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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정윤 문학서재

ㆍ작성자	김정윤
ㆍ작성일	2022-03-18 20:54

ㆍIP: 183.xxx.166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김 정 윤

살아 쓸모없고
죽어 아깝지 않다며
홀로 감내(堪耐)한 아흔여덟
그 많은
삶의 조각들을 골 깊은 주름으로 접고
홀연히 떠나가신 어머니!

얼음장 같은 어머니의
굳은살 박힌 손에서 한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지난 삶을 바라본다.

어머니의 뜨락에 만개(滿開)한
늙은 돌배나무를 흔들며
바다를 건너온 전염병 장티푸스는
열악한 섬 울릉도를 휩쓸고 다니며
보릿고개를 넘는
배고픈 아이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갔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주문(呪文)처럼 외우며
성서 한 줄에 아이의 운명을 건 어머니
아이의 빠진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흘린 그 많은 아픔의 날들
그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운명은 또 다른 시련을 불러왔다.

어느 날
까닭 없이 쓰러진 아버지
날이 갈수록 심해진 알 수 없는 병은
무수한 유언비어의 날개를 달았고
천리 바다 건너 육지로 가는 병원 길은
한 집안의 몰락을 예고했다

바다건너 섬에서 온
초라한 아낙의 모습에서 의사는
진료보다 병원비를 먼저 생각했으리라

병명을 알 수 없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에
아버지의 삶은 무너지고
병원에서 병원으로 뿌려진 가난의 몸부림은
끝내 한집안을 몰락으로 이어갔다

사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아버지의 울부짖음 뒤에는 냉정하게 돌아선
세상 소리만 요란하게 들려왔고
올망졸망
단칸방에 매달린 팔 남매의
반짝이는 눈빛이 두려워 눈물을 삼켰고
배고픈 곡간의 아우성에 눈물은
사치스런 삶의 한 부분으로 전락했다

배고픈 아이들의 끼니를 위해
비탈진 산을 개간(開墾)했고 짐승처럼
풀뿌리를 파헤쳤다

병마와 싸우느며
고통의 날을 버티는 아버지를 위해
밤을 새운
그 많은 날의 기도와 기도(祈禱)에
운명은 어머니를 외면하지 않았고
절망은 희망으로 돌아섰다.

어머니의 삶은
가족을 위한 헌신적 사랑의 시작이었고
사랑을 위한 아픔 이었다

세상의 어머니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보낼 수 없는 어머니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우리들 가슴에 화석처럼 굳어있는 어머니
오늘도 천사의 하얀 나래 옷을 입고
빗살무늬 줄지어 내려와 이 세상 하얗게
사랑으로 채워가고 있다.

염경희

2022-03-18 21:31

`김정윤`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김정윤 시인님!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점점 심해지는 확진자 소식에
즐거운 주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꽃향기 찾아 힐링하시는 날 되세요
풀내음 꽃내음 유혹을 져버리지 마시고
손 잡아 주세요
즐거운 주말 되시고 편한 밤 되세요


염경희	어머니는 너무 장하십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헌신적이시고 어머니의 사랑은 깊이가 없습니다 저도 어머니의 삶을 들으면 감히 상상도 못할 얘기들이 많아 마음으로 글을 써 보려 하지만 눈물먼저 납니다 가슴 저리도록 깊이 담아갑니다	3/18 21:36

염경희	안녕하세요 시인님! 어제 함박눈이 많이 왔는데 울릉도에도 많은 눈이 왔겠지요 3월에 그렇게 많은 눈이 온걸 보면 올해도 풍년이 올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드네요 피해 없으시리라 믿으며 주말저녁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3/20 18:28

