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19-04-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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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가족 여행 (여행 셋째 날(1부))

강원도 가족 여행
2019년 03월 03일 여행 셋째 날(1부)
평소에도 아침형 인간인 나는 곤하게 잠든 애들을 깨울까 봐 억지로 커튼을 젖히고 몇 차례를 밖을 내다볼 뿐 애들이 일어나기만을 눈은 뜨고 누워 있을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오늘 예약해둔 방이 거실 하나로 된 넓은 방이었기에 말이다. 밤새 어둠을 밝히든 가로등이 꺼지고 동해에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려 하니 그리 멀지 않은 바다와 우리 펜션 사이에는 소나무며 잡나무가 가리고도 있었지만, 동쪽 하늘을 가리는 곳은 낮게 드리운 구름이었다. 어둠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거대한 크루즈가 정박해 있는 듯 바닷가에 서 있는 건물은 배를 형상화한 호텔이었다. 우리 가족은 가볍게 우유와 간식으로 아침을 때우고 크루즈형 호텔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정동 심곡 바다부채 길을 걷기로 했다. 그렇지 않아도 매일 만보씩 걷는 운동을 하는 집사람이 가장 좋아한다. 짐이 될 만한 것들은 차에다 두고 가볍게 등산복 차림으로 5분여 걸으니 제법 큰 주차장이 있었다. 출발 전 안내 지도와 함께 강릉 관광 개발 공사에서 세워둔 안내판을 읽어 보았다.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 해안 단구는 해안을 따라 분포하는 계단 모양의 지형으로, 대체로 표면이 평탄하고 주위가 급사면 또는 절벽으로 끊긴 계단의 형태를 말합니다. 정동진 해안 단구의 길이는 약 4km, 넓이는 1km 정도이며 높이는 해발고도 75~85m입니다. 정동진 해안 단구는 약 23만 년 전 지반의 융기 작용에 따라 해수면이 80m 정도 후퇴하면서 바다 밑에 퇴적되어있던 해저 지형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육지화되었습니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한반도에서 보기 드문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한반도 지반 융기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 자료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자연사 여구에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 2004년 4월 9일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안내 표지판을 보던 집사람은 흔쾌한 표정이다. 4km의 거리에 바닷가 산책길이며 강릉 개발 공사에서 어련히 단장해 놓았으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출발하던 시간이 대략 9시가 조금 못 된 시간이었다. 주차장에서 바로 출발하자 이따금 올라오던 등반객들이 숨을 헐떡이며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는 것이다. 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니 바닷가로 이어지는 테크 로드 길에 조금 평탄한 바닷길이 이어진다. 아니 높은 언덕 아래 바다 사이에 예전에 군인들이 근무를 해왔던 철조망이 언덕을 가리고 이따금 초소며 소대 벙커 등이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어쩌면 1968년 무장간첩 김신조 일당의 침투나 강릉에 북한의 잠수함을 타고 온 적군이 바닷가를 통해 육지로 침투를 막기 위한 군 방어 초소 그대로였기 때문에 나처럼 이곳 해안 방어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많은 사람에게 안보 교육 겸 경치 좋은 해안 단구의 경험이기에 더욱더 값진 여행지 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부채 바위 전설] :심곡의 서남 당에는 부채바위에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심곡에 사는 어떤 노인의 꿈에 어여쁜 아가씨 여인이 나타나 저는 함경도 길주에서 왔다고 하면서 내가 지금 심곡과 정동진 사이에 있는 부채바위 근방에 내가 떠내려가고 있으니 구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노인은 그다음 날 새벽 일찍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보니 부채바위 끝에 나무 궤짝이 떠 내려와 있었고 그 상자를 열어보니 여자의 그림이 그려진 액자가 있어 이것을 부채바위에 잘 안치해 두었습니다. 그 뒤 그 노인은 만사가 형통했다고 합니다. 얼마 후 그 여인의 꿈에 그 여인이 또 나타나 외롭다고 하여 서낭당을 짓고 그림을 그곳에 모셔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그 화상은 색깔이 변하지 않고 있으며 마을에서는 중대한 일이 있으면 서낭당에 가서 알리고 소원을 빌고 있다고 한다.

