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염경희
ㆍ작성일	2022-06-08 15:41

ㆍIP: 121.xxx.72

추억은 멀어져 간다

글/ 염경희

쇠머리 산 산줄기를 따라 내려오면 산등선을 경계 삼아 작은말, 큰말, 새터 말, 세 마을이 합쳐진 방축골!
소머리 형상을 하고 있어 쇠머리 산, 마을 뒤를 거대하게 감싸 안아 아늑하고 포근하기만 한 곳이 내 고향이다.

마을을 들어서면 입구에 수백 년 자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그 아래 정자는 어르신들의 쉼터이자 놀이터였다. 농사일하고 나서 잠깐잠깐 허리를 펴고 피곤함을 달래는 곳이다.
한쪽에선 삼삼오오 둘러앉아 화투를 치고 구경꾼들은 훈수 두고, 또 한쪽에선 바람 소리 자장가 삼아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피곤함을 달랬다. 동네 아이들은 등굣길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그곳에 모여 줄을 서서 반장의 구령 소리에 맞추어 등교했던 만남의 장소였다.

마을 한가운데는 공동 우물과 빨래터가 있었는데 유일하게 아낙네들의 속을 풀어 놓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지. 얘기 보따리 풀어 놓다 보면 빨래 광주리에 한가득했던 빨래는 끝이 났다.

한여름 밤 어둠이 내려오면
마루 한구석에선 자그마한 등잔불이 꺼질 듯, 말 듯 간간이 스치는 바람을 이겨보려 안간힘을 쓰고 마루 밑에선 진회색 연기가 매콤한 냄새를 풍기며 온 집안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그 연기와 냄새는 저녁이면 찾아드는 모기를 퇴치하는 방법이었다.

지금은 에프킬라와 태우는 모기향에서 한층 고급화 된 전자 모기향이 있어 간편하게 살고 있으니 얼마나 혜택받은 삶인가?
밤이 깊어 갈수록 마루 한구석에 있던 등잔불에 기름이 다 닳아 없어져 불이 꺼지면 밤하늘 달 속에 토끼가 있다더니 정말 있나, 달을 좇아 가보기도 하고, 별을 헤아리며 별자리를 찾아보면서 과학자의 꿈을 꾸기도 했었다,

고향 집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전기 보급이 되어 등잔불과 촛불 밑에서 숙제하지 않아도 되었고 장님들의 불편함을 감히 모르지만, 아닌 말로 장님이 눈 뜬 것처럼 환했고 심 봉사 청이 목소리에 놀라 눈 뜬 기분을 상상하게 했다.

요즈음 몹시 어릴 적 고향 집이 그립다.
봄이면 동무들과 싱아 꺾어 먹으며 눈을 찡긋거렸고, 여름이면 과일 서리 해 먹다 들켜 다음 날 아침이면 과일밭 주인이 광에 가둔다고 얼음장도 놓았었다.

가을밤이면 술래잡기에 밤새우는 줄 몰랐던 그때가 참 그립다.
추운 동지섣달이면 오빠가 만들어 준 썰매를 타다가 얼음이 깨져 물에 빠졌을 때 놀란 가슴에 허둥지둥 달려온 오빠 손에 이끌려 나오긴 했지만 새파랗게 질린 내 모습에 부모님의 불화살은 오빠에게 튀었고, 그 후 썰매 타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이제 추억의 장소는 모두 사라졌다.
옛 고향의 풍경은 찾아볼 수가 없는 그런 마을로 변했다.
젊은 사람들은 도회지로 나가 농사일 할 사람도 없으니, 공장을 지어 임대료로 생활하고 선산들은 깎아 서로 나눠 먹기 위해서 골프장이 들어와 번득이는 승용차들의 행렬이 즐비할 뿐,
초등학교 등굣길이었던 신작로 주변은 식당이 생겨서 먹거리 골목으로 변했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탓일까, 아니면 책임을 다했다는 안도감이 생겨서일까?
다른 엄마들처럼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생활하지 않고 오롯이 내가 돈벌이해서 큰살림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온 세월에서 벗어난 해방감도 외로움을 달래주지는 못한다.

