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나들이

11월 둘째 일요일 광주에 사는 두 딸이 외손자 피자 만들기 체험신청을 했다며 나들이를 가자고 한다.

세 가족 식구의 나들이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임실 치즈테마파크에 들렸다가 진안 마이산을 둘러보자고 한다. 외손자를 포함하여 7명이다 보니 승용차가 2대가 가야 했기에 우리 부부는 광주의 남쪽에 딸들은 북쪽에 살고 있어 우리 부부만 이곳에서 따로 출발하기로 하고 11시경에 임실 치즈테마파크에서 만나기로 했다. 광주에서 임실까지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라 지난해 말 완공된 88고속도로 따라 4차선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니 가을의 단풍과 누런 은행잎들이 눈을 즐겁게 맞이한다. 광주에서 담양까지는 3년 전 개통했지만 남은 구간을 따라 북 남원 IC에서 완주 순천을 이어주는 35번 고속도로를 타고 임실 IC에서 불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치즈테마파크가 눈에 들어왔다. 먼저 온 외손자가 우리 승용차를 알아보고 주차장에서 외할머니하고 반갑게 뛰어나온다. 한적한 주차장과 위쪽으로 보이는 커다란 행사장에는 얼마 전까지 치즈 축제에 맞추어 국화꽃이 수천 국화 송이로 장식된 흔적이다. 지금은 꽃잎이 시들고 공휴일을 이용해 인터넷으로 접수한 치즈 만들기 행사를 하는 것이다.

임실 치즈테마파크는 1958년경 임실에는 특산품도 없고 특별한 특색도 없었다. 그것에 착안한 임실 군수는 지정환 신부에게 임실의 신부만을 위한 활동뿐만이 아니라 임실군 전체를 위한 일을 해달라고 부탁하였단다. 여러 가지 고심 끝에 치즈 제조를 시작하게 되었다 한다. 처음 치즈 제조는 산양 젖으로 만들기 위해 산양 두 마리로 시작한 임실 치즈가 이제 임실 치즈 테마파크와 함께 화려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치즈 테마파크는 임실 치즈 관광산업을 이끌어갈 일종의 ‘베이스 캠프’가 되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임실 치즈 테마파크에서는 치즈 체험장 홍보관, 유 가공공장, 특산물 판매장 등 다양한 시설을 통해 임실 치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치즈 과학연구소를 통해 명품 치즈 생산을 위한 연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드넓은 초지와 유럽풍의 경관을 배경으로 치즈 체험 행사가 운영되면서 어린이들의 체험 학습 명소는 물론 가족이나 연인들에게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농촌관광 명소가 될 것으로 키워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대한민국 치즈 산업의 대표인 임실에서는 임실 치즈를 알리기 위해 임실 치즈 테마파크 임실 치즈 마을 일원에서 제2회 임실 치즈 축제가 2016년 10월 6일부터 9일까지 6개 분야 총 63개 프로그램으로 열렸단다. 임실 N 치즈 축제에는 유럽의 성을 그대로 재현한 치즈 테마파크의 증인인 치즈 캐슬 1층에는 250석 규모의 치즈 전문식당인 프로마쥬 레스토랑이 있고 2층은 ‘임실 N 치즈’의 역사교과서이자 박물관인 홍보관이 있어 대한민국 치즈의 원조인 “임실 N 치즈”의 탄생부터 대표브랜드 성장까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임실 치즈 축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하여 읍. 면 생활개선 위원회가 향토 음식 12종과 부메뉴 39종을 향토 음식관에서 만나 볼 수 있으며 양질의 임실 한우고기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축제장으로 만들었다.