박희홍 2022-03-19 04:12	`김정윤`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김정윤 시인님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부모 특히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처럼 지난 시절의 어둠에서도 환한 불을 밝히시려 온몸을 던지 어머님들 희생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겠지요 시인님의 어린 시절을 진솔하게 엮어 내신 글향 부모님을 위한 한 편의 헌시를 읽습니다. 시인님의 깊은 효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복 많이 받으실 것입니다. 시인님의 서재에서 늘 좋은 기운을 받아 갑니다. 주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권경우 2022-03-19 05:55	`김정윤`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김정윤 시인님! 안녕하십니까? 봄을 재촉하는 조용히 비 내리는 주말 새벽 곱게 지피신 옥고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보고 싶은 부모님을 생각하며 한참 머물렀습니다. 시대적으로 힘드셨던 부모님 세대... 시인님의 효심을 엿볼 수 있는 참으로 곱고 향기가 있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정기현 2022-03-19 06:36	존경하는 김정윤 시인님 오랜만에 들러본 시인님 글방에 피어올리신"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서사시를읽으며 촉촉이 젖는 봄비 따라 마음이 젖어내립니다. 헌신적인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눈물로 엮어가신 글향에 흠뻑 젖어들게 되는 주말 아침입니다. 시인님 글향 가슴에 담고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최이천 2022-03-19 19:01	존경하는 김정윤 시인님 매화꽃은 지고 앵두꽃 만발하여 봄의 정취를 반추합니다 찬바람에 몸 잘 챙기시고 건강히 지내십시오 심연의 생각에서 잉태된 시인님의 시.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어머니의 봄은 가족을 위한 헌신적 사랑의 시작이었고 사랑을 위한 아픔 이었다 세상의 어머니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보낼 수 없는 어머니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가슴에 화석처럼 굳어있는 어머니는 오늘도 천사의 하얀 날개옷을 입고 빗살무늬 줄지어 내려와 이 세상 하얗게 사랑으로 채워가고 있다. 감명 깊었습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박상현 2022-03-19 20:35	3월 하늘에 내리시는 눈송이입니다 함박꽃처럼 내리시는 눈송이입니다 봄꽃은 눈송이처럼 돋아나려는 듯합니다 봄 앓이 하듯 봄눈은 내렸습니다 존경하는 시인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도 건강하셨는지요? 게으른 겨울처럼 지내온 나날이 송구스럽습니다 늘 손이 닿지 않는 등의 가려움이 시인님의 뜨락에 인사드리니 등을 시원하게 긁은듯합니다 존경하는 시인님 뜨락에 봄꽃 한송이 창문에 걸어놓고 갑니다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봄 가꾸세요^^

염규식 2022-03-19 21:11	시인님 건안하신지요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주말밤입니다 산책길 공원에 분홍빛 벛꽃 봉오리가 손짓하며 부르는군요 환절기 더욱 건강 유지하시구요 항상 고운 시향으로 서재를 밝히시기를 기원합니다 곱게 열정으로 지피신 시 한 편 배랍합니다 고운 밤되시구요 매사에 늘 승리하시며 향필하시기를 바랍니다--^^

장광규 2022-03-20 09:23	김정윤 시인님, 안녕하십니까. 어머니의 사랑을 느낍니다. 어머니는 사랑이지요. 이름만 들어도 불러도 그립습니다. 언제나 건강히 보내시기 바랍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황영칠 2022-03-20 10:44	존경하는 김정윤 시인님 뼛속깊이 사무치는 어머니에 대한 간절하고 애절한 맘음을 노래하셨군요 어머니,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핑 도는 깊고 높은 사랑 30여년 전 일찍 저의 곁을 떠나신 어머니를 시인님께서 소환해 주셨습니다. 특히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가슴에 화석처럼 굳어있는 어머니는 오늘도 천사의 하얀 날개옷을 입고 솜처럼 부드럽고 바위처럼 든든하시던 어머니께선 연약한 몸으로 떠나셨군요. 시인님의 애절한 노래에 젖어 잠시 눈물 흘리며 떠납니다. 감사합니다.

여관구 2022-03-20 19:17	" 어머니의 봄은 가족을 위한 헌신적 사랑의 시작이었고 사랑을 위한 아픔 이었다 세상의 어머니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보낼 수 없는 어머니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가슴에 화석처럼 굳어있는 어머니는 오늘도 천사의 하얀 날개옷을 입고 빗살무늬 줄지어 내려와 이 세상 하얗게 사랑으로 채워가고 있다." 시인님 어머니를 생각하는 큰 마음이 내 마음을 울립니다. 우리도 언제 갈지 알수없는 인생길에서 또하나의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는 세상입니다. 우리 기자단의 모임중 한 사람이 코로나에 확진이되어 7일되는 날에 갑작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건강한 몸이었는데 우쩨이런일이. 우리가 살아있다고 장담할수없는 일들입니다. 시인님 언제나 건강하소서.

박진표 2022-03-20 19:42	김정윤 시인님!!! 휴일 즐겁게 잘 보내셨나요? 기분좋게 일요일 마무리 하시고 저녁 맛있게 드시고 즐겁고 편안한 밤 되세요. 행복하세요. 시인님 늘 건강하십시요.

이민숙 2022-03-20 21:23	너와 내가 함께 함이라 시인님 긴 글 단숨에 읽어 내립니다 시인님의 마음이 고스란이 전해지는 깊은 글에 힝참을 머물러 봅니다 늘 건안 건필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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