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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염경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염경희
ㆍ작성일 2022-04-29 16:59
ㆍIP: 121.xxx.72
세월이 흘렀어도 마음만은 소녀

                                                                                     
                                                                                   글/ 염경희

아카시아꽃이 피는 오월이 되면
세월이 흘러 하얀 서리가 내렸는데도 마음은 설렌다.
언제였던가? 어린 시절 소꿉친구들이 아주 그리운 날이다
아카시아꽃을 따서 머리에 꽂고 반지꽃 따서 꽃반지 만들어 끼고
네 잎 클로버 행운을 기다리던 그때가 영화 필름 돌아가듯 파노라마 되어
아득한 여행을 하게 한다.

새삼 인제 와서 돌이켜보니 참으로 즐거운 일들이 많았기에
그 시절이 아주 아주 그립다
하굣길에 따먹던 찔레꽃 줄기, 논두렁에서 따먹던 시큼한 싱아
입안에 침이 고이도록 시어 눈을 찡그리며 목에서 신물이 올라오도록 먹던 기억이 난다

부끄럼도 없이 또래 남자아이들과 웅덩이에서 목욕했고
겨울밤이면 너도, 나도 나와 훤한 달빛 아래 술래잡기할 때는 애써 쌓아놓은
짚가리 속에 숨었다가 넘어뜨려 다음 날이면 군일 거리 만들어 일냈다고
어른들에게 경도 많이 쳤다
재래식 화장실에 숨었다가 발을 헛디뎌 인분에 빠졌던 일도 있었고
여름밤이면 수박 서리, 참외 서리, 오이 서리를 하다가 주인아저씨한테
혼쭐도 나고~~ 지나와보니 참으로 그리운 날들이다

삶의 1막을 보내고 2막을 열었는데도 가슴이 뛰고 설레며 두근두근 되는 것이 아직도 마음만은
꽃봉오리 터지기 전 탱글탱글함이 가슴을 요동치고 있다는 증거 일 게다.
좋은 사람 앞에선 예뻐 보이고 싶고, 볼이 발그레 상기되니 “나도 여자였구나”란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일에만 묻혀 살았고 책임감에 잊고 있었던 나를 알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진실!
역시 나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었고, 보호받고 싶었고, 의지하며 살고 싶었다.

이제는 자신과 약속한다
지난날을 돌아보지 말고 내가 겪었던 모든 일들은 지금의 당당한 나를 만들어 낸 밑거름이라 여기고
상처 주는 일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이제 와 무슨 소용이겠나 싶지만
여자로 살지 못한 지난날이 몹시 아프다
많이 아팠다, 아주 많이 힘들었고.홍역을 앓고 나서야 자신을 찾았다
지금은 누구에게 상처받고 무시당하고 짓밟히는 일은 없다
아주 많이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으니 세월이 약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꽃을 보면 아름답게 보이고 살피게 된다
제2의 삶을 준비하면서 좌절도 하고 큰 홍역도 치렀지만 아팠던 만큼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이제는 아픔을 잊어가고 있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내겐 새로운 희망이 씨앗을 뿌려 줄 거라 믿고
꿋꿋하고 당당하게 내일을 맞을 것이다

이제는 여자로서 가슴도 설레고 콩닥 임도 느낀다
세월이 이만큼 흘렀어도 여자의 마음은 소녀적 감정이 살아있다는 걸 실감한다.
이름아이콘 박희홍
2022-04-30 04:21
회원사진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염경희 작가님

”세월이 흘렀어도 마음만은 소녀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기를, 어디서나 생각나는 사람
우연히 마주쳐도 화들짝 달려가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이런 아름다운 만남을 하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의미로 기억되는 것은
내가 알지 못하더라도 좋은 기운이 내게로 오겠지요.
작가님의 순수한 마음을 읽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
오월에는 4월보다 더 낫은
멋진 시간이길 바랍니다.
늘 힘이 되는 말씀 주심 고맙습니다.
염경희 안녕하세요~
어릴적 놀던 친구들도 보고싶고
변해 있을 고향집도 그립습니다
늘 생활에 쫓겨 살다보니
잃어버린 것이 참 많습니다
긍정적으로 힘을 주시는 시인님 감사합니다		 5/2 12:41
   
이름아이콘 염규식
2022-04-30 14:25
회원사진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작가님의 고운 심성이 묻어나는 귀한글 배독하고갑니다
참으로 열심히 살아운 세월 머지않아 보답받을 때가 있겠지요
좋은 만남 아름다움 만남을 기원하겠습니다
수고많았습니다 주말 잘 보내새구요 향필하십시요---*
염경희 감사합니다 작가님
오월에도 건행하시고
모든 일 순조롭게 이루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5/2 12:41
   
이름아이콘 민만규
2022-05-02 11:16
회원사진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어릴적 추억의 보따리를 푸셨군요
그래도
그때가 그리워지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사연이 얽힌
추억이라서 그렇겠지요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내겐 새로운 희망이
씨앗을 뿌려 줄거라 믿고
꿋꿋하고 당당하게 내일을 맞을 것이다"
멋집니다 큰박수로 응원합니다 👍

"이제 여자로서 가슴도 설레고 콩닥 임도 느낀다"
시인님 소녀 맞습니다
소녀이고 말고요
수줍은 마음까지 세월이 데려 간다면
너무 삭막하겠지요^^ 이 또한 아름다우십니다
콩닥이는 그 마음 영원하시길 응원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만남"으로
살맛나는 멋진 세상 되시길 큰박수로 응원합니다
아름다운 글향에 초대해주셔서 맘껏 취했습니다

이쯤 되면 오늘은
"이슬"씨랑 안 놀아도 견딜 것 같습니다요 ㅎㅎ
염경희 안녕하세요~~
이슬도 필요할때가 많지요
설렘이 있다는 건
아직 건강하다는 것이겠죠
많이 웃으면서 지내면
지난날은 묻어지게 마련
열심히 살면 됩니다
또 초대장 보내겠습니다		 5/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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