임실 치즈테마파크 내 바람의 언덕 위에 우뚝 선 치즈 모형의 전망대에 오르면 테마파크와 치즈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그 주변에 설치된 포토존은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연인들의 추억 만들기 장소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바람의 언덕의 탁 트인 전망과 푸른 잔디밭에서 펼쳐지는 50여m 씽씽 썰매 타기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추억을 만들게 마련되었다. 그러나 설립한 기간이 짧고 주변이 삭막한 주변에 오밀조밀하게 정원을 꾸미고 돌아다니는 정원길마다 수천 개의 각양각색의 국화 화분을 장식하여 멋진 관광 명소로 만들어 놓느라 애쓴 흔적이 보인다. 너무 늦게 간 탓으로 모든 국화 화분에 국화꽃이 시들어있었지만, 그 나름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외손자를 데리고 큰딸 내외가 치즈 만들기 체험을 하는 동안 우리 부부와 막내딸 내외와 함께 오랜만에 치즈 테마파크 동산 일원을 걷기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90여 분의 예정된 시간이 지나서 체험장 건물로 갔을 때는 한 사람당 일만 육천 원의 체험비를 내고 만들어 나온 미니 치즈 3개를 구워서 가지고 나왔다. 우리는 모두 그곳 피자 레스토랑에서 구매한 치즈로 가볍게 점심을 대신하는 시간을 보냈다.

다음 목적지는 임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진안 마이산을 가기로 하고 임실 치즈 테마파크를 빠져나와 국도를 따라 두 대의 자동차에 나누어 타고 성수면 국도 30번을 따라갔다. 백운면을 경유 신촌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받아 4~5여 분을 달리니 지방도에 조금 더 들어가니 자동차가 꽉 막혀 마이산 도립공원 남문 주차장까지 1.2km를 가는 데 40여 분이 걸렸다. 자동차가 걸어가듯 천천히 움직이니 아직 붉게 물들거나 갖가지 단풍 모습들이 곳곳에서 우리를 반긴다. 거의 다 도착하니 창밖으로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보였다. 목적지인 남부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마이산은 쫑긋한 나귀의 귀 모양 같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봉우리가 겹쳐 하나만 보이기도 했다. 커다란 남문 주차장에는 빼곡히 주차된 차 틈을 돌아 어렵게 주차를 하고 매표소 전단에 기다리는 애들과 함께 만났다. 벌써 오후 3시 30분이 조금 넘었다. 주차장 끝쪽에 나이가 듬직한 해병 전우회인 듯한 예비군 얼룩무늬 복장을 한 사람들이 바리케이드와 함께 더는 가지 못하게 안내를 한다. 오는 길가에도 조금만 자리만 있으면 주차를 해둔 곳이 많았는데 거대한 주차장에 수많은 주차가 운집해있다. 매표소에서 3천 원의 입장료지만 3급 장애 증명은 우리 내외를 그냥 입장시켰다. 애들만 입장권을 사서 매표소를 지나가니 도로 한쪽에 진안에서 생산했다는 먹음직한 사과와 감들을 파는 상인들이 맛보기를 건 내면서 시선을 유인한다. 도로 양쪽에는 식당과 특산품, 기념품 등을 파는 가계가 즐비하다. 조금 더 오르니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한 깨끗하고 웅장한 금당사 사찰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을 걸으며 군것질을 하고 경치도 구경 하며 조금 올라가자 탁 트인 저수지와 오리모형 배가 눈에 들어왔다. 몇몇 오리 배에는 가족과 연인들이 타고 있었다. 이곳의 오리 배 특징은 시간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드라마’ 내 딸 서영 이와 남자가 사랑할 때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라는 안내판이 반긴다. 진입로 입구의 마이산 남부 주차장에서 탑사 앞까지 약 1.9km의 길가에 벚나무가 늘어서 있어 봄이면 벚꽃 잔치가 벌어진다고 한다. 주차장까지 오르는 곳곳에 붉게 물든 단풍이며 동촌리의 남부 주차장에서 탑사까지는 외손자의 해찰과 먹는 것도 사주느라 45분 정도에야 탑사에 도착했다.

