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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홍은자 문학서재

ㆍ작성자	홍은자
ㆍ작성일	2005-03-25 11:29

ㆍIP:

퇴목(退木) 가로등
퇴목(退木) 가로등
眞如/ 홍은자
다니던 차도 별반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산동네 들어와
시간되면 어김없이 환한 미소로 밝혔지요.
사람들은 얼마간 하늘처럼 우러러봐주었어요.
무수한 시간이 흘러 내 미소가 흐릿해지고
낮과 밤이 수 없이 바뀌면서 철철이 악천후
온 몸으로 받는데도 다들 무심해지더라고요.
한 여름 밤 광풍에 번개라도 맞고 나면
한참을 장님으로 꿍꿍 앓기도 했지만
발끝으로 어둠이 내리면 이 몸에 불 집혀
집 앞까지 소리 없는 그림자로 호위하곤 했었지요.
밤낮을 선채로 골목을 안내하고
다리에 쥐나도록 한눈 안 팔고 온 동네를 지켜도
누구하나 거들떠도 안 보았어요.
일 년 가도 몸 한번 안 씻는 노숙 누렁이
냄새나는 주둥이 디밀다 가랑이 들어 영역을 표시하면
전신(全身)타고 오른 지린 냄새 비웃 장을 건드려도
더께 쌓인 다리 핥아주는 내 유일한 친구랍니다.
겨울마다 동상 도져 부르트고
쓰레기서 태어난 구더기 야금야금 발등을 갈아먹어
퇴목(退木) 몸뚱이 성한 곳 하나 없어도
자욱이 안개 낀 날
내 아래 입 맞추는 젊은 사랑 바라보며
반은 감긴 눈빛으로 엷은 미소 지어주지요.
하염없이 몸으로 받은 세월
관절에 영양실조 비틀린 모양새에
윗동네 갑옷 무장 신출내기 등장으로
퇴색한 외모 눈 밖에 난 늙은 나는
어느 한날 한줌의 재로 날릴 날만 기다리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하고 있지만요,
가을비 끝에 한기로 몸살을 앓을 즘이면
볏짚 망태 둘러 가슴 덥혀주던 따뜻한 그리움 하나 있어
이밤도 토악질 취객에 기꺼이 다리 내어주고
내 몸에 기대 퍼진 잠 다 깰 때까지
이슬 젖는 나그네 그림자 온 몸으로 감싸 안고 서 있답니다.

PS: 60년대에 부산 대연동 둘째 오빠네 집 담옆의 나무 가로등 아래
잠자던 아저씨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 아저씨를 만화책방에서 보았기에...
그 때 그아저씨는 초딩의 저를 친딸처럼 대해 주었고 술이 다깬 다음날 아침
흔적없이 사라졌지만 창문열면 빤히 내려다 보이는 거기, 그자리를 떠 올려 보았습니다

김교신: 아!!!! 이제는 기억 저편에서 가맣게 잊혀져 있던 나무 전봇대...
참으로 반가운 마음부터 맨발로 달려 나옵니다.
썩지말라고 콜타르 검게 칠해놓은 그 전봇대위로
전기줄 두줄이 바람소리 내던 그 시절...
덕분에 고운 추억에 젖어 봅니다.
건필하옵소서 -[03/25-13:31]-

권병문: 시인님 안녕 하세요
오랫만에 찾아 오니
인사글 남기기도 바쁜 하루가 될것 같습니다
늘 고운 시심에 젖어 가는것을 아시겟죠....
고운 글앞에 머뭅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03/25-14:23]-

이유리: 정말 오랜만에 퇴목 가로등을 떠올려 봅니다
세월속에서 온갖 일을 다 감당하고 있었을 나무 전봇대,
추억속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잘계시지요?
햇살은 봄이라고 말하지만
바람만은 아직, 겨울임을 우기고 있는 날입니다
이제 곧 봄의 완연함을 느낄수 있겠지요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 되세요^^
-[03/25-15:25]-

윤병권: 홍은자 시인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고운시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봄이 부르는 소리에
마음을 놓고 다녀갑니다. 늘 건필하세요. 홍은자 시인님 ^^&&^^ -[03/25-20:45]-

홍명여: 호호호... 가로등은 알고 있다. 뭐 그런건가요^^
아무도 없다고 후다닥 해치우는 첫키스를
가로등은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가로등은 참 애환도 많아요.
은자 언니 오늘 무쟈게 춥죠^^ 건강 조심 요^^ -[03/25-21:58]-

김혜정: 가로등이 달님인가 봐요..
저 어릴적만 해도 전기가 참 늦게 들어왔어요...
전기 들어오기전엔 달빛을 등불 삼아
골목길을 다니곤 했는데...
먼 추억으로의 여행을 하고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03/25-23:59]-

홍은자: 김교신 시인님 방문해 주셔셔 감사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기억에조차 없을 퇴목 가로등
시인님의 공감은 갑자기 뚫린 고속도로 불빛처럼 환하게
비춰주시네요~ 미소 짓게 해주셨어요^^* 좋은 날 되세요

권병문 시인 바쁘신중에도 빠짐없이 챙겨주시니
황송할뿐입니다 자상한 매너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

이유리 시인님
잘 지내셨어요? 아직도 뇌리엔 상큼한 미소로 남아있는
미시 시인님 ~~ 성격이 더 좋아 단연 돋보이시죠~
방문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윤병권 시인님 발걸음 주셔셔 감사합니다
무지바쁘신 중에 남겨주신 격려글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

