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연석
ㆍ작성일	2024-02-17 13:42

ㆍIP: 121.xxx.91

아름다운 광화문의 추억과 사랑

白松 / 정연석

1986년 6월 체신부 기획관리실 경영분석담당관실 발령을 받았으니 광화문과 인연을 맺은지 어느덧 38년이 된다. 사무관, 서기관으로 승진하면서 지방근무를 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20년을 광화문에서 공직생활을 하였다. 인생에서 광화문은 젊음을 보낸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광화문 근무시절 퇴근하면서 피맛골과 청진동에 있는 장원집, 경원집, 열차집, 참새집, 청진옥, 청일옥 등 선술집에서 막걸리, 소주를 마시며 업무이야기, 상사에 대한 이야기, 인생 이야기 등 시간 가는줄 모르고 어울리다가 12시를 넘어서 집에 들어가곤 했다. 물론 집에 가서 아내의 온갖 잔소리를 들어야했고 잔소리가 지나치면 잘못했으면서도 화를 내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적반하장(賊反荷杖)이였던 것 같다.

피맛골은 조선시대 서민들이 종로를 지나는 고관들의 말을 피해 다니던 길이라는 뜻의 피마(避馬)에서 유래하였다. 당시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종로를 지나다 말을 탄 고관들을 만나면, 행차가 끝날 때까지 엎드려 있어야 했다. 이 때문에 서민들은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큰길 양쪽에 있는 좁은 골목길로 다니는 관습이 생겼는데, 피맛골은 이때 붙여진 이름이다. 이러한 서민중심의 길에 조그마한 술집들이 생겨나 주막촌을 이루었던 것 같다.

세종로 사거리에서 동대문 방향 좌측 대로변 청진동에는 요즘 웅장한 규모의 높은 대형빌딩들이 세워졌다. 지난 2007년 20층 규모의 르메이에르 빌딩이 들어섰고 그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여 20층이 넘는 큰 규모의 대형빌딩이 줄지어 들어섰다. 이외에도 이 일대에는 대형오피스 빌딩들이 세워지고 있다.

GS건설이 시공한 그랑서울은 기존 '피맛골 맛집'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 문화를 탄생시켰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을 바탕으로 오픈한 식객촌은 만화 <식객>과 연관된 맛집을 옛 피맛골 거리 한 자락에 모아놓은 말 그대로 맛집 촌(村)이다.

어떻든 피맛골은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고 과거에 자주 다니던 서민적인 음식점을 수소문해서 찾아다니고 있다. 일부 없어진 음식점도 있지만 대부분 빌딩속으로 자리를 옮겨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과거의 한옥집의 정취와 좁은 공간에서 등이 닿을 정도의 비좁은 장소에서 마시던 술 맛과 정취는 느끼기 어려운 것 같다.

피맛골 옛정취를 살리기 위하여 새로 지은 빌딩 중간으로 통로를 내어 피맛골을 알리는 간판도 크게 붙여 놓았지만, 과거에 음식 냄새를 맡으며 지나가던 골목길과는 많은 차이를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 달라진 것이 음식값이 너무 비싸졌고 친절한 서비스 또한 느낄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과거에는 파전, 해물전, 감자전, 녹두전 등 여러 종류의 음식을 푸짐하게 주고 술이 좀 남고 안주가 떨어지면 서비스로 반 접시를 더 가져다주곤 했다.

광화문에는 세종문화회관 대각선 뒤편에 Live Cafe 몇 개 있는데 특히 봄, 여름, 가을, 겨울 상호의 간판을 붙인 술집이 있었다. 크게 이름이 알려진 가수는 아니지만 노래를 잘 부르는 라이브 가수들이 시간을 정해놓고 신청곡도 불러주고 인기가수의 노래를 선별해 불러준다. 보통 2~3차 자리를 옮긴 후여서 술은 많이 마시지않고 음악을 듣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

얼마전 광화문에서 모임을 하고 2차로 옛날 생각이 나서 Cafe를 찾아갔는데 봄, 가을, 겨울은 있는데 여름은 찾기가 어려웠다. 분명히 어덴가에 있을텐데 취중이여서 못찾았는지 여름 간판을 찾지 못하여 아쉬웠다. 가을 Cafe를 찾아갔는데 너무 손님이 많아서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전혀 기억에 없는 새로운 Cafe에서 한시간 정도 머물다가 해산하였다.

분위기는 비슷하고 오히려 자리도 여유가 있어서 조용하였고 신청곡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더 유익했던 것 같다.