앞으로는 점점 그리움은 더 쌓여가고 외로움도 커질 텐데, 사랑하는 나의 자식들에게 작은 걱정거리라도 안 만들어 주려면 열심히 체력 관리도 하고 나름 취미 생활도 많이 만들어 건강하게 현재를 즐기는 멋쟁이로 살면 아마도 고향의 그리움은 줄어들겠지.

늦게 시작한 골프 즐기면서 살자
베드민턴을 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할 수가 없어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 뭘까 한 것이 골프를 시작했는데 자신이 운동을 좋아하는 줄 이제야 알았고, 체력도 남들보다 더 강한 것을 알았다. 남들보다 두 배는 더 뛰어야 운동한 것 같다고 하니까 지인들도 깜짝 놀라 칭찬한다.

좋아하는 운동, 시, 글짓기 허락하는 날까지 열심히 하고 노후의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정 부치면 고향 된다니까 앞으로의 삶은 이곳에서 추억을 쌓아보자.

민만규

2022-06-08 19:05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작가님
고향 방축골의 추억
잘 감상했습니다.
고향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좋아하는 운동, 시, 글짓기 허락하는 날까지
열심히 하면서 노후의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살아야겠다"
좋은 생각에 큰 박수로 응원합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시고
운동 열심히 하셔서
소기의 목적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염경희	안녕하세요 초대장 보시고 냉큼 오셨군요 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내일은 연가 내고 라운딩갑니다 소풍가는 아이처첨 설레네요 오늘도 남은 오후 행복하게 지내세요	6/9 12:53

정기현

2022-06-08 19:49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남기신 글을 따라 걷다보니
어릴적 그리운 시간을 만난것 같군요
과수밭 서리, 며감고 설매타는거, 여름밤
모깃불도 추억이 소환되는군요
이제는 새로이 시작한 운동으로 키운
힘으로 시도 수필도 열심히 창작하고
허락하는 날까지 행복을 만들어
갈것이고 이곳에서 추억을 쌓으리라는
소망이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염경희	존경하는 시인님! 아득한 옛날 이야기이지만 추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저는 아주 산골은 아니지만 시골 소녀로 살았습니다 참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지금은 사라져 간 고향입니다 다녀 가심 감사합니다	6/9 12:55

오지선

2022-06-08 23:40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겨운 고향 풍경을 그림처럼 그려 주시니
눈에 본 듯 선한 옛 고향의 고운 빛깔과 향취가 느껴집니다.
주어진 노후의 여유로움 만끽하시는 행복한 날 들 되십시요~^^


염경희	어서 오세요 오지선 작가님! 생할이 다르고 자란 환경이 달라도 추억은 서로에게 소중하답니다 늘 고운 글 재미있는 글로 초대 해주시면 한걸음에 달려 가겠습니다 반가운 작가님!즐거운 오후 되세요	6/9 12:57

박희홍

2022-06-09 04:07

존경하는 염경희 작가님

“좋아하는 운동, 시, 글짓기 허락하는 날까지
열심히 하면서 노후의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살아야겠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정 부치면 고향 된다니까
앞으로의 삶은 이곳에서 추억을 쌓아보자.”
옛 추억이 멀어져 간다는
“추억은 멀어져 간다” 즐감하고 갑니다.

작가님, 반기를 마감하는 유월
하시는 일위에 신의 가호가
충만하시어 술술 잘 이루어져
성취하시는 멋진 날들이길 바랍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에 강건하시고
행복하세요.


염경희	존경하는 박희홍 시인님1 이제 여기도 정이 들고 아는 분들도 많아요 친구도 새기고 운동 할 수 있는 동반자도 있어 2의 고향으로 정착하고 살겁니다 다녀가심 감사드려요 고맙습니다	6/9 12:59

대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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