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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주응규 문학서재

ㆍ작성자	주응규
ㆍ작성일	2013-10-19 13:34

ㆍIP: 211.xxx.96

늦은 가을날 풍경

늦은 가을날 풍경 / 虗天 주응규

하나. 가을날의 눈물

새초롬히 노닐던 해는

시름을 벗어 놓고

추억만을 챙겨서

산허리 구비 돌아 힘겨운 걸음 딛고

땅 그림자에 먹혀가는

저물녘 가을날은 숨을 고른 후

산등성에 걸린 달에 얹혀 떠날 즈음

가을밤을 갈라놓는

애끓는 풀벌레 울음소리

눈시울이 뜨겁도록

가슴을 마구 후벼 파며

바짓가랑이 잡고 매달린다.

둘. 시리도록 푸른 하늘

사색에 잠겨 한량없이 즐기던

한 조각의 그리움마저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외로움에 주린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디 맑아서

손닿으면 와자작 정적이 깨어져

얼룩진 눈물을 씻길 듯이

왈칵 흘러내릴 것만 같은

쪽빛을 띤 물결이 찰랑대누나

셋. 억새의 몸부림

살짝 스치는 바람결에도

바지런히 반응하는

억새의 몸부림은

누구를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는

하염없는 몸짓인가

갈 바람에 일렁이는 춤사위는

그립다고 외롭다고 보고 싶다고

자지러질듯한 억새의 울부짖음이런가

늦가을날을 은빛으로 흩어 뿌리며

뭇 님들의 가슴을 흔들며

갈색 추억에 젖게 하는구나!

넷. 들국화의 눈물

시름겨워 오시는 우리 님

고운 걸음걸음마다

그윽한 향기 피워 놓고

어서 님 오시라

공손히 마중하는 애절한 기다림을

질투라도 하듯

찬이슬과 매서운 서리가

애달픈 가슴에 침범하여

가녀린 몸을

조각조각 편편이 훑어 내리면

애처로운 모습으로

싸느랗게 식어가는 눈물

서러워서 어이하나

가여워서 어이하리.

다섯. 낙엽 밟는 소리

인제 그만 떠나야 한다며 매달리는

추풍(秋風)을 잡고

지난 시절을 되새김질하다

붙잡고 있던 시간을 놓아주면

계절의 어귀로 종종걸음 뗄 때

서걱서걱 낙엽 밟는 소리는

떠나가는 가을을 불러 세우는

구슬픈 목소리 같아

가던 길을 뒤돌아 보고

또 뒤돌아 보며

아쉬움에 애연히 눈물짓누나

여섯. 홀로 남겨진 외로운 날

모두가 떠나가고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운 날에

뒤늦게 찾아 나서는

때 늦은 걸음은

떠나간 발자취를 따라 잡을 길 없음에

목쉰, 메마른 울음으로

정처 없이 헛걸음치다

갈 곳을 잃어

우두커니 먼 산을 바라다볼 때

흐리시 산기슭 굽이진 길로

멀어져 가는 뒷모습이 애달파라.

주)

*새초롬하다: [형용사] 조금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가 있다.

*흐리시: [부사] [옛말] 흐릿하게.

배태성

2013-10-19 15:06

`주응규`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가을 날은 기다림 만큼이나,
외로움과 그리움 둘다를 많이도 남겨 두고 떠나 가는가 봅니다.
바람 잦아들면 행여 억새도 한번 뒤돌아 봄직도 한데,,,
덩그러니 혼자 앉아 우두커니 먼산을 바라보는 뒷 모습이 애달픕니다,

가을이 남기고 가는 낙엽도 그리움 한조각 처럼 흩날려 저 멀리 가겠죠,,,
감사 합니다,멋지고 애향 가득한 시향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감기 조심 하십시요~


주응규	배태성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과 건강이 늘 시인님과 함께하십시요^^	10/25 10:38

임세훈

2013-10-19 17:17

`주응규`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마지막 몸부림치는 가을을 소재로 고운 글을 펼치셨네요
글 속에 가을이 품고있는 그리움, 외로움 ,슬픔, 기다림들이 내포되어 있으니까요.
고운 시심에 한동안 편히 쉬다가 갑니다.
건필하십시요 시인님.


