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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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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김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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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칠 수필가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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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황영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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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23-12-30 0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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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아! 고맙고 아쉽다
高松/황영칠
동녘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며 깔아둔 레드카펫 위를 달려온 너, 나는 너를 기다렸고 너 또한 내 가슴을 향하여 달음질쳐온 그날 우리는 토끼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에 축복을 받으며 계묘년의 출발신호는 요란하고 찬란했었지.
나는 네가 깔아 놓은 열 두 폭 비단 위에서 새로운 꿈도 펼쳐 놓고 그 위에 행복한 웃음이 자지러지는 우리 가정과 가족의 꽃 미소와 행복도 그리고 내가 걸어갈 꿈길도 그려 놓고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행복을 찾고, 이웃에게 희망과 기쁨도 나누어 줄 뿐만 아니라 석양 언저리에서 저물어가는 황혼이 아니라 아침 햇살 먹고 꿈틀대며 새롭게 피어나는 새싹을 가슴에 피워 나가자고 마음먹었었지.
혹자는 언감생심에 나이는 칠십 대 중반에 걸쳐있고 얼굴에는 김정호 선생의 지형도처럼 골 깊은 주름에 평지를 찾을 수가 없는 처지에 그 무슨 가능성은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희망을 꿈꾸는 꼴이라고는 정말 꿈도 야무지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그만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 이었단다.
내 곁에는 계묘년 한 해를 살아가는데 용기를 주는 든든한 친구 ‘세월’ 바로 네가 있었고, 그리고 45년
간 항상 말없이 조용한 미소로 응원해 주는 아내의 따뜻한 마음이 있었고, 조건 없이 응원해 주는 자식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정을 나누고 응원해 주시는 우리 문우님들께서 힘을 주셨기에 나는 새해 화려한 꿈을 안고 한 해를 시작할 수가 있었단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새해 희망이 찬란했던 일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하므로 마음도 정갈하게 하고 새벽에 명상 하는 시간을 시작으로 아침 운동을 2시간 열심히 하고 “아내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 도 떡이 생긴다”는 말을 실천하면서 자식들에게는 무조건 지갑을 활짝 열 각오를 하면서 가슴에 움츠리고 있던 시어들에게 용기를 주어 푸른 하늘에 날려 보내기 시작하였단다.
그렇다고 가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비만 하고 있는 노인이 아니라 일자리를 열심히 찾아서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면서 적어도 내 용돈이라도 벌어오고
가끔 가족과 이웃에게 밥 한 끼 나누면서 소외되지 않는 노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에서 활기찬 삶을 시작 하였단다.
세월아! 너는 어이 하여 내가 살아온 지난 한 해 출발부터 어찌 그리 도 나를 잘 도와주었느냐?
일월 초순에는 일자리 본부에서 지난해 근무하던 직장 동료들의 따뜻한 마음과 미소가 있는 그곳으로 일자리 배정이 되었고 15여년 앓아오던 소화 불량 현상이 회복되어 얼굴에 하나 둘씩 주름이 사라져 가는 것도 세월아, 네가 나에게 베푼 사랑이었음을 나는 안다.
일자리도 해결되어서 희망과 꿈을 꾸며 기쁨을 안고 출근하면서 지나친 욕심인 줄 알지만 시인 등단 1년 만에 수필 등단을 하여 내가 살아온 한 많은 인생의 뒤안길 이야기를 세상에 풀어헤쳐 놓고 싶어서 수필 등단 도전에 욕심을 내었단다.
나에게는 지금도 젊은이들의 함성이 들려오는 “꿈은 이루어진다” 는 2002월드컵 함성이 용기를 주었단다. 그래서 2월이 되어 평소에 써 두었던 수필에 살을 붙이고 곱게 옷도 입히고 세수도 시켜서 수필 등단 문을 두드린 것이 바로 희소식이 돌아온 것이란다.
2년 차 시작한 나의 인생 3막 제3의 일자리에서 펼쳐진 노년의 꿈을 실천한 나날은 내 나이또래 친구들에 비하여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삶은 나름대로 짜임새 있고 보람을 느끼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자부심에 하루하루가 이어지는 생활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살아 왔단다. 우선 나 자신과의 약속에서 직장에서 젊은이 보다가 더 열심히 일하고 이웃에게 감사하며 문예 창작 활동에서 일주일에 두 편의 시를 문단에 올리고 한 달에 두 편의 수필을 등재하며 서재에서 이웃 문우님들과 함께 댓글로 소통하면서 살아온 한 해가 보람을 느껴온 소중한 재산이란다.