[탑의 주인공 이갑용 처사의 인간 전모]의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이 처사는 1860년 3월 25일 전북 임실 둔덕에서 효령 대군 15대손 이성우 씨의 차남으로 탄생하시었다.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했던 그는 부모의 상을 당하여 묘 옆에 움막을 치고 3년간의 시묘살이를 마친 뒤 인생의 허무 무상함을 통탄, 전국 명산을 전전하며 수양을 쌓다가 25세 때 마이산에 들어와 솔잎으로 생식하며 수도를 하던 중신의 계시를 받아 만 불탑을 축적했다. 이 탑은 천지 음양 이치와 팔진도 범을 적용하여 30여 년에 걸쳐 탑을 완성 시킨 뒤 용화세계 억조창생의 구제와 만인이 짓는 죄를 대신해 비는 기도로서 일생을 보내시다 1957년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마치셨다. 이 처사가 남긴 유물로는 탑 외에도 신의 계시를 받아쓰신 30여 권의 신서와 모든 재난과 재앙을 막아주는 부적 등이다. 특히 흔들리면서도 넘어지지 않은 만 불탑의 신비 오묘함은 구제의 상징으로 영원히 빛날 것이다.

양쪽에 늘어선 각종 선물 가게와 음식점을 끼고 오르니 멋진 시(詩)비가 눈에 들어온다.

<산사와 탑 /글: 혜명 이왕선>

바위틈 계곡 따라 내려오면/ 옹기종기 탑들이 모여/세[월의 풍상을 이야기하듯/도란 하게 속삭이는데/대웅전 좁은 뜰에서 내려오다 보면/천하를 호령하는 장군의 기백인 양/의기도 양양하여라/계곡 따라 올라온 선들바람도/잠시 머물러 숨 고르는 법당에서/소망을 비는 데/산사의 풍경 소리는 스님의 독경 목탁 소리에/화음이 되어/ 산사의 가쁜 진리로/세속을 넘나든다.

전국 명산 중에서도 기가 세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암벽 산으로 유명한 마이산(馬耳山)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에 앞서 이산에 와서 기도를 올리고 산 이름을 속금산(束金山)이라고 이름 하였으며 이후 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이 산이 흡사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馬耳山)이라 이름을 지었다 한다. 해발 687m의 마이산은 수마이봉과 암마이봉이 동서로 말의 귀처럼 나란히 솟은 독특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4가지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봄에는 안개 바다 위로 솟은 두 봉우리가 쌍 돛배 같다 하여 돛대 봉,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과 어우러져 용의 뿔처럼 보인다고 용각 봉, 가을에는 단풍 든 산 위로 바위 봉우리가 말의 귀 같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하얀 눈 위에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여 문필봉이다. 산림청은 마이산이 “특이한 지형을 이루고 있으며, 섬진강과 금강(錦江) 발원지이고 1973년에 도립 공원으로 지정된 점등을 고려하여” 100대 명산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마이산은 중생대 백악기에 습곡 운동을 받아 융기된 자갈돌이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산으로 산 전체가 콘크리트를 비벼서 부어 놓은 것 같고 마치 폭격을 맞았거나 파먹은 것처럼 바위가 움푹움푹 파여 작은 굴을 형성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바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팽창에 의한 풍화 작용이 일어나는 타포니 지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고 한다.

그렇게 조금 더 올라가면 길옆에 돌탑 쌓기 체험장이 있다. 일반인들이 가족의 건강을 비롯해 각자의 소중한 소원을 빌며 투박하게 쌓았을 조그마한 탑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조금 더 올라가니 돌로 쌓은 탑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탑사에 도착했다. 마이산에는 두 가지의 신비스러움이 있는데 첫째는 자연석 석탑이 어떠한 강풍이나 비바람에도 흔들리기만 할 뿐 무너지지 않은 채 100여 년을 넘게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는 것과 둘째는 겨울철이면 탑 단위의 정화수 그릇에서 역고드름이 솟아오르는 현상이다. 탑 사이사이로 형성된 좁은 길을 통해 꼭대기까지 올라간 후 내려다본 모습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마이산 탑사는 이갑용 처사가 쌓은 80여 개의 돌탑으로 유명하다. 돌탑들의 형태는 일자형과 원뿔형이 대부분이고 크기는 다양하다. 대웅전 뒤의 천지 탑 한 쌍이 가장 큰데, 어른 키의 약 3배 정도 높이이다. 어떻게 이런 높은 탑을 쌓아 올렸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돌탑들은 1800년대 후반 이갑용 처사가 혼자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갑용 처사는 낮에 돌을 모으고 밤에 탑을 쌓았다고 한다. 이 탑들은 이제 10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아무리 거센 강풍이 불어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니, 마냥 신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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