주응규	임세훈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요^^	10/25 10:38

김수잔

2013-10-19 20:43

`주응규`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가을의
모든것을 담은
깊은 글향에
가을 속을 함께 거닐어 보며
감사드립니다

이 가을 만끽하십시요 시인님


주응규	김수잔 시인님 서울에는 다녀 가셨는지요 소식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네요 아무쪼록 건강하십시요^^	10/25 10:39

송준혁

2013-10-19 22:09

여섯편에 글을 읽는 저의 마음
따스하고 넘쳐 흐릅니다.
한 번에 여섯편의 글을 배독하니
배가 부릅니다. 선배님^^
감사하게 고운 글 감상하고 갑니다.
주말 편안 하세요.


주응규	송준혁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과 건강이 늘 시인님과 함께하십시요^^	10/25 10:39

한송자

2013-10-19 22:32

늦 가을의
애처러운
풍경
가을 속에서
쉬 지나서
또 다른 기대와 풍요로움이 오길 기대합니다
심오한 가을의 시향에 머믑니다
감사합니다


주응규	한송자 시인님 감사합니다 기쁨 가득하시고 간강하십시요^^	10/25 10:39

공재룡

2013-10-19 22:41

주응규시인님! 안녕하세요?
늦은 가을의 풍경을 적나라 하게 파 내셨네요.

풀벌레에 애절한 울음에 가을의 눈물이였고
사색의 잠기는 파랗고 시린 가을하늘 이며
하얀 억색꽃에 몸부림으로 눈송이처럼 날리는 서러움과
들국화 향기도 사라지면서 흘리는 눈물도 옮기셨네요
조만간 떠나야 하는 가을을 낙엽 밟는 소리에 느낄수 있었습니다.

만남은 이별을 뜻하지요 언제 일지 모르나 . . .
이 가을에 떠나더라도 서러운 이별이 아니었으면 하고 생각 해봅니다.
늘 건강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감사 합니다.


주응규	공재룡 시인님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건안건필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십시요^^	10/25 10:40

김화영

2013-10-19 23:34

가을의 모든애상
그 속에 거닐며
저무는 가을 생각에 잠겨 봅니다.
행복한 밤 되소서!


주응규	김화영 시인님 잘 계시는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10/25 10:40

김이진

2013-10-20 07:55

눈이 부시도록 파아란 하늘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하늘
그 하늘 아래 살아 숨쉼에 고맙고 감사함입니다.
시인님 아름다운 날 되세요.


주응규	김이진 시인님 기온차가 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감사합니다	10/25 10:41

고현자

2013-10-20 09:38

가을 날의모든 풍경이 저의 일상인 듯 합니다
글 밭에 마음 쉬어 봅니다
고운 휴일 되세요.


주응규	고현자 시인님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10/25 10:41

안선희

2013-10-20 14:22

꼭 가을이 끝난 것처럼
연타로 날리신 시들을 읽으니
벌써 떠난 가을 뒤켠에 있는 듯합니다.
아직 계절이 더 남았으니,
멋진 가을 메들리 더 기대합니다^^


주응규	안선희 시인님 기온차가 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십시요	10/25 10:41

곽종철

2013-10-20 20:28

늦은 가을날의 풍경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모두가 떠나가고
홀로 남겨진 외로운 날이 싫어
누군가와 함께 멀리 떠나고 싶구려.
고은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세요.