나의 생활 습관 가운데 우선 나 자신에게 칭찬할 만한 것은 남자가 나이 들어서 늦잠 자고 운동도 하지 않고 씻지도 않고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잠옷 차림으로 TV리모컨만 들고 거실에 진을 치고 있는 모습 만은 아내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실천한 것은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5월 달이 되면 방송 매체나 길거리에 내 걸린 현수막들은 가정의 달 이니 가족에게 잘하라는 말로 가장들의 마음을 압박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마침 내가 사는 송파구청에서 가정의 달에 ‘가족을 위해 하고 싶은 이벤트’ 원고를 모집하는 광고가 붙어서 투고한 결과 당선 되었었단다. 아내와 45주년 결혼기념일 날 서울 근교에 1박 여행을 가서 그 상금으로 아내에게 이동갈비 맛을 보여준 게 시를 쓰는 가장으로서 떳떳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글을 쓰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나의 두 어깨를 감싸 안으며 칭찬해 주었단다.
세월아! 지난 세월은 때로는 기쁨 보다가 아픔이 많았을 때는 흘러가는 너를 생각하면 원망스러워 너를 미워하기도 했단다. 하는 일마다 힘이 들고 뜻과 같지 않아서 세월이 원망스럽기도 했었지. 그러나 너를 원망하기 보다가 마음을 내려놓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너와 친하게 지내고 보니 오히려 삶에 의욕이 생기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하루하루가 이어지더구나.
지난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노인인력개발원’에서 일자리에 참여하는 분들을 상대로 일자리 수기 모집 공고가 떠서 참여한 결과 최종 장관 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것이 또 하나의 삶의 기쁨이 되었고 새로운 에너지의 근원이 되었단다.
그때마다 나와 동반하는 네가 나에게 용기와 힘을 주었던 것이 고맙더구나, 세월아.
어렸을 적 기억을 되살려 보면 70대 노인이라면 ‘나도 저렇게 나이가 많을 때까지 살아갈 수가 있을까?’ 저렇게 나이가 많은 노인은 기억력도 없고 판단력도 없으며 정신도 없는 노인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세월아, 네가 한번 말해봐라. 내가 지금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바보처럼 보이느냐?
이 세상에 한 생명체로 태어나서 스스로 허물어진 인생을 살지 않으려고 어지간히 나의 의지를 밧줄로 꽁꽁 묶어 놓고 이 정도 나이면 아차 잘못해서 허물어지기 시작하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노인네가 될까 심술궂은 세월 너에게 끌려만 다니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쓴 나를 너도 알고 있겠지?
지난 4월 달에 대한문인협회에서 석촌호수에 금년 첫 시화 전시회를 할 때 가까이 지냈던 대학원 수학 시절 룸메이트로 인연을 맺은 친한 선생님을 권유하여 시인으로 등단하시게 해서 평생을 문인의 길로 손잡고 인생 길을 함께할 수 있게 된 것도 나에게는 큰 기쁨이란다. 이를 계기로 가까이 알게 된 시인 세 분과 함께 문학 나눔 모임도 하게 된 행복을 잊을 수가 없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일이란다.
나름대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오히려 나를 괴롭히던 소화 불량 건강 문제도 호전이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가정이나 직장 그리고 지인들과 원활한 교류를 통하여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세월이 나에게 준 또 하나의 긍정적인 선물이었다고 할까?
지난 6월달 대한 문인협회 본부 행사에서 짧은 시 짓기와 9월 순 우리말 시 짓기 대회에 수상을 놓치지 않았고 서울지하철 詩 짓기 공모에서 당선된 기쁨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가끔은 내 이름을 적고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어떤 독자가 내 서재에 들어와서 몇 편의 시를 복사해 가서 ‘오늘의 좋은 시’라고 올려 둔 것을 보면 내 시가 독자들에게 좋은 시라고 인정받았다는 것이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단다.
시 짓기를 통하여 어느 정도 성과와 즐거움을 얻으면서 가정사에도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을 얼굴 표정과 말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아내의 표정까지 더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단다. 다녔던 직장은 금년 사업이 끝이 나고 12월부터 날씨가 추울 때 두 달을 안식월로 정하여 집에서 쉬게 되면서 내년에도 다시 적성에 맞는 일자리에 희망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제 내년이면 시인 경력 3년 차가 되니 명색이 시인이라면서 시집 한 권도 없다면 체면이 말이 안 될 것 같아서 좋은 시는 아니지만 그래도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시를 골라 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집 준비를 간간이 하고 있단다. .
