 따라 걷는다.
나그네의 두발과 눈으로 가슴에 시심을 가득 담아 고요의 사색에 잠겨 하루의 여정을 깊은 고독 속으로 가두어 본다.
이름아이콘 김종덕
2020-11-06 13:01
회원사진 		이도연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아주 먼 곳을 다녀간 것 같습니다. 1981년에 백골부대-3사단-철원-와수리에서 근무 한 적이 잇었는데 그 때 여기를 다녀 왔습니다. 군 생활 때라 더 깊은 감정은 어렴풋 합니다만 임꺽정이야기는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너무 고독스럽도록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도 깨끗한, 지금의 나이아가라와는 차원이 다른 곳으로 기억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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