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국현
ㆍ작성일	2022-10-0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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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주는 선물

"가을이 주는 선물"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사계절 모두가 각각의 모양과 특색의 아름다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요즘 같은 가을은 피부로 느끼고 마음으로 음미해보면 볼수록 참 좋은 계절이란 것을 실감하게 된다.
벼들이 누렇게 익은 황금 들판에는 추수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밭에는 한 해를 지나면서 주인의 보살핌으로 각종 농작물이 한 해 동안 주인의 사랑에서 벗어나 일생을 마감할 채비를 하고, 각종 과실나무마다 여름 동안 참고 견디며 지나온 날들을 추억이라 여기며 복스럽고 먹음직하게 영글어 가는 결실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요즘 농촌은 농부들의 가을겆이가 한창이다.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라 농촌의 가을 환경이 희미한추억으로 다가온다.
세벽이면 뒤뜰에 밤나무에는 고슴도치 같은 뚜껑을 열며 뛰어나오는 알밤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수닭의 긴 목이 터져라 소리치는 꼬꼬꼬~ 소리에 하루를 열며 아침을 풀어놓는다.
요즘 같은 가을은 풍요로움 그 자체다.
제일먼저 윤기 자르르 흐르는 햅쌀밥이다.
세월이 좋아 쌀이 과잉 생산되어 수요가 공급에 못미쳐 남아돌아가 처리할 길이 막막한농민들은 아우성치지만 60~70년대를 살아온 우리 세대는 쌀밥 먹기가 참으로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다 .
그러니 요즘 같은 가을일지라도 그렇게 넉넉하게 쌀밥을 먹을 여건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쌀을 수확하는 시기라
가을은 다른 계절에 비해 비교적 밥상이 풍요로웠다.
집 주위에 심어놓은 밤, 대추, 감나무들은 집집마다 몇 그루씩 있었던 것을 보면 제수용으로 쓰기 위한 어른들의 지혜가 아니었나 여겨진다.
내가 태어난 고향 집에도 감나무와 대추나무, 밤나무가 있었다.
조상님들에게 제사를 올릴 때
대추, 밤, 곶감은 제사상 차림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대추, 밤, 은 수확하여 잘 건조해 보관하였고 우리나라 재래식 감을 이곳에서는 참감이라고도 하는 땡감인 떫은 감을 장독에 묻어 홍시를 만들고 일부는 칼로깍아 대막대기에 엮어 말리면 훌륭한 제수용 곶감으로 완성해 보관하였다.
가을이면 찾아오는 초등학교 운동회날이다.
이 날 역시 집에서 나온 밤, 감,
찰밥을 해서 함께 먹으며 부모님들을 모시고 청, 백군으로 나누어 청군은 청색 머리띠 백군은 백색 머리띠를 하고 양 진영에서 천으로 된 청색, 백색 깃발로 리드가 깃발을 흔들면 따라서 응원가를 부르며 박수로,
때로는 노래로 학교가 떨어져 나갈듯한 응원하면서 달리기도 하지만 계주라 하여 "운동회의 꽃"으로 스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선생님의 화약총소리가 울려면 출발해서 바톤을 주고 받으면서 잘못 주고 받기라도 하면 바톤을 떨어뜨리기도, 행여 넘어지기라도 하면 순위가 한참 뒤로 처져버리는 위기가 오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나 뛰는 아이들도 순간순간이 살얼음을 걸어가는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줄다리기, 박 터트리기, 기마전, 등 그렇게 운동회가 끝나고 나면 온몸이 흙범벅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이날만은 먹을 것이 풍족해서 좋았고 온종일 뛰고 웃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가을소풍 가는 날이다
소풍 가는 날이 얼마나 좋았는지 설렘으로 밤 지새우며 손꼽아 기다렸다.
소풍 가는 날을 잡아 놓으면 왜 그렇게 비가 자주 와서 방해하는지 일자를 변경하기 일쑤였다.
소풍 가는 날은 그래도 좋은 복장을 하고 도시락 역시 평소와
차이 나는 특별한 메뉴의 반찬이었고 부모님들이 얼마간의 용돈도 주었기에 맛있는 사탕이나 비스킷도 먹을 수 있었다.
그러니 어린이로서는 최고의 날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천상병 시인님의 "귀천"에서 인생길을 표현하길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라고 노래하였다.
소풍이란 아름다움 그 자체라고 시인님은 말하고 있다.
학창 시절 가을이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면 수학여행을 들을 수가 있다.
공교롭게도 중,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설악산에 다녀왔다.
당시 설악산 가려면 울산역에서 저녁 완행열차를 타고 출발하면 자정경 영주에 도착해서
2시간 대기하다가 강원도 태백으로 해서 강릉에 하차하여 버스로 설악산 숙소에 도착하면
저녁 늦게야 도착한 것을 보면 약 24시간이 소요되었다.
강원도 기차여행을 하다 보면 철길 옆 산야에 펼쳐진 울긋불긋 단풍잎들이 너무 아름답게 펼쳐져 있어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설악산은 웅장하지만, 바위들이 조각품을 전시한 것처럼 조화를 이루며 산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물씬 풍긴다.
울산바위, 비선대, 흔들바위, 비룡폭포, 등 명소들이 많아
여행객들이 찾는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고 산행코스로도 유명하다
군 복무 시절 우리 사단 유격장이 내설악에 위치하고 있어 그곳을 지날 때는 유격훈련 받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 유격훈련을 하면 한해 농사는 끝이라고 할 정도로 유격훈련이 힘이 들었다.
아침에 원통 부대에서 도보로 출발하면 한계령을 거쳐 저녁 무렵에 설악산 유격장에 도착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른 힘든 훈련을 어떻게 받았는지 장하다는
생각하게 된다
군에서 그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었기에 사회생활의 작고, 큰 어려움에도 견딜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매스컴에서 설악산 단풍이 물들었다고 한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이곳 영남알프스인 신불산, 간월산, 가지산 나뭇잎에도 단풍이 새색시처럼 이쁘게 찾아와 인사를 할 것이다.
가을은 소풍 가는 것처럼 설렘으로 찾아와 나그네처럼 우리 곁에서 떠나가기에 단풍으로 곱게 물들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겨울맞이 준비를 할 것이다.
낙엽 지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잊으 버리는듯한 느낌이 우리에게 밀려오는 공허한 마음이 이별을 떠올리게 하는 아픔을 느낀다.
가을을 살아오면서 아름다운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시간이다.
다가오는 가을에 몸도 마음도 곱게 물들어 아름다운 추억 남기는 가을이 있어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정과 상식

가을행사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