세월아, 지난 1월 네가 나에게 준 열두 달의 세월을 나름대로 아끼면서 열심히 살아왔으니 너도 나를 질책하지는 않겠지? 어떤 지인들은 이제 집에서 쉬면서 여행이나 다니지 왜 그리 직장까지 다니면서 힘들게 사느냐고 하지만 나는 직장까지 다니는 삶이 오히려 기쁨이고 삶의 에너지가 된단다. 나의 이런 말에 혹자는 코웃음을 웃으며 핀잔까지 하던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지난주에는 어느 독자가 인터넷에 내 시가 지하철 안전문에 게시되었다고 좋은 시라고 사진까지 올렸더라. 서울시에서는 12월 28일에 게시 위치를 알려 준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기쁜 마음에 아내와 함께 나란히 마주 서서 인증 사진을 찍을 때, 아내 앞에 으쓱댄 나의 모습을 너는 상상해 볼 수 있겠니? 지하철 시의 공모가 사실은 전국적으로 시를 좋아하는 많은 시인들이 도전하여 치열한 경쟁이었다는 후문이 도는데, 내가 뽑혔다는 것이 우리 가족에게 시인의 면목을 웠다는 것에 큰 기쁨이다. 특히 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시인 할아버지로서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리고 시의 제목이 “부부 사랑 공식” 이어서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어서 좋단다. 이참에 아내와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으로 동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렸더니 조회수가 꽤 많이 나오더구나.
세월아! 너와 함께한 계묘년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이야기들을 두서 없이 중언부언 적어봤다 만 너는 내 편이니까 이해해 주리라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내가 가족과 이웃에게 부족했던 점 실수한 점도 많았겠지만 앞으로 는 더 신중히 반성하면서 내년을 살아갈 테니 나에게 부족했던 점을 자주 깨우치게 해 주면 고맙겠다. 세월아!
그런데 세월아!
사실은 너에게 섭섭한 점도 한 두 가지가 아니란다.
너는 왜 자꾸 내 얼굴에 주름살을 만들어 놓느냐? 내가 너에게 무슨 잘못한 일이나 섭섭하게 한 일이 있느냐? 우리 엄마가 배고프던 시절 거친 보리죽에다가 나물죽으로 연명하시면서 뱃속에서 예쁘게 만들어서 너의 감언이설에 속아서 너에게 맡겨 두었더니 서른 살 까지는 제법 잘 간수하여 예쁜 각시 도 얻게 해 주더니 서른 고개를 넘어서면서 내 얼굴에 이상한 세월의 손자국을 만들어 놓고, 날이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것은 너의 심술 때문이냐?
나에게만 그렇게 심술을 부리는 것은 그래도 용서하겠는데, 어찌하여 선녀같이 고왔던 내 아내까지 저 모양으로 할망구를 만들어 놓느냐 말이다. 이건 내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이참에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여 다시는 그런 행패를 부리지 못하도록 너의 버릇을 고쳐 놓을 테니 다시는 그런 심술을 부리지 말고 잘못한 점, 너의 무릎 꿇고 용서를 빌면 내가 큰 맘 먹고 용서할 테니 내년부터 우리 상부상조 하면서 서로 돕고 잘살아 보자.
이제 금년도 이틀이 남았구나! 이제 너의 공과 과를 마음속에 간직한 응어리도 다 털어놓았으니 너도 금년에 세상 사람들에게 저지른 심술 보 모두 사과 하고, 내년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 받는 갑진년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는 오늘부터 좀 바쁘단다. 요즈음 세상에는 딸이 효도 한단다. 나도 가까이 사는 딸이 내가 젊을 때부터 좋아하는 나훈아 공연 표를 끊어 주어서 오늘 밤에 아내와 손잡고 나훈아 공연 구경 가야 하고, 1월 1일에는 가까운 해외에 3박 4일 여행도 다녀와야 한단다.
자식들도 같이 가느냐고? 아니지 절대로 아니지. 아내와 단둘이 구혼 여행이라고 나 할까?
해외여행도 나의 첫 경험이란다. 아내와 단둘이 말이야---
세월아!
내 수다 고개 끄덕이며 들어줘서 고맙다.
내년에 반갑게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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