오늘따라 항상 파도가 심한 동해안은 파도 소리마저 기운을 잃은 듯 작은 물결을 이루며 전국에 내린 미세먼지도 이곳 강원도는 보통을 유지하는 온화한 봄기운 그대로였다. 잘 정돈된 데크 로드 길을 따라 한참을 가니 갈매기들이 자리한 조그마한 투구 바위 전설이 있는 우뚝 솟은 동산에 당도한다. 투구 바위와 육발 호랑이 전설 바다를 바라다보며 투구를 쓰고 있는 바위의 형상에 비장함이 느껴진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바위의 생김새가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투구 바위라고 불리 운다. 또한 이 지역에 내려오는 설화중 고려 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육발 호랑이의 내기 두기’라는 설화가 있는데 여기서 관련된‘ 육발 호랑이는 발가락이 여섯 개인 무서운 호랑이를 뜻한다고 한다. 아주 옛날 육발 호랑이가 밤재를 넘어가는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사람(스님)으로 변해 내기 바둑을 두자고 하고, 열십자의 바둑판을 그려 놓고 호랑이가 이겨 사람들을 잡아먹었다,

당시에는 강릉으로 넘어가는 길이 밤재길밖에 없어 많은 사람이 호랑이에게 죽임을 당했다. 마침 그 당시 고려 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이 강릉에 부임해와 마을 사람들이 밤재에 사는 육발 호랑이를 없애 달라고 간청하니 강감찬 장군이 내력을 듣고 관리를 불러’밤재에 가면 스님이 있을 테니 그 스님에게 이걸 갖다주거라. 하고 편지를 써 주었는데 그 편지에는 ‘이 편지를 받은 즉시 그곳에서 떠나거라 ’만약 떠나지 않으면 일족을 전멸시킬 것이다. ‘라고 썼다. 육발 호랑이가 강감찬 장군임을 알아보고 백두산으로 도망을 갔다. 그래서 그 이후로 육발 호랑이가 없어졌고 더 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동해를 바라보는 비장한 바위의 모습이 당시 용맹스러운 강감찬 장군의 형상으로 비친다.
(출처: 강원 어초 지역 전설 민속 지 강원도 1955년 발행)

바다부채 길은 강원도에 여행을 와도 대부분 시간의 제약을 받아 이곳을 들러 볼 수 없지만 이번처럼 가족 여행에는 아주 좋은 경험 지였다. 하지만 4km를 걸어 끝까지 가니 평소에도 관광객들을 위한 것인지 우리가 출발 했던 주차장과 심곡 사이를 한 시간 간격으로 오가는 정기 버스가 운행하고 있었다. 물론 시간적 제약 관계도 있었지만, 함께 따라온 10살 먹은 외손자가 평소에 많이 걷지를 않았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것이 역력하였다. 우리 가족은 버스가 출발한다는 주차장에 우리가 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택시 한 대가 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인원도 택시 타기에는 맞고 시간 관계도 있어 택시를 탔는데 요금은 6천원뿐 이었다. 보아하니 버스를 기다리는 급한 손님들을 오고 가며 왕복 택시비를 받을 수 있으니 택시 기가 좋고 손님도 좋지만 지나치며 정기 버스를 보니 3/1 정도 태우고 다니는 것이 목격되었다.

[동해 부채길]

고생대 이후의
지각변동으로 생겨난
동해안에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천연기념물 제437호를 찾아서
정동 심곡의 동해 바닷가를 걷는다

썬크루즈 호 호텔 앞
조각공원이 있는 주차장에서
적의 방어를 호위(護衛)한 절벽
파도가 다듬어놓은 절경을 간직한 곳

거미가 그네 타는
벙커와 철책 앞에서
동해에 세월을 낚는 강태공과
심곡항으로 걷는 철책선 거리에는
높은 낭떠러지 아래 옭아맨 갑판 길

가파른 계단에서는 숨이 차오른
힘든 병사의 숨결 되어 걸었고
방파제 끝 등대와 심곡항 부두에서
택시기사 출발점으로 선심 쓰는 위로에
옥에 티 된 미세먼지에 걸어본 동해 부채길

김상화 2019-04-21 11:18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가족여행을 즐기시는 작가님이 부럽습니다 정동에 가셔서 부채길 트래킹을 하셨군요 참으로 아름답게 데크를 설치해 놓은 곳입니다 또 역사가 숨 쉬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가족여행을 하시며 이런 명소를 다닌다는 것은 그자체가 행복입니다 저는 매번 혼자서 산행을 하니까 집사람 보기 미안한 마음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200대 명산을 다 맞이면 저도 가족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ㅎ 비가 오려는지 날씨가 음산하네요 작가님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찬열 2019-04-21 17:30	일착하신 루수 작가님 반갑습니다. 작가님께선 등반하시기에는 사모님께서 불편하신 탓으로 함께하시지 못하시고 전 걷는데야 무리가 없지만 또하나의 장애 탓에 집사람이 없으면 제가 불편하기에 불가피 함께하는 건 어쩜 역전의 현상이라 할까요 어제오늘 낮 온도가 초여름을 방불케 하네요 기온차가 심하면 또 찾아드는 불청객에 유념하시고 편안한 한주 행복하시깅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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