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물길/ 김 종 덕
[1]
살아있는 숙주에게만
기생하는 바이러스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숙주
태어나게 해준 것만으로도
숙주에게
전 생을 바쳐
고마워 해야 할
바이러스
철저히
숙주의 영양분을
있는 대로 다 빨아 치우고
또 새로운 영양분을 만들면
고맙다는 마음도 없이
숙주가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도
잊어버린 채
그렇게
숙주의 피를 빨아먹고
성장하는 바이러스
숙주가 힘이 없고
더 이상 영양분을
제공 할 수 없을 때에도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위하여
여태껏
빨아먹었던
숙주에 대한
어떠한 보살핌도 하지 못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바이러스
숙주가 사라져도
아무런 인사 없이
다른 숙주의
피를 빨 준비만 하는
참 염체 없는 바이러스
한 번이라도 숙주에 대한
고마움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이기적인 바이러스
[2]
평생을 영양분만
제공하신
어머님, 아버님
고통에 시달리고
눈앞이 캄캄해도
바이러스 같은 놈의 앞을 위해
깡 마른
시늘대 같이 버텨주신 님
돌아서서도
챙기지 못하는
이 바아러스를
바이러스의 일생이기 때문에
너의 잘 못은 없었다고
위로까지 해 주시겠지요
이 못난 악성 바이러스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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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Virus) : 절대적으로 살아 있는 숙주에게서만 기생하는 미생물, 예) 독감, 조류 독감, 에이즈 등의 치료가 어려운 질병의 원인임
숙주(宿主) : 붙어사는 동식물(動植物)을 제 몸에 붙여서 그에게 양분(養分)을 주는 동식물(動植物). 즉, 기생(寄生) 생물(生物)이 기생(寄生)하는 동물(動物) 또는 식물(植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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