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염경희
ㆍ작성일	2022-03-21 23:32

ㆍIP: 121.xxx.48

홀로서기

글/ 염 경희

살아가면서 채우는 것 보다 비워야 할게 더 많은 시기가 되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후회만 앞선 삶이 연속이었고 잘못됨을 알면서도
슬쩍 눈감아버린 일들이 부지기수 다반사로 흘려버리는 날들이었다.
집안이 조용하려면 여자들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어른들의 입담이 눈 뜬장님을 만들었고 들어도 못 들은 척 귀머거리가 되어
속을 숯검둥으로 만들며 살았다.

여자이기 전에 엄마니까 흐트러지지 않고 세월을 이기면 시간이 흘러
모든 게 해결되리라는 생각으로 일에만 몰두하여 살았다
지난 날 언젠가는 6개월이란 시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주중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엔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돈도 돈이었지만 머리가 복잡하고 집에 있으면 미칠 것 같아 차라리 일을 하면
그 시간엔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시간 보내는 데는 최고의 보약이었으니까
자존심 하나로 견뎌 온 나였기에 얼굴엔 핏기 하나 없고 몸은 대꼬챙이처럼 말랐어도
나를 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속을 모르는 사람들은 하기 좋은 말로<운전할 줄 알겠다, 직장 든든하겠다. 뭔 걱정이래!>
훌훌 여행 다니면서 좋은 음식 먹고 멋진 찻집에도 가고 즐기며 살지
왜 몸을 혹사시키냐고 했다.
그걸 할 줄 몰라서 못 했겠는가! 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도 샌다고 하는데
집에서 편치 않은 속이 나가서는 털어지겠는가?
나만의 방법으로 미쳐서 일을 하는 게 유일한 처세[處世]였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란 말이 있듯
두 딸들 보금자리 찾아 훨훨 날아가고 알뜰 살뜰 살아가는 모습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런 이쁜 모습 보기까지 숱한 일을 겪었지만, 돌아보니 스스로 어깨를 토닥이게 되었다.

참! 인생이란 게 묘한 수수께끼더라
인생은 살아갈수록 무리수라는걸 알게 되었을 땐 이미 몸도 마음도
병들고 지쳐버린 후였다. 속고 속이는 게 세상사가 아닌데 언제나 기대치에 벗어나는 걸
알면서도 흐르는 시간에 노예가 되었다
살면서 몸서리 치도록 지겨운 인연에 절레절레 머리를 젖고 원망하며
찢긴 상처 바라보며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용기를 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이렇게 허무하게 보낼 수가 없어서~
반복되는 갈등, 불신, 외로움에 더 이상 희생하며 살기엔 지난 청춘이 너무 아까웠고
모든 걸 떠나서 서로의 생각이 상대성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한쪽만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이미 깨진 쪽박 붙인다고 물이 안 샌다고 할 수 있겠는가?

제 2 의 삶을 선택한 지금 이 시간이 초고의 행복한 시간이고
나만을 위한 삶을 살면서 황혼길에 접어 들었다
옛날 같으면 혼자 살면 <성격이 이상하겠지, 뭔가 문제가 있겠지> 하며 쑥덕 되기도 했지만
지금 시대에는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다
그래서 젊은 층에도 노년층에도 일인 한세대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살아보니 참! 좋긴하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면서 근심걱정 거리 하나 없는 시간이 너무나 좋다.
떳떳한 직장 있고 건강에 문제 없어 일 하고, 체력이 따라주니 하고 싶은 운동 맘껏 하면서
자고 싶으면 자고 글 쓰고 싶을 때 글 쓸 수 있는 지금이 나에겐 생애 최고의 황금기다.

물론 다 좋을 수는 없지만, 오늘이 즐거우면 즐겁게 지내고
내일은 또 내일이 오면 열심히 살면서 목숨이 다 하는 날까지 웃으며 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라 생각한다.

민만규

2022-03-22 07:42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아름다운 시를 쏟아 내시는 작가님에게도 이런 굴곡진 삶이 있었군요
싱글로 산다는 게 불편한 점도 없지 않겠지만 좋은 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홀로서기" 응원의 박수보냅니다.
지나 간 거는 지나 간 거고 현재의 삶에 행복으로 충실하게 사는 게
값진 인생이겠지요^^
이제는 자식들 출가 다 시키셨고 하니
하루하루 후회 없는 멋진 인생 사시십시오^^
지금이 딱 적기입니다.
좋아 하는 취미 생활도 하시면서 주말 여행도 간간이 즐기십시오^^
나이 더 들면 가고 싶어도 못갑니다.
에너지 충전으로 <주말 여행>을 권해 드리고 싶네요^^
쉬는 날 좋은 친구든 가족이든 함께 또는 혼자든
산 좋고 물 좋은 곳 찾아 다니시면서 힐링하는 것이
삶의 에너지로 멋진 인생 될 것입니다.
수필이란 거 참 재미있네요^^
한 인생의 삶을 함께 공감하며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어서요^^
우리네 삶이란 거 다들 고만고만 합니다.
그것이 민초들의 삶이니까요^^
공감의 글 <홀로서기>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작가님^^


염경희	안녕하세요 시인님!! 인생사 다 그런거지요 겉은 화려해서 들여다보면 모를 그늘진 곳도 있고 누구나 한가지쯤 걱겅거리는 있다고 하지요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이 훗날에 양분이 되어 일어서게 하는 재산이라 생각합니다 예까지 동행길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3/24 10:46

박희홍

2022-03-22 20:14

`염경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염경희 작가님

‘홀로서기’ 다 좋을 수는 없지만,
오늘이 즐거우면 즐겁게 지내고
내일은 또 내일이 오면 열심히 살면서
목숨이 다 하는 날까지
웃으며 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라 생각한다.

삶의 치열한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시면 살아오신 작가님
사실은 어려운 하루하루가 지내놓고 보면
그때가 행복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하던군요.

기분 좋은 생각 속에
언제나 행복 충전하시고 멋지고
활기찬 나날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유쾌 상쾌 통쾌하세요.


염경희	감사합니다 시인님! 잘 새겨 듣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멋진 삶을 살겠습니다 현재가 곧 희망인걸요	3/24 10:47

긍정의 말 한마디

꿈은 이루어진다