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권미영
ㆍ작성일	2011-09-21 12:10

ㆍIP: 121.xxx.84

돼지저금통

권 미영

사십 인치 컬러텔레비전 옆

돼지 한 마리

며칠을 굶었나?

내장이 등가죽에 달라붙었다

먹고 싶은 것도 수없이 많아

백 원짜리 동전 몇 닢은 양도 안 차지

허기진 배 움켜쥐어 일그러진 얼굴

이마 한가운데 스티커 속

웃고 있는 흑인 아이의 미소가

검은 잿빛처럼 흩어진다.

내 뱃속만 채우려 한 게 아닌데

푸른 배추 잎은 주인의 지갑 속에 자리 잡아

가난한 이웃의 배고픔 등 돌리고

문을 닫아걸었다.

부딪히는 소리 만 요란한 동전들

행여 주머니 속 오염될까

쓰레기 버리듯 내 입속으로 쑤셔 넣으니

이 허약한 몸 언제 배를 불려

마침내 내 뱃가죽 가르고 내장 꺼내어

저 먼 이국땅 가난한 나라 수단

어린아이의 더운 한 끼 밥이 되고

메마른 목구멍 적셔줄 한 모금 물이 될까

굶주린 돼지의 눈동자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아는 듯

허공에 떠다니는 꿈을 좇는다.

김선옥 2011-09-21 17:16	`권미영`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돼지 저금통 가난한 시절 배고팟던 시절이 생각이 납니다. 아이들의 꿈동산이기도 했던 돼지 저금통. 돼지 배속에는 맛있는게 들어 있었구 상급학교 의 교복이 있었으며 쬐그마한 소리잘나는 라듸오가 들어있었습니다. 그 돼지저금통.에 밥을 줄래야 동전몇잎 땡그랑 소리에 꿈. 어쩌다 아버지 찾아오신 손님이 용돈을 주고가면 영낙없이 그날은 돼지도 배부르게 먹는날이었고 설날이나 추석날 용돈도 돼지저금통에 들어가 꿈을 심었죠. 권미영시인님. 애환이 그려지는 돼지 저금통 감사합니다

박윤기 2011-09-21 20:44	`권미영`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시인님의 글을대하고 장농 깊숙히 숨어잇던 돼지저금통을 거내 보았습니다. 빨간색돼지, 파란색돼지, 과거 빨간색에 별로 잘생기지 않은 돼지와는 달리 앙증맞은 돼지 그리 묵직하진 않지만 아이들의 손으로 모여진 먹이가 돼지의 뱃속에서 딸랑거리고 있습니다. 아직 돼지의 배가 차려면 오랜기간이 걸리겠지만 돼지의 뱃속이 차면 무엇을 할까 하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시인님이 가르침을 주셨으니까요! 권미영시인님! 늘 평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가을 되시길 바랍니다.~~~~^^*

주응규 2011-09-22 07:58	`권미영`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시인님의 돼지통이 통통히 살찌워 돼지 잡는 날 좋은 일들에 두루 잔치를 벌이십시요 ^^ 기온차가 심한 요즘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계절 만끽하십시요.

권미영 2011-09-22 14:11	《Re》김선옥 님 , 시인님의 돼지저금통은 행복한 꿈을 키워가는 저금통이었군요. 새 교복도 맛있는 군것질거리도 함께 동무해줄 소형라디오도 모두 돼지의 뱃속에서 꿈나무로 자라는 그런 행복 말입니다. 시인님의 즐거웠던 어릴적 꿈들 제게 귀뜸해주심에 잠시 행복한 시간 되어 봅니다.

권미영 2011-09-22 14:22	《Re》박윤기 님 , 시인님 고맙습니다. 제 부족한 글에 장농속 깊이 잠들어 있던 돼지를 깨워 다시 꿈을 심을 생각을 하셨다니 감동 입니다. 시인님의 고운 심성이 제 가슴에도 와 닿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권미영 2011-09-22 14:31	《Re》주응규 님 , 네~ 돼지 잡는날 기쁜 맘으로 시인님께 전보 치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박병대 2011-09-22 20:28	고운 시향에 머물어 아름다운 영혼에 단풍같은 사랑 생각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계절 되시기 바랍니다!!

권미영 2011-09-22 21:11	《Re》박병대 님 , 시인님 요즘 잘 지내시지요? 기온이 고르지 않으니 늘 건강 챙기시고 많이 행복하시고 많이 사랑 나누는 날 되십시요.

곽종철 2011-09-22 21:43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답니다. 배 불리 주지도 않고 살도 제대로 찌지 않은 돼지저금통, 어느날 잡기로 작정을 했지요. 다른 애들이 가지고 있는 하모니카를 가지고 싶어~~~ 시심에 젖어 보면서 그 때를 생각해봅니다. 행복하세요

권미영 2011-09-23 12:53	《Re》곽종철 님 , ㅎㅎ 맞습니다 시인님 유년 시절엔 먹고 싶은것도 어떻게나 많은지 돼지를 살찌우기는 커녕 바닥에 깔린 동전 몇닢에도 배를 갈라 버렸던 기억 저도 있어요. 옛날엔 정말 하모니카 저도 갖고 싶었는데 ㅎㅎ

공순임 2011-09-24 11:19	돼지저금통에 관한 추억이 누구나 한번쯤은 다 있었을 겁니다. 푼돈이지만 부지런히 먹이를 주면 뿌듯한 날이 오기도 했지요. ㅎㅎ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권미영 2011-09-24 11:45	《Re》공순임 님 , 차곡차곡 모으며 꿈을 키워가던 그 시절이 옛뻣고 순수 했었지요. 어른이 된 지금은 그런 꿈들도 가벼이만 느껴지니 나이 들어가는게 꿈을 잃어 가는 느낌이랄까요? ㅎㅎ ㅎ 시인님 고운 흔적 남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