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국현
ㆍ작성일	2022-12-14 18:37

ㆍIP: 118.xxx.134

농민들의 한숨

농민들의 한숨

쌀 소비량이 해마다 급급히 줄어 재고가 늘어나면서 쌀값 하락에 부채질하고 있어 농민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5일 근무제 확대와 수입 쌀 시간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시점이라 국내 쌀 소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2000년 93.6kg이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2001년 88.9kg으로 감소하는 등 해마다 뚝뚝 떨어져 2004년에는 82kg으로 줄어들었다
올해는 79kg 정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이제국민 1사람당 1년에 한 가마의 쌀도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수출해야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외국에서 쌀도 수입해야 우리나라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
쌀이 남아 걱정을 하고 있다고 하니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우리로서는 세상이 변해도 이렇게 변해갈 수가 있을까 하는
의아심을 가지게 된다.
예로부터 쌀은 우리에게 최고의 탄수화물 보충 양식으로 자리하고 있어 쌀밥 한번 원 없이 먹는 것이 소원인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 대가족이 함께 살았을 때 쌀과 보리쌀을 넣고 가마솥에 밥을 하면 제일 어른인 가장을 비롯한 남자들은 쌀밥을 먹고 그 외 식구들은 보리밥에 쌀이 보일 듯 말 듯 한 밥을 먹은 것이 일반화되어있을 정도로 쌀이 귀했다.
현직에 있을 때 일이다. 회사 동료 중 한 친구가 주말농장에서 고구마를 수확했다고 한 소쿠리 삶아와 나누어 먹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한 사우가 고구마를 먹지 않고 우두커니 앉아있어 이유를 물었더니 본인은 거제도태생이라 어린 시절 성장 과정에서 고구마를 너무 많이 먹어 고구마를 보는 것조차 싫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거제도에도 작은 섬에서 어업에 종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쌀농사를 경작할 땅이 별로 없었고 교통이 요즘같이 않아 교통수단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육지에도 쌀이 귀중한 터라 밭에 나는 농산물인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이 주식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이다.
그때 1960년대니까 전쟁이 끝난 직후 미국의 원조로 분유, 옥수숫가루, 밀가루를 가공한 음식을 어린 학생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알파벳이 적힌 종이로 된 드럼통에서 배급으로 나누어준 분유를 집에 가져오면 어머니가 도시락 뚜껑에 담아 밥솥에 넣어 나오는 증기로 쪄서 먹게 되면무었이던지 풍부하지 못한 시절에 맛있는 우유과자가 되어 당시 간식으로는 최고급이였다.
학교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어린이는 밀가루 식빵을 만들어 주었다.
식빵을 배급하는 기준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난 빵을 주지 않아 친구들에게 조금 얻어먹기라도 하면 단맛은 없고 소금으로 간간하게 만든 빵이라도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가끔 노란 옥수숫가루로 만든
강냉이죽을 배급할 때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사람만 주었는지 내 기억으로는 그렇게 많이 먹은 기억이 없다.
햇곡식은 아직 나지 않고 묵은 곡식은 다 떨어진 춘궁기가 있었다. 소히 음력 4월쯤인 보릿고개라고 했다
이때는 논밭전지가 턱없이 적은 가정들은 양식이 바닥이나 먹을 것이 없어 고통을 격는집들이 많았다
정말 먹을 것이 없어 생명 부지하기조차 어려운 가정에는 그중에도 살기 넉넉한 집에 양식을 차용해서 먹고 추수를 한 이후 차용한 곡식에서 이자를 붙여 갚는 방식으로 힘이던 시절을 살아가기도 했다
얼마 전 병원 입원실에서 보호자 한 분이 감자를 삶아와 같은 병실 환자들과 나누어 먹는데 환자 중 경남 통영 출신인 한 분이 감자는 먹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 역시 어린 시절 감자를 너무 많이 먹고 자라 싫다는 것이었다.
이분 역시 통영이 행정구역인 작은 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 섬 역시 쌀농사보다 밭농사가 주류를 이루었으니 명절이나 생일, 제삿날이 아니면 밥구경은 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 시절 쌀은 우리들의 생명처럼 귀한 것이었다.
농촌에서는 쌀이 바로 돈이었다.
시장에서 제사상을 보려고 해도 쌀을 팔아야 했고, 갈치나 고등어 몇 마리 살려고 할 때 제일 쉬운 것이 쌀을 팔아 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언양 장날 면사무소 인근에는 쌀을 사겠다고 덕석을 펴놓고 됫박과 말 통을 들고 있는 장사꾼들이 많이 있었다.