주응규	곽종철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안건필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십시요^^	10/25 10:42

길상용

2013-10-20 22:35

가을이 주는 여러가지 상념과 풍경
그리고 그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속의 변화들이
그야말로 총 망라되어있는 듯 합니다.
가을의 종합세트 같이말입니다.
^^*


주응규	길상용 시인님 감사합니다 기온차가 심합니다 감기조삼하십시요	10/25 10:42

장용순

2013-10-21 01:09

여섯편의 연시를 읽으니
가을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멋진 가을에 멋진 시..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주응규	장용순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필하십시요	10/25 10:43

조위제

2013-10-21 18:49

가을풍경 여섯 마당을
거닐며 쉬어감을 감사드립니다.
가을 시향에 취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주응규	조위제 시인님감사합니다 건안건필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십시요^^	10/25 10:43

조한직

2013-10-21 22:30

가을이 서럽도록 깊어 가고 있네요.
산속 나무들은 꼬까 옷을 갈아입고
마지막 정열 불태우기 시작하지요.
들판에서는 추수가 한창이지만 머잖아 하얀 서리가 내리고
더욱 차가움이 감도는 쓸쓸함이 오겠지만 늘 힘찬 나날을 빕니다.


주응규	조한직 시인님 기온차가 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10/25 10:43

이명숙

2013-10-21 23:32

가을을 통째로 느껴봅니다.
오랫만에 받는 종합선물,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주응규	이명숙 시인님 감사합니다 기쁨 가득한 날들되십시요	10/25 10:44

염규식

2013-10-23 00:48

자주 찾지 못해 송구합니다-사업도 노후준비 공부도 바쁘다보니--ㅎㅎ
글을 쓰는 감각이 무디어져서--가을을 남자의 계절입니다 6편의 시를 보니 이곳부산은 아직인데
정말 가을인가 봅니다-늘 건필하시길 기원합닏


주응규	임규식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안건필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십시요^^	10/25 10:44

김지숙

2013-10-23 23:32

주응규시인님 가을의 총괄편이네예
가을의 모든 풍경들이 한 영화의
스토리처럼 펼쳐지네예
시인님 편안한 밤이 되십시요


주응규	김지숙 시인님 잘 계시는지요 바쁜 농번기는 지나셨는지요 건강하십시요	10/25 10:44

김정남

2013-10-24 00:36

이렇게 시린 가을날은 없었던듯 합니다
가을날의 초상화가 사람의 마음을 쓸어 내리니
이젠 저도 나이가 먹었나 봅니다
그래도 늘 풍성한 가을 되십시요


주응규	김정남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안건필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십시요^^	10/25 10:45

정태중

2013-10-24 08:49

한편의 가을 동화에 흠뻑 취해서 갑니다
늘 건안 건필 하세요.


주응규	감사합니다 정태중 시인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10/25 10:45

황은경

2013-10-24 09:57

가을날의 기쁨과 슬픔과 그리움과 외로움을
소나타로 연장 이어가시는글..
사람의 마음도 같을거란걸 부여해봅니다.
좋은글에 머물며,주응규 시인님,
늘 건필하십시요.


주응규	황은경 시인님 초면입니다 건필하시어 문운 창대하십시요^^	10/25 10:45

김미경

2013-10-25 01:30

시인님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가을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주응규	김미경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안건필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십시요^^	10/25 10:46

野生花(야생화)

가을 연가(戀歌)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397	플루트 연주	48	주응규	2013-11-19

396	번뇌(煩惱)	54	주응규	2013-11-13

395	순리(順理)	44	주응규	2013-11-07

394	성류굴(聖留窟)	31	주응규	2013-11-04

393	추억의 小夜曲	38	주응규	2013-10-29

392	野生花(야생화)	30	주응규	2013-10-25

391	늦은 가을날 풍경	44	주응규	2013-10-19

390	가을 연가(戀歌)	40	주응규	2013-10-16

389	참견(參見)	40	주응규	2013-10-12

388	메밀꽃	22	주응규	2013-10-09

387	늦가을의 정취	28	주응규	2013-10-07

386	그리움이 물드는 계절	36	주응규	2013-10-01

385	만추(晩秋)	32	주응규	2013-09-27

384	가을 앓이	32	주응규	2013-09-23

383	삶의 단면(斷面)	28	주응규	2013-09-21

382	가을 앞에서는	28	주응규	2013-09-17

381	쑥부쟁이	26	주응규	2013-09-14

380	구절초	28	주응규	2013-09-11

379	가을 편지	28	주응규	2013-09-09

378	독선(獨善)	38	주응규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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