홍명여 시인님 안녕하세요?
가로등의 애환을 내 삶으로
내 늙음으로 구상해 보았지요 아마도 홍명여 시인님은
콜타르 칠한 가로등은 구경도 못하셨을걸요 ~ 60~75년대 이거든요
첫 키스에 그림처럼 서 있고 항상 추억의 그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안녕 *^^* -[03/26-00:00]-

홍은자: 김혜정 시인님 잘 지내셨지요?
이젠 조금은 편안한 기분으로 시인님들을 맞이 합니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요~^_^
한번 보고 두번 만나면 그만큼 더 가까워질테니까요
먼저 마음을 열어 놓으려 노력중입니다 ~
좋은 시간 보내세요~*^^* -[03/26-00:06]-

유현주: 흠..가로등 아래에서 시인님의 그러셨단 말씀이지요?
ㅋㅋㅋ, 전 말 못해요.
전 안 그랬어요. 절대루...
가로등 불빛 벗어난 곳에서..히궁...
시방 먼 소리??
쉿~ -[03/26-00:38]-

박일춘: 시인님 안녕 하세요? 봄과 더불어 기쁨 두배 웃음 두배 주신 시심에.
묻혀 보고 갑니다. 편안한 반공일 되소서!~~ -[03/26-09:11]-

홍은자: 유현주 시인님 잘 지내셨어요~
가끔 떠 올리는 추억속의 명? 장면인데
자세히 알려드릴 수가 없네요~
이담에 긴글 완성되면 그땐 다 보여 드릴께요~
좋은 하루 되시고 행복하세요*^^*

박일춘 시인님 방문 감사합니다
먼저 마음을 열어 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전 그 후에야 찾아가는 숫배기랍니다
곧 찾아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03/26-10:14]-

정병희: 가로등 불빛 아래 추억
그래도 한때는 기쁨이 넘쳐흐르던곳
좋은 날 되세요 -[03/26-10:57]-

홍은자: 정병희 시인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열리면 발걸음이 가볍겠지요
먼저 내밀어 주신 손 감사히 잡습니다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03/26-11:13]-

이영민: 안녕하세요...시인님..방가워요.^^*
주말 오전에 찾은 곳이 새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늘 사랑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03/26-11:26]-

홍은자: 이영민 시인님 감사합니다~
방문과 격려글 주말을 더욱 상큼하게 해 주셨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03/26-11:53]-

장강현: 시인님 안녕하세요.
제 서재에서 시인님이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이 새롭습니다.
어느 한날 한줌의 재로 타버리고 나면
그 나무 가로등은 굉장히 복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사물을 바라보시는 시인님의 눈이 매우 아름답군요.
즐거운 휴일 되세요. -[03/26-15:46]-

오세철: 요즘도 나무로 된 가로등이 있나요.
얼마전 침목을 구입하러 진천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퇴목을 보았습니다.
요즘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시인님 사시는 곳에는 아직 있나 싶습니다. -[03/26-15:56]-

주현중: 가로등에 대해 생각한 바 있는데...
시인님이 먼저 가로등의 모습을 그리셨습니다.
저는 또 다른 가로등을 그려보겠습니다.
깊이의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03/26-21:05]-

홍은자: 오세철 시인님은 젊으시면 기억에 없을 수도..
추억속의 가로등으로 제목을 했어야 옳았나요
좋은 시간 되십시요*^^*

주현중 시인님 안녕하세요~
저는 60~75년대의 산동네 골목에 서있던
콜타르 입혔던 가로등의 애환을 삶으로
재 조명 해보 았습니다 그 수명이 다 해
지금은 조상처럼 기억하는 사람들 속에만 있는 ...
좋은 하루 되세요~*^^* -[03/26-23:16]-

이영민: 안녕하세요 홍은자 시인님...
전 낭송작가 입니다.. 시인님의 글이 좋아 허락도 없이 제가 낭송을 하였습니다
비록 감기때문에 최적의 상태는 아니지만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목소리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03/28-02:04]-

홍은자: 이영민 시인님 감사합니다~*^^*
너무 궁굼해 단박에 달려가 보았지요
가슴이 훈훈히 열리고 머리안 뇌세포들이
아지랑이처럼 꼬물거리는것을 느꼈습니다
아~ 낭송 시가 이런 느낌으로 오는것이구나... 라고
차별화된 글로 다량 다산 후에 선별해서
낭송 CD를 제작해야 겠다는 1집..2집... 계속..의
잘 부탁 드립니다 좋은 알 되세요~*^^* -[03/28-10:26]-

이임영: 안녕하세요 홍진여화님?
사진으로 처음뵙네요^^
전에 꼬리말에서 그냥 펑퍼짐한 아줌맙니다 라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나는데 사진상으로는 30대 같으시네요..ㅎㅎ
사람이나 가로등이나 신세가 비슷한 점도 있는것 같네요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할 뿐 인정받지 못할 때가 많으니까요..
좋은시 많이 쓰시고 항상 행복한 날들 되세요^^
-[03/28-20:16]-

홍은자: 이임영 시인님 다녀 가셨네요~
언젠가는 뵙겠지만 저요 뚱뚱해요 키는 작고^_^
황혼방 카페 사진실에도 이사진 올렸어요
시상식장에서 찍은 기념으로.. 자주 찾아 뵐게요
좋은 하루 되세요~*^^* -[03/28-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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