쌀을 저가로 구입하여 인구밀도가 비교적 높은 도시지역에 팔아 차액을 남기는것이 그분들의 장사법이었다
자녀들 등록금도, 명절이 되면
자녀들 명절 치레 옷가지 마련하는 것도, 고무신 한 켤레 사는 것마저도 쌀이 해결해 주었으니 농촌에서는 농사를 짓기는 하지만 쌀은 곧 돈으로 영농자금, 세금,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자금은 쌀을 매각하여 쓰였기 때문에 쌀밥을 먹기보다 돈 만들기에 급급했던것이다.
그래서 집에 제사를 지낸다거나 큰 행사가 있는 날이면 어른들은 무조건 밥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쌀밥 먹을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동내 수박이나 참외 장사들이 판매하기 위해 들리기라도 하면 현금이 없는 농촌에서는 쌀을 주고 싸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도 북한에서 그 어려웠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보내며 헐벗고 굶주리고 있다고 하니 같은 민족으로 아픔으로 다가오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정책 중 인민들에게 쌀밥과 고깃국 마음대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하니 쌀이 남아 처치 곤란을 겪는 남한으로서는 북한의 손도 한 번쯤 잡을 만도 한데 그놈의 이념이 무엇인지 북한 당국자들은 오르지, 핵 개발로 체제 유지에만 모든 것을 걸고 있으니 북한 백성들만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난 아직도 하루를 보내면서 삼시세끼는 밥과 국을 먹어야 끼니를 해결한 느낌이던다.
요즘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맞벌이 부부들이 대부분이라 힘든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가정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횟수가 적어질 수밖에 없어 외식하는 경우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변화되어 쌀 소비량이 작아질 수 밖에 없다.
현직에 있을 때 피자가 한국에 들어왔다. 오후 4시쯤 출출한 시간에 동료 사우들과 통닭 아니면 피자를 먹곤 했는데
통닭이야 늘 먹어온 간식이라지만 피자는 처음 먹으니까 느끼하면서도 인공조미료 맛이 입에 거슬려 거북하여 먹는 것이 달갑지 않았는데가끔 먹고 지내다 보니 요즘은 피자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한 번씩 구입해서 집사람과 끼니를 대신하기로 한다 .
그리고식품회사마다 쌀로 만든 제품보다 밀가루로 만든 과자, 빵, 인스턴트식품들이 대형 마트마다 즐비하게 만들어 소비자를 유혹하며 판매되고 있다.
난 술, 담배를 하지 않으니까 과자나 빵을 즐겨 먹는 편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쇼핑 겸 코스트코에 가끔 들려 물건을 구입한다.
거기에는 생필품을 비롯한 가정에 필요한 식료품, 가전제품 등 없는 것이 없다.
쇼핑하고 나올 때는 즉석에서 만든 피자, 핫도그, 속에는 고기로 외부에는 밀가루로 구워낸 빵도 판매하기에 나는 빵, 집사람은 핫도그를 하나씩 구입해 먹으면 한 끼 식사로는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어 들릴 때마다 이용하게 된다.
이런 큰 매장에도 쌀로 만든 식사류는 판매하고 있지 않으니 쌀 소비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요즘 젊은 고객을 노리고 대기업에서도, 햄버거, 피자, 등 식사 대용으로 판매하는 체인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모든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 여기며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옛 선조들이 지키고 정성으로 경작해 내려온 쌀농사를 없에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난 밭농사를 조금 경작해 보니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다.
농민들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벼농사 역시 경작해도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논 20마지기 보유하면 농촌에서 중간 정도의 농업인은 된다고 본다
그런데 벼농사 20마지기 짓는 것 보다 한 달에 100만 원 월급생활자가 더욱 알차다고 하니 농촌에는 나이 먹은 노인들만 동내를 지키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그런 악조건에도 어려움을 극복하며 견디고 있는 와중에 쌀값이 떨어진다고 하니 엎친 데 덮친 격이 돼버렸다.
농민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고 고기도 가끔 먹고 적당한 문화생활도 즐겨야 한다.
현재의 농업정책으로 농민들의 생활 수준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라 더 많은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웃음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올해에는

축구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