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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안선희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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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안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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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15-02-28 0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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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가족 / 안선희
키가 다 컸는데도 얼굴이 동그란 딸들에게
초등학생이냐 중학생이냐 묻는 이들이 있다
착하고 어리숙해서 부모 다 떠나면
모진 세상 어찌 살까 근심이다
눈망울 맑아 까닭 모르게 애처롭다
새벽녘 잠이 안 와 컴퓨터를 켜고
청소년의 고민 글에 답글을 썼다
어미 새 떠나버린 싸늘한 둥지에서
날지 못하는 어린 새들이 슬피 울고 있었다
재혼한 엄마가 새 아빠 자녀들만 예뻐해서
외롭다는 넋두리에 댓글을 단다
옛날에 한 어머니가 젖먹이 딸을 데리고 재혼했대
새 아빠도 딸이 있어 의붓딸과 친딸을 같이 키웠지
어머니는 힘을 다해 의붓딸에게 잘해 주었지만
친딸만 살이 오르고 의붓딸은 말라갔어
밤에도 어머니는 친딸은 가장자리에 누이고
의붓딸을 품에 안고 잠을 잤대
그런데 모두가 잠들자
어머니 코에서 연기 같은 게 피어나더니
의붓딸을 넘어가 친딸의 몸을 포근히 감싸주더래
새벽인데도 소녀는 잠들지 않고 답글을 썼다
감사해요 어머니도 마음으로는 저를 사랑하시겠지요?
둥지의 새들이 스스로 날기까지
사랑의 온기로 품지 않는다면
어린 새들은 평생 사랑을 모르게 되리라
차가운 세상의 낯빛만 기억하며 찡그리고 살리라
생면부지 네티즌의 위로 한 마디에 잠을 청하는
어리고 여린 방랑자들에게 오늘은
댓글로 사랑의 불씨를 피워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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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2015-02-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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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선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가슴이 뭉클해서 무어라 써야 될지 모르겠네요 ,,
새 엄마 새 아빠 ,, 이 모도가 부질없는 일인데 말입니다,,,
어느 세월이 이렇게 만들었는지 ,, 참으로 안타가운 일입니다,,
가족이란 말이 더 새롭게 마음에 들어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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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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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박미향 시인님.
이렇게 긴 답글을 처음 봅니다.
시인님. 위로하는 언어로 시를 쓰고 싶어요. |
3/10 0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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