광화문은 20년간 공직생활을 했던 정열을 불태운 추억의 장소였고, 소주 몇 잔 마시던 적은 주량이지만 퇴근 후 마시던 술자리 횟수가 늘면서 소주 한병을 마실 정도로 늘어난 곳도 광화문이다. 물론 소주의 알콜 함량이 25도에서 18도 수준으로 줄어든 것도 원인이지만 어떻든 주량이 늘은 것은 분명하다.

이처럼 추억이 어린 광화문은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에서 나오는 추억의 장소와는 내용면에서는 좀 차이가 있지만,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 느끼는 추억과 향수는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광화문연가 (노래 : 이문세)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덮힌 조그만 교회당

황영칠

2024-02-17 14:17

존경하는 정연석 작가님
젊은시절 서울 사대문 안에서도 중심가에서
청춘을 불태우신 추억이 무척 아름답군요
피맛골 이야기 당시 막걸리 소주 집에서
대포집 아줌마의 넉넉한 마음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광화문 투어도 해볼 만 하군요.
작가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강 하십시오.


정연석	존경하는 황영칠 작가님 어느새 서재를 다녀가셨군요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문득 광화문에서 근무할 때가 생각이 나서 써 본 글입니다 많이 변해버린 광화문을 가끔 들리지만 예전의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작가님 내일 대전서 뵈어요 새로운 분위기에서 몇달 열심히 공부해야할 것 같습니다	2/17 16:33

최미봉 2024-02-19 12:30	정연석 작가님 반갑고요 그 시절 가야 할 곳은 작은 카페고 선술집 들이라야 허술하지 않으셨나요? 늦게 왔다며 아내의 잔소리 관심이고 사랑이었는데 늦게서야 깨닫는 남편들의 작은 말 그래도 살아가는 과정들 재밌어요 이문세 씨 광화문 연가는 모르지만 인터넷으로 보았어요 고맙습니다 추억은 아름다워요 뒤돌아 볼 수 있는 거울이니까요 배람하고 갑니다

정연석 2024-02-19 22:21	존경하는 최미봉 시인님 안녕하세요 뉴질랜드는 기온이 따스하겠지요 한국도 봄기운이 스며들며 따스해지고 있습니다 시인님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 많으시길 기원합니다 서재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홍성기

2024-02-21 15:36

존경하는 정연석 작가님
정성스레 빚으신 수필
"아름다운 광화문의 추억과 사랑"
깊은 공감을 갖고 재미나게 잘
배독하였습니다.
저도 틈나면 찾아가는 곳이라
너무 실감나게 과거를 회상하며
잘 보았답니다
특히 '광화문연가' 가사를 자세히
음미해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날씨가 고르지 못한 요즘
감기조심하시고 문운 창대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정연석	존경하는 홍성기 시인 작가 님 우선 작가 등단 하심을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 받으시길 바랍니다 이제 작가 서재에서도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광화문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유독 광화문에서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하여서 애정이 있습니다 광화문 사랑은 끝이 없으며 시도 "광화문 연가'를 대표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이런저런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건강 챙기시고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2/22 10:24

배정숙

2024-02-21 22:46

존경하는 정연석 작가님!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광화문의 추억과 사랑을
정성으로 집필하셔서
깊은 공감으로 감사히 배독합니다

광화문이 제2의 고향 같으시겠습니다
작가님
언제나 행복한 삶
누리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연석	월문천 배정숙 시인 님 작가 서재를 찾아주시고 좋은 말씀 남겨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문예대학 총무도 하시고 1인 3역을 하시니 힘드시겠습니다 저도 힘 닿는 한 도와드리겠습니다 고송 시인 님 말씀대로 작가로 등단하셔서 좋은 글 많이 쓰시길 저도 부탁 드립니다 문예 대학 끝나는 대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말 여행은 눈도 내리고 운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환절기에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서재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22 10:31

장계숙

2024-03-01 16:16

광화문 연가~
좋아서 많이 듣던 노래입니다.
젊은 날의 추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파릇한 글입니다.
그 시절 음악 카페...참 정감이 갑니다.
메모지에 사연과 신청곡을 적어서 주면
순번에 따라 기다림 끝에 커피 마시며
즐겁게 감상하곤 했습니다.
젊은 날의 삶이 녹아든 그곳에서
언제나 청춘의 그때를 추억하며 즐기시길 바랍니다.
멋진 글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정연석	존경하는 장계숙 시인님 안녕하세요 3월 첫날 저의 서재에 오셔서 광화문 추억을 함께 나누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요즘도 가끔 가는 광화문 카페에서 맥주한잔 마시며 노래를 듣는 낭만 향수에 젖습니다 시인님께서도 광화문 추억이 많이 있으시군요 공감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시인님 추운 날씨에 건강 챙기시고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서재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3/1 23:43

후회없이 열심히 살아가련다

2023년 癸卯年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